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60sec | F/2.8 | 0.00 EV | 50.0mm | ISO-3200 | Off Compulsory | 2014:12:04 21:28:27

△ 2014년 12월 4일, 나뭇가지에 앉아있던 눈.


2008년, 촛불 정국이었다. slr클럽에는 '시민기자단' 갤러리가 생겼고, 카메라와 캠코더와 인터넷과 아프리카가 공권력에 대한 역판옵티콘 역할을 하던 시국이었다. 그 때 처음으로, '사진으로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산 지 반 년이 좀 넘은 똑딱이 카메라가 놀고 있었고, 나는 그걸 제대로 다룰 줄도 모르던 시절이었다.

과외비를 털어 똑딱이 카메라를 사서 처음 손에 쥐었을 때, 사실, 이것 만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어렴풋이 하긴 했었다. 돈만 충분했으면 입문부터 고성능 dslr로 했겠지. 그 때나 지금이나 어떤 재화를 구매할 때의 제1 판단기준은 가격이다. 자본주의 사회니까, 모든 선택에는 저마다의 기회비용이 있는 거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마카다미아가 봉지째 나왔냐 그릇에 담겨 나왔냐 가지고 시비를 털 정도는 돼야 별 걱정 없이 턱턱 지를 수 있을 것 아닌가.

건방지게도, '사진을 좀 찍는다'는 생각을 가졌다. 지금 생각해보면 자다가 이불 걷어찰 일이다. slr클럽 같은 곳을 즐겨찾기 찍어놓고 돌아다니며 카메라를 다루는 기술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며, 카메라와 사진의 기술적 영역에 대한 내용들을 읽으며, 아 이렇게 조작하면 사진을 이렇게 찍을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대단히 큰 오산에 빠졌다. 경기도 오산시청에서 항의전화 받을 일이다. 되도 않는 장비병에나 걸렸지만 물론 돈이 없었기 때문에 뭐 대단한 기변의 역사는 없었다. 미놀타 다이낙스5d가 사망함에 따라 같은 마운트를 쓰는, 별로 비싸지 않아 과외비로 살 수 있던 a700을 중고로 들인 정도 말고는.

그래도 조리개가 뭔지, 셔터속도가 뭔지, 감도가 뭔지, 크롭바디가 어떻고 풀프레임이 어떻고 렌즈의 스펙은 어떻게 보는 거고 하는 정도의 지식은 있으니 여기저기 카메라를 들고 기웃거리곤 했다. 기자도 사회부 아스팔트 출입이 제일 처음이듯이, 아무것도 모르던 아마추어, 초보 사진가는 야외에서 진행되는 공개적인 사건들을 위주로 컷수를 늘려갔다. 물론 야외에서 진행되는 일들의 특성상 물과 먼지를 견딜 필요가 있었다. 이를테면,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50sec | F/4.0 | 0.00 EV | 70.0mm | ISO-3200 | Off Compulsory | 2011:11:23 21:29:54

△ 2011년 11월 23일, 서울 국가인권위원회 앞. 한-미 FTA 비준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향해 경찰이 물대포를 쏘고 있다.(with 24-85)


이런 사진들을 찍으면서는 솔직히 좀 쫄았다. 바디는 방진방습이 허술하게나마 지원되는 것이었지만, 렌즈는 '허술하게나마'도 안 되는 구형 렌즈였으니까. 그래도 내가 뛰어다니며 그나마 보도사진 비슷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는 이런 상황들 정도밖에는 없었고, 그저 렌즈에 물 안 튀게 조심하는 수밖에 별 도리는 없었다. 당시엔 소니 알파마운트로 나오는 렌즈 중 방진방습이 지원되는 게 단 하나도 없었다. 물론 있었다고 해도 그걸 내 지갑 사정으로는 살 수는 없었을 것이다.

2011년에는 (나오라는 a700 후속 slr은 안 나오고) slt인 a77이 나왔고, a77와 한 쌍으로 16-50이 나왔다. 알파마운트 크롭 렌즈 중 최초의 f/2.8 고정 표준줌이었다. ssm도 달렸고, 크기나 무게도 적당한 것이 그냥 스펙만 봐도 짱짱맨이었다. 무엇보다도, 방진방습을 지원하는 렌즈였다.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40sec | F/4.0 | +0.70 EV | 40.0mm | ISO-800 | Off Compulsory | 2013:03:15 13:47:19

△ 이렇게 생겼다. 생긴 것 자체는 상당히 단순하다. 화려한 장식 같은 건 전혀 없다. 거리계창이나 양각으로 박힌 렌즈 이름 정도가 '나 고급이요' 하고 말하는 정도다. 꽃 모양 후드가 기본으로 지원되며, SSM 내장 렌즈이기에 af/mf 전환 스위치가 달려 있다. 또 mf로 모드를 변경하지 않아도 초점링을 돌려 초점을 미세하게 맞추는 것이 가능하다.


한참 뒤에 slr클럽에서 댓글 이벤트를 했고, 그냥 무심코 이 렌즈에 대한 이런 기대감들을 적었고, 대체 무슨 조화였는지 덜컥 당첨돼 버렸다. 이걸 받아들고는 그냥 신이 나서 아무거나 더 찍어댔던 것 같다. 사진기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했던 것 같다. 무슨 되도 않는 자신감으로 한 시사주간지 사진기자 원서를 냈다가 서류 광탈하고 실망하기도 했지만.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30sec | F/2.8 | 0.00 EV | 22.0mm | ISO-800 | Off Compulsory | 2013:03:29 14:54:49

△ 2013년 3월 29일, 한국외국어대학교 자유전공학부 폐지 반대 목소리.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80sec | F/2.8 | 0.00 EV | 16.0mm | ISO-1600 | Flash fired, compulsory flash mode | 2013:04:05 21:13:57

△ 2013년 4월 5일, 서울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농성장. 중구청이 농성장을 철거하고 화단을 조성하자 이에 반발하는 시위가 열렸다.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640sec | F/7.1 | +1.00 EV | 50.0mm | ISO-400 | Off Compulsory | 2013:04:09 17:39:15

△ 2013년 4월 9일, 서울 북아현동 뉴타운 개발 현장에서 인부가 펜스 작업을 하고 있다.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125sec | F/7.1 | +0.70 EV | 35.0mm | ISO-400 | Off Compulsory | 2013:04:09 18:01:32

△ 2013년 4월 9일, 서울 북아현동 뉴타운 개발 현장. 건물을 철거하던 중장비가 멈춰있다.


선물 받은 렌즈의 효과는 뛰어났다. '이 좋은 렌즈를 썩힐 수는 없다'는 어떤 의무감도 들었고, 어떤 자신감 같은 것도 생겼다. 이거라면 못 찍을 사진은 없어! 라는 식의. 아닌 게 아니라, '못 찍을 사진'이 매우 적어졌다. 일단 기존에 쓰던 24-85는, 화질적으로는 준수했지만, 상당히 허술한 만듦새(경통을 망원단으로 뽑아놓고 잡고 흔들면 흔들린다. 그것도 꽤 크게.)와 함께 af 문제가 좀 있었다. 특히 망원단에서 핀이 나가는 문제가 심각했는데, 한 번 센터에 가서 초점 교정을 받아봐야 하나 싶었지만 미놀타 렌즈를 소니 센터에서 봐줄 것 같지가 않아서 그냥 참고 썼다. a700에 자가 초점 교정 기능이 있었더라면 좀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아무래도 3.5-4.5의 가변조리개는 어떤 상황에서는 제약이 될 수밖에 없었다.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25sec | F/4.5 | 0.00 EV | 26.0mm | ISO-3200 | Off Compulsory | 2011:12:03 19:06:20

△ 2011년 12월 3일, 서울 대한문 앞 '뉴타운 간첩파티'.(with 24-85)


iso를 3200까지 올리고도 셔터속도를 더 뽑아낼 수 없는 어두운 상황. 사실 저날 공연을 촬영한 사진들도 있지만, 아예 내놓기가 힘들 정도다. 다행히도 16-50의 f/2.8 고정조리개로 이런 상황에서 한 스탑 정도는 여유를 얻을 수 있게 됐다.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8sec | F/2.8 | 0.00 EV | 16.0mm | ISO-6400 | Off Compulsory | 2013:06:28 00:36:25

△ 2013년 6월 28일, 경희대. 메타정보에도 나와있지만 정말 극한의 상황이었다. f/2.8 조리개와 손떨림보정으로 겨우 버틴 경우.


그리고 또 하나, 24-85는 아무래도 필름용 렌즈라서 광각단이 아쉬울 때가 많았지만, 16-50은 그 문제가 많이 해소됐다. 당장 기자회견 같은 경우, 넓지 않은 장소에서 많은 인원이 펼침막을 들고 가로로 서있는 경우가 많은데, 크롭바디에서 24mm면 환산 36mm에 해당하는 화각이니 좌우 사람이 잘리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16-50에서는 그런 경우가 많이 줄어들었다. 환산 24mm 상당 화각 정도면 대부분의 경우는 다 커버가 된다. 어설프게나마 넓은 느낌도 흉내내볼 수 있고. 그걸로 안 되는 경우는 얄짤 없이 초광각렌즈를 써야 하겠지만.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80sec | F/8.0 | +1.00 EV | 16.0mm | ISO-400 | Off Compulsory | 2013:04:20 17:16:31

△ 2013년 4월 20일, 서울 종로 인근에서 장애인차별철폐의 날 관련 행진이 진행되고 있다.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400sec | F/9.0 | +0.70 EV | 16.0mm | ISO-200 | Off Compulsory | 2013:08:06 16:02:42

△ 2013년 8월 6일, 푸른하늘공동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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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8월 3일, 영등포 타임스퀘어.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640sec | F/9.0 | 0.00 EV | 16.0mm | ISO-200 | Off Compulsory | 2014:03:22 14:03:43

△ 2014년 3월 22일, 부산타워.


그리고 f/2.8 조리개를 이용한 배경 정리도 가능했다.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80sec | F/2.8 | +0.30 EV | 50.0mm | ISO-1600 | Off Compulsory | 2013:08:03 19:38:42

△ 2013년 8월 3일, 청계천에서 이석채 당시 KT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사람.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5000sec | F/2.8 | 0.00 EV | 35.0mm | ISO-200 | Off Compulsory | 2014:03:22 11:53:10

△ 2014년 3월 22일, 부산 자갈치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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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5월 4일.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500sec | F/2.8 | +0.70 EV | 50.0mm | ISO-800 | Off Compulsory | 2014:07:03 13:56:46

△ 2014년 7월 3일.


신문사에 취직했다. 사진기자는 아니었다. 하지만 요즘의 트렌드는 '멀티형 기자'라나 뭐라나. 사진기자를 부를 수 없는 상황이거나 혹은 사진기자를 부를 만한 큰 건이 아닌 경우, '카메라를 다룰 줄 아는' 내가 커버하곤 했다. 전문 사진기자도 아닌데 이것저것 장비를 바리바리 챙길 수 없으니, 내가 갖고 있는 a700에 고성능 표준줌렌즈 하나, 그리고 플래시 정도 챙겨서 '음, 뭐 이 정도면 뭐라도 해볼 수 있겠군' 하고 돌아다니곤 했다. 사실 사진기자가 되고 싶었던 입장에서, 은근히 그런 상황을 즐긴 것도 있다. 그리고 기사를 내가 쓴다면, 그 기사와 가장 잘 어울리는 사진은 기사를 쓰는 내가 찍을 수밖에 없다, 뭐 이런 생각도 좀 있었고.

카메라 바디에는 성능적인 문제가 좀 있었다. 오래된 바디다보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일단 초당 5연사면 못 쓸 정도는 아닌데, 연사 버퍼가 너무 작아서 좀 찍다가 먹통되고, 다시 좀 찍다가 먹통되고, 하는 경우가 잦았다. 그래서 버퍼 용량만큼만 연사를 끊어 누르는 방법으로 어느 정도 합의(?)를 봤다. af는 중앙 1점은 매우 신속하고 정확했지만, 나머지 측거점은 그냥 있으나마나한 수준이라, 아예 중앙 1점 고정으로 썼다. 중앙 1점은 원래 듀얼크로스로 설계됐던 데다가, f/2.8 이상에서 활성화되는 라인센서가 하나 더 있어서 16-50과의 궁합이 좋은 편이었다. 또 허술하긴 해도 방진방습을 지원하기 때문에, 역시 방진방습을 지원하는 16-50과 함께라면 비가 좀 오는 날에도 개의치 않고 카메라를 꺼내들 수 있었다.

다만 플래시에 문제가 좀 있었는데, 플래시 자체보다는 핫슈 단자의 내구성이 문제였다. 이게 플라스틱으로 돼 있어서 잘못하면 깨지는데, 내 경우에도 한 번 깨먹어서 수리를 보내야만 했다.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2000sec | F/5.6 | +0.30 EV | 17.0mm | ISO-800 | Off Compulsory | 2013:11:06 10:54:49

△ 2013년 11월 6일, 완주군청 앞, 쌀 목표 가격 인상을 요구하는 야적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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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11월 12일, 전북경찰청 앞에서 통합진보당 해산에 반대하는 기자회견 및 삭발식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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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12월 9일, 수서발 KTX 분리 및 철도 민영화에 반대하는 총파업.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250sec | F/4.5 | +0.70 EV | 28.0mm | ISO-400 | Off Compulsory | 2013:12:16 11:53:14

△ 2013년 12월 16일, 안녕하십니까 대자보를 보고 있는 대학생들.


사진이 죄다 2013년에 찍은 것만 있지만 2014년에도 꾸준히 찍고 있다. 다만 일일이 다 늘어놓기가 귀찮을 뿐(...) 또 지면에 들어간 사진과 그렇지 않은 사진을 골라내는 것도 의외로 일이다. 지면에 들어간 건 저작권이 내게 없으니까, 개인적으로 올려놓을 수도 없으니.

아무튼, 이 같은 장점들이 있지만, 16-50에는 한 가지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16mm에서는 술통형 왜곡이 심각하게 드러난다는 것인데, a77 등 신형 바디에서는 이를 잡아주는 보정 기능이 있어 크게 문제가 안 될 수 있어도, 그런 기능이 없는 a700에서 쓰기엔 심히 곤란하다는 것. 그 왜곡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냐면,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200sec | F/10.0 | +0.70 EV | 16.0mm | ISO-200 | Off Compulsory | 2013:05:15 12:00:10

△ 2013년 5월 15일, 한국외국어대학교 축제 중.


분명 건물이고 바닥이고 다 직선인데, 가운데가 불룩하게 튀어나온 모양으로 찍혔다. 이게 또 불룩한 것이 균등하면 모르겠는데, 유독 가운데만 불룩하게 나오니 직접 보정하기도 좀 애매하고 그런 것이다. 지금은 별 생각 없이 쓰고 있지만, 당시에는 저것도 저것 나름대로 스트레스 요소였다. 그래서 한때는 16mm는 피해서 한 20mm쯤부터 쓰려고 노력해보기도 하고 그랬지만... 역시 사람은 적응의 생물인 모양이다.

한편 16-50에 고질적인 초점 문제가 있어서 한 번 교정을 필수적으로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들도 있다. 실제로 약간의 초점 스트레스를 느낀 적이 있었다. 필연적으로 심도가 얕아지는 망원단에서 잘 드러났는데, 초점이 약간 흐리멍덩하게 맞는 경향이 있었다. 핫슈를 한 번 부러뜨리고서 렌즈랑 한 세트로 수리를 보냈더니, 초점이 약간 앞에 맺히는 경향이 있다면서 교정이 필요하다는 연락이 왔다. 무료 as 기간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해달라고 했다. 돌아온 뒤에는 망원단에서도 이미지가 깔끔하게 잘 나온다. 내 경우에는 그냥 교정의 문제였던 것 같다.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4000sec | F/2.8 | +0.70 EV | 50.0mm | ISO-200 | Off Compulsory | 2014:03:20 13:24:16

△ 2014년 3월 20일, 부산.


2007년에 나와 2011년에 구입한 바디와 2011년에 나와 2013년에 선물받은 렌즈의 사용기를 2014년 말에 쓰고 있으니,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너무 늦었다. 사용기를 써야겠다고 생각하고는 하루이틀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다보니 벌써 이렇게 됐다.

여전히 사진을 찍고 있다. 타이레놀과 카페인 없이는 글을 못 쓸 정도로 일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만, 사진을 찍을 때, 파일을 컴퓨터로 옮겨와 보정할 때, '그래도 쓸만한 사진'을 몇 장 골라낼 때에는 즐겁다, 까지는 아니어도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물론 여전히 '사진을 찍는' 수준은 아니고, '카메라를 다루는' 정도에 불과하지만.

언제까지 이 카메라와 이 렌즈로 사진을 찍을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지금까지 잘 견뎌줘서, 그래도 남에게 보여줄 만한 사진 몇 장을 뽑아줘서 고맙다는 말 정도는 할 수 있겠지.


@milpis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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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현동은 서울의 대표적인 재개발 지역이다. 북아현동에서 곱창을 팔던 이선형-박선희씨 부부는 재개발 사업에 합의하지 않았지만, 2011년 11월 11일에 갑자기 들이닥친 철거반에 의해 건물에서 쫓겨났다. 그 후 건물 앞 인도에 천막을 치고, 500여일 동안 재개발 사업의 강행에 항의하며 농성을 해왔다. 그리고 2013년 4월 9일 오후 3시 40분경, 이선형씨가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천막 농성장을 비운 사이, 철거반이 포크레인을 앞세워 들이닥쳤다.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500sec | F/7.1 | +0.70 EV | 45.0mm | ISO-400 | Off Compulsory | 2013:04:09 17:06:34

▲ 이 사진을 찍고 있을 때, 용역 서너 명이 폭언을 하며 사진을 찍지 말라고 소리쳤다. 처참한 2층 모습이 보인다.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320sec | F/7.1 | +0.30 EV | 45.0mm | ISO-400 | Off Compulsory | 2013:04:09 17:07:08

▲ 건물 뒷면이 좀더 잘 보이는 사진. 벽체는 완전히 뜯어졌고, 이쪽의 멀쩡한 기둥은 한 개 뿐이다.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640sec | F/7.1 | +1.00 EV | 50.0mm | ISO-400 | Off Compulsory | 2013:04:09 17:39:15

▲ 도로변에 가림막을 설치하는 모습. 그러나 건물이 서있는 것 자체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가림막이 얼마나 안전을 보장해줄 수 있는지는 장담할 수 없다.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640sec | F/2.8 | 0.00 EV | 20.0mm | ISO-400 | Off Compulsory | 2013:04:09 17:41:18

▲ "예수, 철거민의 친구", "위험 안전제일"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125sec | F/7.1 | +0.70 EV | 35.0mm | ISO-400 | Off Compulsory | 2013:04:09 18:01:32

▲ 엿가락처럼 휘어진 철근과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콘크리트 덩어리, 텅 빈 2층, 포크레인.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640sec | F/2.8 | +1.00 EV | 50.0mm | ISO-400 | Off Compulsory | 2013:04:09 18:08:52

▲ 긴급히 농성장에 연대하기 위해 달려온 사람들이 철거대책위원회 피켓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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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사는" 우리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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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물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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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은 철거 강행 때에는 구경만 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는 연대하러 달려온 사람들에게는 위험하니 비키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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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물은 이미 뒤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160sec | F/8.0 | +1.00 EV | 26.0mm | ISO-400 | Off Compulsory | 2013:04:09 18:17:05

▲ 가려지지 않는 처참함.


(@milpislove, a700+sal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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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15sec | F/9.0 | +0.70 EV | 16.0mm | ISO-1600 | Off Compulsory | 2013:03:28 18:29:07

▲ 3월 29일 오후 6시, 법학관 B01호 강의실.


외대 서울배움터 제47대 총학생회장단 재선거 후보 공청회가 29일 저녁 6시에 법학관 B01 강의실에서 열렸다. 제47대 총학생회장단 재선거에는 "외대'scandle" 선본(조봉현/권소정)이 단독으로 입후보해, 지난 12월에 있었던 제47대 총학생회장단 선거와 마찬가지로 단선으로 치러지게 되었다. 당시 선거는 최종 투표율이 25.88%에 머물러, 단독 입후보시 선거가 성사되기 위해 필요한 투표율 30%를 채우지 못해 무산되었다. 외대'scandle 선본은 '투명한 학생회'(감사위원회 상설기구화, 감사범위 확장), '3대 직접 참여정책'(총투표, 정책제안제, 학우소환제), '도서관 운영 정상화'(도서관학생위원회 개편, 시설 보수, 제 2도서관 건립 문서화), '학사제도 요구 및 개선'(광역화 소위원회 학생 참여, 이중전공 정상화), '실생활 복지 공약'(흡연공간 설치, 지하캠퍼스 24시간 개방, 자경단 설립 및 순찰) 등 크게 다섯 가지의 공약을 핵심으로 내걸었다.


부후보인 권소정씨가 "큰걸 이뤄낸 학생회가 아니라 기본과 원칙을 수행한 학생회로 기억되길 바란다"라는 기조발언을 함으로써 시작된 공청되는, 교내 언론사(교지, 외대학보, FBS, The Argus)에서 준비한 질문을 먼저 받은 뒤에 서면 질의, 자유 질의를 받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가장 먼저 교지편집위원회에서 준비한, 지난 두 번의 겨울 선거가 모두 무산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정후보인 조봉현씨는, 2011년 선거 때에는 학우들이 정말로 원했던 것을 후보자들이 파악하지 못한 채 이념성을 내세웠기 때문이고, 2012년 선거 때에는 공청회 때에도 드러났듯 학생회에 대한 신뢰 자체가 떨어져있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념성보다는 학내 문제에 중점을 두겠다", "신뢰와 정당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겠다"라며, 앞선 두 선거의 후보들과는 다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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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후보자 조봉현씨가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학우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이냐는 The Argus의 질문에는, "소통이라는 키워드로 말씀드리겠다. 총투표를 강제력있게 실시해서 학우들의 의견을 받겠다."라며, 핵심공약 중 하나인 '총투표제'를 꺼내들었다. 다른 핵심공약 중 하나인 '오바마홀 무료 대관'과 관련해서는, "노천극장 철거와 관련해서 노천극장을 대신할 만한 공간에 대해 논의가 이루어졌고, 그러므로 오바마홀을 가능하면 무료로, 그것이 힘들면 각 단위 별로 횟수를 지정하는 식으로 대관하는 것을 요구하겠다."라고 밝혔다.


최근 서울캠퍼스에서 가장 크게 다루어지고 있는 이슈는 단연 자유전공학부 폐지 논란이다. 공청회에서도 역시 이와 관련한 질문들이 나왔는데, 조봉현 후보는 "당사자가 아닌 경우에는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공감하기가 쉽지 않은 면이 있기 때문에, 당사자가 먼저 의견을 모으고 총학생회가 TF팀 등을 꾸려서 지속적으로 대응해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지난해 12월에 있었던 외대학보 탄압 사태와 관련해 교내 언론사 지원 유지 방안을 묻는 외대학보 측 질문에, "현실적인 방안을 가지고 있는 것은 없으나, 기자님들이 먼저 나서서 가이드라인을 세워주시면 지원할 방법을 찾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뒤에,  "먼저 하면 따라가기만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가 나서면 좀더 정당성이 생긴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이중전공 문제와 관련해서는, "누구나 이중전공을 강제적으로 한다는 전제는 원하는 이중전공을 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야 한다는 거라고 보는데, 그게 갖춰져있지 않은 건 준비가 안 됐다는 뜻이다. 그 전까지는 선택제로 해야한다"라고 밝혔다. 현재 이중전공 제도는 모든 학생이 의무적으로 따르도록 되어 있는데, 이로 인해 수강신청 대란, 콩나물시루 강의실 등의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후 서면 및 자유질의 시간에는 후보자의 주요 공약 중 하나인 교내 흡연구역 설치, 학생회비 감사 등 재정 투명성 확보, 교내 자치단위들의 자치권 보장, 자치공간 24시간 개방, 그리고 핵심 키워드로 내걸었던 '소통'에 관한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조봉현 후보는 전대 총학생회(제46대 Hufs in you)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날선 질문에, "소통 완벽히 실패했다. 잘못 인정한다."라고 답했으나, Hufs in you 총학생회 당시 불거진 회계상 문제에 대해서는 "간이영수증으로 처리된 부분은 전자영수증으로 받아냈고, 회계사의 입회 하에 처리했고, 서명 다 받았다. 징계가 약했던 것은 감사위원회 세칙상 가장 강한 징계인 사과문 게재를 적용한 것"이라며, 상당히 강한 어조로 반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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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후보인 권소정씨가 질의에 답하고 있다.


외대'scandle 선본이 내세운, '교내 선교 제한'이라는 이색 공약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현실적으로 어떻게 막을 것인지, 종교 동아리의 활동은 동아리 활동으로 볼 것인지 선교 활동으로 볼 것인지, 만일 선교 활동으로 보고 제한한다면 타 동아리와의 형평성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묻는 질문에, 권소정 후보가 "일단 확인증 발급을 (방안으로) 생각하고 있다. '다시는 발을 못 붙이게 한다'는 식의 징계까지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라고 답했고, 이어 조봉현 후보가 "신뢰의 문제가 있다. 동아리의 경우라면 우리 학교 사람이고, 위협의 정도로 보면 외부인과는 같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단과대학의 신입생 광역모집화와 관련해 외대'scandle 선본은 '광역모집 단위 소위원회에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는 공약을 내세웠는데, 이에 대해서도 질문이 이어졌다. 동양어대 비상대책위원회에 참여했던 한 학우는 "학우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교수회의에서 나온 걸 통보하는 식이다. 총학생회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하고 물었고, 이에 대해 조봉현 후보가 "일단 비대위원들과 총학생회가 함께 요구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고, 또 하나는 그보다 더 윗선에 요구하는 방법이 있을텐데, 소위원회 학생 참여는 전체학생회일꾼수련회에서 박철 총장님께서 직접 약속하신 것이다."라고 답했다.


질의시간이 끝나고 이어진 정리발언에서, 부후보 권소정씨는 "오늘 나온 것들 충분히 토의하고 설명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인사했고, 정후보 조봉현씨는 다시 한 번 감사위원회 활동을 언급하며, "많은 피드백 받고 논의과정 거쳐서 재정적으로 투명할 수 있는 학생회 만들어나가도록 하겠다. 못다한 말이 있다면 자료집 뒷면 연락처로 편하게 해달라"고 정리했다. 총학생회장단 재선거는 4월 2일과 3일에 치러지며, 양일간 투표가 이루어진 후에도 투표율이 기준에 미달할 경우, 최대 2일까지 투표일이 연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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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대, 자유전공학부 일방적으로 폐지?와 관련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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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계단 앞에서 폐과 반대 서명을 받고 있는 자유전공학부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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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자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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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도서관에서 작성한 항의의 입간판.


(@milpislove, a700+sal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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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본관 앞에 설치된 현수막.


한국외대가 L&D(Language & Diplomacy)학과를 신설하고, 자유전공학부를 폐지하는 등의 학제개편안을 통과시켰다. 한국외대 측이 27일에 언론사들에 보낸 보도자료에 따르면, L&D학과는 고급 외교관을 양성하는 학부 과정이며, 2014학년도부터 신입생을 42명씩 모집한다고 한다. 또한 해당 학과로 입학하는 학생에게는 4년간 등록금 및 국제관계대학원, 통번역대학원 입학 시 석사과정 학비 면제, 외대 통번역대학원 입학 필기시험 면제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고 한다. 자유전공학부의 폐지는 L&D학과를 신설하면서 입학 정원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도자료에 따르면 유기환 입학처장은 "자유전공학부가 본 취지와 달리 인기학과에 학생이 몰려 개편 논의가 진행됐었다", "대학의 강점을 살리기 위해 언어와 외교 분야 학부를 신설해 전폭적인 지원을 할 것"(한국대학신문, "외대, 자유전공 폐지 · 외교관육성과정 신설")이라고 말했다 한다.

그러나 자유전공학부를 폐지하겠다는 결정을 함에 앞서 자유전공학부 학생들과는 전혀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심지어 통보조차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학생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은 27일 저녁에 비상 총회를 열고, 28일부터 본관 앞 나무계단에서 자유전공학부 폐지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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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계단에서 학과 폐지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고 있는 자유전공학부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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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체 점퍼, 속칭 '과잠'으로 불리는 옷을 입은채 피켓을 들고 서있는 자유전공학부 학생들. 소매에 13학번을 의미하는 '13'이라는 숫자가 선명하다.


한국외대 자유전공학부는 2005년에 처음 설립되었는데, 이 때에는 말 그대로 '자유전공', 즉 1학년 때에는 자유롭게 강의를 듣고 2학년이 될 때에 자신의 전공을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되어있는 단위였다. 이 때의 자유전공학부는 그러나 특정 학과 쏠림 현상, 그리고 전공을 선택해 나간 학생들이 해당 학과에서 겉돌게 된다는 사실 등이 큰 문제로 지적되었고, 결국 2009년에 법학과와 함께 폐지되었다. 지금 폐지 논란이 일고 있는 자유전공학부는 이 때의 자유전공학부와는 전혀 별개의 것으로, 사회과학대학 내에서 커뮤니케이션학, 정치학, 외교학, 행정학 등 다양한 사회과학 학문들을 공부하도록 구성된, 독창적인 커리큘럼을 채택하고 있다. 2009년 입학생부터는 다른 학과로 빠져나가는 것이 아니라 자유전공학부 자체의 커리큘럼에 따라 공부하게 되며, 졸업 시에는 '사회과학 학사' 학위를 받게 된다. 따라서 유기환 입학처장이 보도자료에 밝힌 '특정 학과 쏠림현상' 문제는, 실제로는 존재하지도 않는 문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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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전공학부의 한 새내기가 무릎을 꿇고 절규하고 있다. 입학한 지 한 달도 못 되어 소속 학과 폐지를, 심지어 통보받은 것도 아니고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서 알게 된 충격이 표정에 묻어난다.


학교의 입학처가 자 대학 소속 학부가 어떤 체제와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는지도 파악하지 못한 채로 일방적으로 폐지를 결정하는 것은 상식에 어긋난 행태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특히 L&D학과는 외대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정치외교학과, 국제학부, 국제통상학과와도 그 성격이 중복되고 성격이 모호한, 오로지 외교 아카데미(국립 외교원) 만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L&D학과의 입학정원을 확보하기 위해 자유전공학부를 볼모로 삼았다는 부분은 학생들 입장에서는 쉽게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러한 방식의 학과 폐지가 처음 있는 일도 아니며,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없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2012년에 이미 영어대학의 3개 전공이 모두 폐지되고 단일학부로 통합되었으며(또 '일방통행'... 한국외대 졸속 학사개편에 학생들 반발), 동양어대학과 서양어대학은 2014학년도 신입생부터는 전공 구분 없이 단일 학부로 모집하도록 변경되었다. 이러한 의사 결정 과정에서 재학생들은 철저히 배제되었다.

신지원 자유전공학부 학생회장은 "학생들이 흩어지는 것도 아니고 4년 동안 자유전공학부 만의 커리큘럼으로 운영되었다"고 말했고, 다른 자유전공학부 학생은 "똑같은 등록금을 내고 다니는 학교인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한 사람이라도 더 관심을 가져주기를 부탁드린다"며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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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대를 만나면 세계가 보인다"라는 슬로건이 보인다. 그러나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이 입학 시에 기대했던 '세계'는 오히려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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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지원 자유전공학부 학생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실 자유전공학부의 수난은 외대의 것 만인 것은 아니다. 연세대에서도 자유전공학부가 폐지되고 해당 정원을 2014학년도부터 글로벌 융합학부, 융합과학공학부로 일방적으로 전환될 위기에 처했고, 이 문제와 관련해 공청회를 열고 있으나, 학생들의 목소리는 사실상 봉쇄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대의 자유전공 과정은 학생 각자가 전공을 선택하는 형태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것은 '특정학과 쏠림 문제'이나, 이미 서울대에서는 '학생설계전공' 제도 등을 통해 해당 문제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고, 실제로 어느 정도 쏠림 현상이 완화되었다고 한다.(뉴스1, "연세대 자유전공 폐지…학교 탓? 학생 탓?")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는데도 학생들과의 협의로 해결 방법을 강구해보지 않고 일방적으로 폐지해버리는 것은, 학생들 입장에서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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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천극장 공사장 옆에 붙어있는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의 현수막.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은 28일부터 본관 앞 나무계단에서 학부 폐지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고 있으며, 이 집회는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학과를 지켜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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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일 새벽 5시 30분경, 대한문 앞에 차려져 있던,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분향소에 불이 나, 분향소 천막이 전부 타버렸다. 불이 날까봐 그 추운 날에도 난로 켜놓고 자는 일이 없고, 분향소의 촛불은 안전하게 커버를 씌워두는 등, 실화의 요소도 거의 없던 곳이었다. 경찰 측은 방화로 추정하고, 50대의 용의자를 검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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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함께 살고' 싶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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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나미를 닮은 서울시청 건물의 파도가 대한문을 덮칠 것 같은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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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유죄판결을 받고 법정구속되었다가 8일 만에 보석으로 풀려난 조현오 전 경찰청장은, 쌍용자동차 노동자 24명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다. 애초에 이 분향소 자체가 경찰 폭력을 고발하고 저항하는 의미에서 세워진 것인데, 불에 타버린 이곳을, 경찰이 수사한다. 폴리스 라인 쳐놓고. 뭔가 모양이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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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온, T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래퍼가 문화제에 참석했다. 그는 자신의 랩송 두 곡을 무반주로 불렀다. 이곳에 어제 왔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불에 타버린 모습을 보고 마음이 좋지 않았다, 노동자들과 함께 힘내서 투쟁했으면 한다, 하는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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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중인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우 지부장. 2012년에 쌍용자동차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41일을 단식한 끝에 병원에 실려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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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의 마음을 담아내는 흰 꽃 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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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향소 천막이 재건되고 있다.


천막 재건 중, 중구청에서 공무원들이 몰려왔다. 그들 중 한 명은, "천막이 거기에 있었으니까 불이 났지"라며, 화재의 책임이 노동자들에게 있다고 말했다. 이에 주위에 있던 몇 명이 격분해 설전을 주고받기도 했다. 그 논리라면, 2008년에 전소된 숭례문 역시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이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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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도 몰려왔다...... 한참 대치하다가, 중구청 직원들과 경찰들은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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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향소에 다시 향내가 퍼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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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분향소는, 다른 거창한 원하는 것 없이, 단지 '함께 살고 싶었던' 자들의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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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로 엠티를 다녀왔더니 서울은 설국이 되어 있었다. 전라도에서는 빗방울만 살짝 흩날렸는데, 이곳은 그냥 아예 눈에 파묻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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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대앞역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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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좀 답답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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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놈의 크레인이 안 보이는 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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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콜라보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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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공사가 진행 중인 사이버 외대, 그리고 새롭게 공사장이 된 노천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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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대를 만나면 공사장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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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흔ㅋ적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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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공사장, 낡은 것은 헐어버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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