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03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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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3일 배포된 외대학보 선거특별호외판. 표지 포함 8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외대학보가 박철 총장의 명령으로 발행을 중지당했다. 외대학보 강유나 편집장은 페이스북에 "안녕하세요? 외대학보 편집장 강유나입니다. 외대학보가 총장의 명령으로 발행을 정지당했습니다."로 시작하는 글을 올려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강유나 편집장에 따르면, 한국외대 박철 총장은 지난 9월 24일에 나온 학교 측의 '음주문화개선선언'에 대해 학생회가 반발하고 나선 것에 대해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었다고 한다. 때문에 총학생회 선거를 무산시킬 심산으로, 외대학보에 대해 학생회 선거 관련 기사를 단 한 줄도 싣지 못하고 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유나 편집장이 전하는 주간교수의 말에 따르면, 학교 측은 이러한 발행 중지 조치를 철회할 생각이 없으며, 일부 처장들은 "단선이라 후보가 하나밖에 없는 선거인데, 학보가 공약을 알려주는 것은 불법 선거 개입이다. 고발하고 징계를 줘야한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같은 사실은 건대신문 출신 기자 김정현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함으로써 알려졌으며, 전국의 대학 자치 언론, 학보 관련자들의 지지 연서명이 잇따르고 있다.


외대학보가 학교 측으로부터 탄압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외대학보 페이스북에 따르면, 기사의 배치에 관련된 사소한 문제에 대해서도 학교 측이 개입해왔다고 한다. 가장 가까운 예로 11월 하순에 발간된 955호의 '버자이너 모놀로그'에 대한 기사가 "어떻게 성적인 내용의 칼럼과 총장님 인터뷰를 나란히 넣을 수 있냐"라는 이유로 삭제된 채 나왔다. 2011년 말에는 아예 한 호(944호)가 전량회수됐다. 학교 측이 학보 944호에 게재된 특정 내용(서울배움터 하반기 비상총회 4대요구안 수용)을 문제삼아 학보가 제 때 나오지 못했고, 기자들은 시의성이 떨어지는 기사를 다른 기사로 교체했다. 하지만 발행된 신문에서는 학교 측이 기사를 무단으로 수정해, 결국 기자들은 발행된 학보를 스스로 전량 수거하고 사과의 대자보를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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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말에 붙은 외대학보의 사과문.


학교 측이 학생회 선거 관련 보도 자체를 막으며 학보의 발행을 막은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이와 같은 탄압이 가능한 것은, 외대학보가 완전히 독립된 자치언론이 아니라 부총장 산하 기구로서 학교의 지원을 받고 있는 구조 때문이다. 학교 측으로서는 마음에 들지 않는 내용이 있다면 발행비용을 끊어버리면 그만인 셈이다. 때문에 그간 학교 측으로부터 크고 작은 개입과 탄압이 있었고, 작년의 학보 전량회수 사태와 이번 발행중단 사태는 그렇게 쌓인 갈등이 폭발한 사례인 것이다. 외대학보 뿐 아니라 많은 학교의 대표 신문들이 이처럼 학교의 탄압을 피하기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으며, 때문에 학내의 주요 이슈가 제대로 학생사회에 전달되지 않아 담론 또한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2011년에는 외대학보 뿐 아니라 성대신문 역시 주간교수가 특정 기사를 문제삼아 '결호선언'을 함에 따라 발행되지 못하는 등의 탄압을 겪었고, 건대신문에서는 학교와의 갈등 속에 편집장이 해임되기도 했다.


현재 외대학보 기자들은 언론장학금을 포기하고 사비를 털어 A4용지에 신문을 인쇄해 배포하고 있으며, 배포처는 국제학사, 사회과학관, 인문과학관, 학생식당 등 학보 가판대가 있는 곳이다. 외대학보 측에서는 대량을 한꺼번에 비치하면 학교 측에서 회수할 것이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소량을 자주 비치해놓겠다 밝혔다. 영자신문사 Argus와 외대교육방송국 FBS, 교지편집위원회에서 종이를 모아줌으로써 연대했으며, 조만간에 학내 자치단위들의 연서명이 담긴 대자보가 붙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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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30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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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30일,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중앙도서관 앞. 학생회 대표자들이 단식농성 중이다.


학생들이 곡기를 끊었다. 한국외대 서울캠퍼스의 각 단위 학생회 대표자들은 10월 30일 오전부터 캠퍼스 중앙도서관 앞에 천막을 치고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실제 단식을 시작한 것은 하루 전인 10월 29일부터였으나, 천막이 준비되고 농성에 돌입한 것은 30일부터다. 이들은 학교 측의 계속된 자치권 탄압과 일방적인 학과 통폐합 추진(또 '일방통행'... 한국외대 졸속 학사개편에 학생들 반발 참조), 그리고 학교 측의 학자요구안 약속 불이행 등에 항의하며, 학교 측과 대등한 입장에서 논의할 수 있는 기구를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이슈화가 된 것은 주점 설치 금지문제(금지를 금지하라! '금주령' 항의 기자회견 참조)였으나, 사실 외대 학생회가 겪고 있던 자치권 탄압은 그 맥락이 꽤 오래된 것이었으며, 주점 문제는 그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학교가 학생 자치 활동을 탄압하는 데 가장 쉬운 방법은 역시 돈줄을 쥐는 것이다. 외대 총학생회는 지난 10월 4일 기자회견에서도 "9월 26일 정기 총회 교비가 아직도 들어오지 않고 있다", "2학기 축제 교비 또한 들어오지 않고 있다"라고 호소했다. 작년(2011년)에도 2학기 축제 교비가 지급되지 않아, 당시 '나비효과' 총학생회는 기아자동차와 같은 기업 후원을 얻어 간신히 축제를 치러낼 수 있었다. 학교 측은 "교비 규모는 이미 1학기 때 정해졌으며, 잔액이 없기 때문에 더 줄 수가 없다"라고 맞서고 있지만, 정상혁 총학생회장은 지난 10월 19일 공청회에서, "우리는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으며, 1학기 때 정해졌던 것이라면 이미 그 때부터 싸워왔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돈이 없다"고 버티던 한국외대가 동아일보사의 종편채널인 '채널A'에 1억원을 투자했음이 밝혀지면서 학생들의 반발이 더욱 커지고 있다.(13개 대학, 종편 129억 투자 참조)


학생회 대표자들은 11월 7일에 비상총회를 열고, 학교 측에 학생들의 목소리를 전달할 계획이다. 작년(2011년) 10월 26일에 열렸던 비상총회에는 1500여 명이 참석해 총회가 성사되었으며, 이들은 총회를 마치고 총장실을 점거했다. 당시 학교 측에 전달해 답을 얻었던 의제는 4가지로, 본분교 통폐합을 학생들과의 협의 속에 진행하며, 그 과정 속에서 학과 구조조정이 발생할 경우 학생들의 의견을 존중할 것, 총학생회 교비를 조속히 지급할 것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 의제들은 1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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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05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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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4일, 한국외대 본관 앞. 일본어대학 학생회 소속이라고 밝힌 학생이 발언하고 있다.


10월 4일 오전 10시에 한국외국어대 본관 앞에서, 주점 설치 금지를 골자로 하는 학교 측의 '교내 음주문화 개선 선언'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총학생회를 비롯해 각 단과대학, 학회 등 학교 내의 많은 단위에서 모인 30여 명의 학생들은 지난 9월 24일에 학교 측이 발표한 '교내 음주문화 개선 선언문'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자리에서는 특히 그 동안에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어왔던 본분교 통폐합, 이중전공 문제, 자곡동 학교 부지 처리 문제, 비전임교수 처우 문제 등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목소리들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상징하는 듯한, 다양한 언어로 된 손팻말들이 이채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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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4일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본관 앞.


9월 24일, 한국외대는 '교내 음주문화 개선 선언문'을 발표했다. 교무위원 및 학과장 일동의 명의로 된 이 선언문은, "주폭 및 무분별한 음주행위로 인한 사고"에 우려를 표하며 △캠퍼스 내 주점 설치 불허, △학교 구성원의 잘못된 음주관행을 시정하기 위해 노력할 것, △캠퍼스 내의 각종 행사 등으로 인한 소음을 사전에 막아 면학분위기를 조성할 것을 내세웠다. 이 선언문은 외대 학생들에게 이메일로 전달됐으며, 이틀 뒤에는 학교 이곳저곳에 대자보 형태로 게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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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외대 학생식당에 붙은 '음주문화 개선 선언문'.


그러나 이 선언이 단지 일방적인 '선언'일 뿐, 학생들과의 어떤 협의 절차를 거친 것이 아니었음이 드러났다. 기자회견에서 첫 번째로 마이크를 잡은 위정섭 서양어대 학생회장은, "우리는 술을 못 마신다는 것에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과 한 마디도 하지 않는 학교 측의 행태에 분노하는 것"이라고 말문을 열면서, 어떤 협의 노력도 없이 일방적으로 이런 선언이 나왔음을 강하게 질타했다. 특히 학교 측의 우려를 학생 사회에서도 인지하고 있었으며 자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고 밝히면서, 학교 측의 이번 조치가 부당함을 알렸다.


금지가 남발되고 있다. 지난 달, 보건복지부는 대학 캠퍼스 내에서 음주 및 주류 판매를 금지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 이전, 18대 국회 때에는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 고승덕 국회의원이 비슷한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만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심야 온라인 게임 이용을 원천 금지하는 '셧다운제'가 지난해부터 시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이 규제 대상을 모바일 기기, 태블릿PC용 게임에도 확대적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알려졌으며, 이 때문에 "'애니팡'을 규제하겠다는 것이냐?"라는 오해 섞인 반발이 거세게 일기도 했다. 성균관대에서는 학내의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학칙이 위력을 떨치고 있고, 성공회대에서는 이정구 신임 총장이 대자보판을 새로 설치해달라는 요구를 묵살해 학생들이 이에 반발해 대자보판 만들기 퍼포먼스를 벌였고,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는 학내 노동자에 연대하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지속적으로 철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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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19일 성공회대 새천년관 앞. 한 학생이 대자보판에 못을 박고 있다.


지난 9월 25일 저녁, 서울특별시 종로구 보건복지부 건물 앞에서는 보건복지부의 '금주령'에 반대하는 '음주 시위'가 있었다. '청년대선캠프'를 중심으로 청년들이 모여 항의 발언을 하며 고기를 굽고 술을 마시는 이색 시위였다. 박정훈씨는 "이렇게 금지만 하는 것은 학생들의 자치를 탄압하려는 것 아닙니까? 성균관대에서는 정치활동도 금지한다던데. 이게 국민건강증진법인데, 정 학생들의 건강이 걱정이 되면 무상의료를 하던가."라고 말해 참가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이 시위에 대해서 경찰과 경비 업체 측이 다소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시위는 여러 매체를 탔고, 주목을 받았고, 소위 말하는 '어그로'를 끌었다. 이를 다룬 기사에 달린 댓글은 대부분 "고작 술 마시게 해달라고 시위라니?" 정도였다. 그리고 절묘하게도, 비슷한 시기에 한국외대는 '면학 분위기 조성을 위해' 교내 주점설치를 불허하겠다는 선언문을 내놓으며, 언론을 통해, 주점을 설치한 단위에 대해 장학금 삭감 등의 징계를 내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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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25일 보건복지부 앞 음주시위 모습.


학생들이 말하고 싶은 것이 정말 "술 마시게 해주세요!"에서 끝나는 것이었을까? 엄밀히 따져 내려가보면, 술은 단지 하나의 소재일 뿐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8월 31일에 정부재정지원 제한 대학 목록을 발표했고, 이 명단 속의 학교들은 '부실대학'이라는 낙인을 받았다. 교과부의 부실대학 선정 기준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재학생 충원율과 취업률인데, 이 때문에 대학들이 취업에 불리한 학과들을 통폐합하거나 정원을 줄이는 등의 혹독한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했다. 동국대에서는 북한학과, 문예창작학과 등을 통폐합하는 등의 구조조정에 반발한 학생들이 총장실을 점거하고 본관 앞에서 텐트농성을 벌이기도 했고, 이 과정에서 몇몇 학생들이 징계를 받았다.("정도씨, 팔정도 앞에서 교육의 정도를 말하다" 참조)


대학의 사활이 취업률에 걸려있다보니, 학교들은 학문을 포기하고, 학생을 독려해 취업하게 만드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당장 성공회대에서는 이정구 총장이 새로 취임하자마자 동아리들을 통폐합하고 '취업에 도움 되는' 동아리들을 지원하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청년대선캠프 하윤정 대변인은 청년대선캠프 설립 총회에서 '대학내일'에 실린 "개나 소가 되는 데도 수천이 든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소개하며, "매일 아침 토익학원 다니고 있는데, 이렇게 사는 삶이 공장에서 찍혀 나오는 인형의 삶과 무엇이 다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취업에만 매몰되기 시작하면, '취업에 도움되지 않는' 것들은 전부 '불필요한' 것이 되고 만다. 지금의 '금지주의'가 우려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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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정섭 서양어대 학생회장. "우리는 술을 못 마신다는 것에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과 한 마디도 하지 않는 학교 측의 행태에 분노하는 것입니다."


위정섭 서양어대 학생회장의 발언이 끝나고, 양유진 중국어대 학생회장이 마이크를 넘겨받았다. 그는 "학교가 남발하는 비민주적 규제에 반대한다. 학생들의 자치활동은 학교가 간섭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주폭 문제, 면학 분위기 운운하지만, 학교에서 공부하기 힘든 이유는 무엇인가? 비싼 등록금, 낡은 도서관, 100명이 넘는 학생들이 한 강의실에서 강의를 들어야 하는 현실이다."라며 '면학 분위기'라는 단어가 기만적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일본어대 학생회에 소속된 김선이 학우는, 학교가 교과부의 대학 평가항목 중 전임교수 충원률을 맞추기 위해 비전임교수 수업을 줄이는 식으로 대응하면서 비전임교수의 생계는 물론 학생들의 수업권도 침해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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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유진 중국어대 학생회장. "학교는 면학 분위기 운운하지만 학교에서 공부하기 힘든 진짜 이유는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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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어대 김선이 학우. "비전임교수를 줄이는 조치가 있었는데, 이는 비전임교수의 생계와 학생 수업권을 침해하는 것입니다."


교과부의 대학 평가항목은 취업률, 재학생 충원율, 전임교원 확보율, 교육비환원율, 학사관리 및 교육과정 운영, 장학금 지급률, 상환율, 등록금 부담완화 등 모두 8개(한국대학신문, [시론]부실대학 선정 평가와 대학의 자율)였다. 한국외대는 재학생 충원율이나 취업률 등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전임교원 확보율, 그 중에서도 전임교원 수업비율에서 문제가 있었다. 전체 수업 중에서 전임교원이 진행해야 하는 수업의 비율을 기준에 맞춰야 했는데, 사실 전임교원을 확보하는 것이 단기간에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한국외대는 그 특성상 외국어나 지역학 관련 강의가 많은데, 소수어과의 경우에는 더욱 전임교원 확충이 쉽지 않다. 그러나 교과부의 기준은 천편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것이었고, 외대 측에서는 결국 '비율'만 맞출 요량으로, 비전임교원 수업을 줄였다. 그 결과는 '수강신청 대란'과 '콩나물 강의실'로 나타났다. 사실상 학생들의 학습권이 뒷전으로 밀려난 형국이었다.


조봉균 정치외교학과 학생회장이 마이크를 이어받았다. 그는 학교 측이 최근 플래카드, 대자보 등을 규제하고 게시판을 축소해온 것과 함께 주점을 금지한 것에 대해 '비민주적 조치'로 규정하고, "말이 면학 분위기지 학교 측이 면학 분위기 조성을 위해 무엇을 했습니까?"라며 이중전공 문제, 복수전공 문제를 들며 학교 측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취업률'로 모든 것이 평가되는 상황, 경제위기나 청년실업 문제들이 왜 학생들의 책임으로 전가되느냐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는 전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이지 주점 금지 같은 조치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이어 독재에 대한 저항과 외대의 '제2건학' 이야기를 언급하며, "이런 탄압은 우리에게도 책임이 있다. 함께 논의하고 토론해서 학생 자치를 살려야 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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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봉균 정치외교학과 학생회장.


이어 러시아어과 새내기 과대표가 마이크를 넘겨받아 선언문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면학 분위기 조성', '음주 관행'에 대한 학교 측의 입장에 조목조목 반박한 뒤, "무엇보다 심각한 건 학우들과 일절 상의가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한 것이다. 이는 학생자치권을 탄압하는 것으로, 총장 권력이 너무 남용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렇게 되면 학교가 학원이 아니고 무엇입니까?"라고 말해, 대학교의 본질을 따졌다. 학회 '비타악티바'의 김태호 회장은 "학교 측의 지독한 권위주의"라고 말하며 학교 측의 일방적인 조치를 강하게 비판하려 했으나, 긴장 때문인지 발언을 끝내지 못했다.(그는 후에, 원래는 학교 측의 소통 없는 일방적인 태도를 강하게 비판하며 "설령 진정 음주문화의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하였다면, 이런 식의 통보가 아닌 학교가 생각하는 문제점을 학생과 함께 공유할 논의의 장을 마련했어야 했습니다.", "이 학교의 일방적인 규제적, 규율적인 조치를 ‘대학생의 특권’을 막고 있다고 프레임을 잡아 보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것은 학교라는 한 사회, 공동체 내의 학생이라는 구성원이 온전히 주체로 자리 잡고 있는가, 그렇지 않은 가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가 지적하고 싶었던 것은 '대학생의 특권'에 대한 이야기로 흐르는 것을 경계하고, 학생이 학교 내에서 진정한 주체로 자리잡을 수 있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논의가 전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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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어과 새내기 대표.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학우들과 일절 상의가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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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호 '비타악티바' 학회장. "지독한 권위주의에 분노를 느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상혁 총학생회장이 마이크를 잡고, 학교 측이 자치활동을 지속적으로 탄압해왔다고 말했다. 지난 9월 26일에 있었던 학생 총회에 대한 교비 지원이 아직도 들어오지 않았으며, 당장 다음주에 치러내야 할 축제 교비 또한 들어오지 않고 있다고 언급한 뒤, 주점 금지 조치는 이러한 학생자치 탄압의 연장선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학생회 등 단위에서 주점 금지 조치를 '학생자치 탄압'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은, 바로 주점이 학생 단위 운영에 있어서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주점은 단위의 학우들을 한데 모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 중 하나고, 이를 통해서 학생회의 사업이나 학내외 여러 이슈들에 대한 홍보가 가능하다. 특히 주점을 통해서 얻어지는 수익은, 언제나 경제적으로 목말라 있는 학생 단위에게는 상당히 큰 도움이 된다. 학교 측이 학생 단위를 쥐고 흔들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하다. 교비 지원을 늦추는 식으로 '돈'을 막아버리는 것이다. 2011년 하반기 축제 역시 학교 측의 교비 지원이 늦어지면서 결국 기아자동차, 두타 등의 후원을 얻어 간신히 치러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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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혁 총학생회장. "학교 측의 징계 시도나 장학금 삭감 시도에 맞서 싸울 것입니다. 많은 관심과 격려, 참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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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어와 인도어로 된 손팻말.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주점 금지에 반대한다는 내용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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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대의 또다른 이슈 중에는 '자곡동 부지' 관련 문제도 있다. 학교 측은 과거에 등록금으로 구매한 자곡동 부지를 판매하면서 720억을 얻었으나, 이것을 학생들에게 재투자하지 않고 송도 캠퍼스를 짓는 데에 사용하겠다고 밝히면서 학생들과 마찰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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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나라 언어인지도 모르겠지만 왠지 라틴과 노르만의 향기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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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는 위정섭 서양어대 학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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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는 양수민 글로벌경영대학 학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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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을 마무리하고 박수!


참가자들은 이어 회견문을 낭독하고, 함께 구호를 외친 뒤 기자회견을 마쳤다. "학생 자치권 탄압하는 주점 금지 백지화하라", "학생들의 힘으로 민주 외대 지켜내자"라는 구호가,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10월의 아침 하늘에 울려퍼졌다. 이 목소리들이 교수들, 총장의 귀에는 들렸을까?

Posted by 세치 Trackback 0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