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사진을 찍는 것보다는 카메라라는 기계를 좋아하는 사람인지라, 새로운 기계를 쥐면 너무나 좋다. 아니 사실 사진도 찍긴 찍는다. 카메라 가지고 할 게 사진(또는 동영상) 찍는 것 말고 뭐가 있단 말인가......

올림푸스의 마이크로 포서드 플래그십 E-m1이 많이 싸졌길래, 중고로 한 대 들였다. 12-40 pro 렌즈와 한 세트로. 재작년에 a700의 대체자를 구할 적에도 후보군에 올렸었지만 전자식 뷰파인더에 대한 불안과 (그때까지만 해도)높은 가격 때문에 탈락시켰던 그 기종이다. 시간이 지나서 내 전자식 뷰파인더에 대한 태도도 '음... 한 번 써보긴 해볼까...?' 정도로 바뀌었고, 가격은 많이 낮아졌다. 장벽은 사라진 셈이다.

올림푸스 카메라는 이번이 두 번째다. 전에 E-pl3을 잠깐 썼었는데, 꽤 괜찮았다. 생긴 것도 그렇고, 성능도 엔트리급으로서는 충분히 쓸 만했고.


Apple | iPhone SE | Normal program | Spot | 1/15sec | F/2.2 | 0.00 EV | 4.2mm | ISO-400 | Off Compulsory | 2017:04:18 21:18:18

생긴 게 참 예쁘다. '본격 SLR'처럼 생겼는데, 미러리스는 미러리스다. 꽤 작다. 통짜 마그네슘 합금 재질이라 '크기에 비해 좀 묵직하지 않을까?' 했는데, SLR 쓰던 사람이 무슨 미러리스 바디 무게를 논하고 앉아 있어. 이건 '묵직하다' 할 정도도 안 되는 것 같다. 물론 이 무게에 익숙해지면 또 무겁다고 할 지도 모른다.


Apple | iPhone SE | Normal program | Pattern | 1/15sec | F/2.2 | 0.00 EV | 4.2mm | ISO-320 | Off Compulsory | 2017:04:18 22:01:36

펜탁스 K-5도 작기로는 어디 가서 안 빠지는데, 미러리스와의 대결은 너무 불공정했다.


Apple | iPhone SE | Normal program | Spot | 1/15sec | F/2.2 | 0.00 EV | 4.2mm | ISO-400 | Off Compulsory | 2017:04:18 22:01:49

특히 마음에 드는 게 뭐냐면 요 틸트 디스플레이다. 아래위로 꺾어 쓸 수 있는데, 액정 붙어있는 것들만 쓰다가 이걸 쓰니까 구도가 자유로워지는 게 너무 좋은 것이다. E-m1 mk.2의 스위블형 디스플레이보단 이게 더 좋은데, 왜냐하면 어차피 나는 대부분의 사진을 가로구도로 찍고, 그러면 가로사진에서 광축이 어긋나지 않는 게 좋기 때문이다. 뭐 이건 사람마다 다른 거니까.

조작계도 다루기 쉽고, 특히 버튼과 다이얼을 얼마든지 개인화해서 쓸 수 있다는 게 또 매력이다. 다만 2x2 조작계는 편리하긴 한데 이런 방식의 조작계를 처음 써보는 거라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그래서 fn2 버튼에 iso를 할당해놓고 K-5 쓰듯 쓰고 있다. 조이스틱이 없어서 측거점 고르기가 좀 귀찮은 점이랑 전원 레버를 왼손으로 조작해야 한다는 점이랑 메뉴 반응이 이제껏 써온 SLR들에 비해 약간 느린 듯한 부분만 빼면 다 좋다. 화면 터치 기능까지 지원해서 더욱 좋다. 걱정했던 전자식 뷰파인더는 OVF 시뮬레이션 기능을 켜놓으면 이질감이 많이 줄어들어 그런대로 쓸 만하다.

이 카메라의 가장 대박인 점은 바로 5축 손떨림 보정 기능인데,

OLYMPUS IMAGING CORP. | E-M1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15sec | F/2.8 | 0.00 EV | 38.0mm | ISO-1600 | Flash did not fire, auto mode | 2017:04:14 19:28:26

이런 사진이나


OLYMPUS IMAGING CORP. | E-M1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3sec | F/9.0 | 0.00 EV | 40.0mm | ISO-1600 | Flash did not fire, auto mode | 2017:04:17 19:32:08

OLYMPUS IMAGING CORP. | E-M1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3sec | F/7.1 | 0.00 EV | 12.0mm | ISO-1600 | Flash did not fire, auto mode | 2017:04:17 19:38:05

이런 사진들을 삼각대 없이 찍을 수 있다. 물론 전에 쓰던 카메라들도 다들 바디 내장 손떨림 보정 기능을 지원했었지만(미놀타 다이낙스 5D, 소니 a700, 펜탁스 K-5, 올림푸스 E-pl3...) E-m1의 이 기능이 좀 더 강하다. K-5와 비교해도 이쪽이 한 수 위인 것처럼 느껴진다. 좀 더 써봐야 가늠할 수 있겠지만.

그리고 방진방적 기능도 아주 좋다. 아직 본격적으로 폭우를 맞아보지는 못했지만(??) 비 내릴 때도 어깨에 메고 다닐 수 있다는 그 마음 편한 그런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천성이 게으른 사람이라 가방 안에 넣었다가 필요할 때 꺼내서 찍고 다시 넣어놓고 이렇게는 못한다.

아래는 며칠 동안 E-m1으로 찍어본 사진들. 렌즈는 12-40 pro.

OLYMPUS IMAGING CORP. | E-M1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1000sec | F/6.3 | 0.00 EV | 38.0mm | ISO-200 | Flash did not fire, auto mode | 2017:04:15 15:13:50

OLYMPUS IMAGING CORP. | E-M1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640sec | F/6.3 | 0.00 EV | 38.0mm | ISO-200 | Flash did not fire, auto mode | 2017:04:15 15:14:00

OLYMPUS IMAGING CORP. | E-M1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2500sec | F/4.0 | 0.00 EV | 17.0mm | ISO-200 | Flash did not fire, auto mode | 2017:04:15 16:55:40

OLYMPUS IMAGING CORP. | E-M1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125sec | F/6.3 | 0.00 EV | 19.0mm | ISO-200 | Flash did not fire, auto mode | 2017:04:15 18:49:46

OLYMPUS IMAGING CORP. | E-M1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20sec | F/2.8 | 0.00 EV | 40.0mm | ISO-1600 | Flash did not fire, auto mode | 2017:04:17 19:44:15

OLYMPUS IMAGING CORP. | E-M1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10sec | F/2.8 | 0.00 EV | 40.0mm | ISO-3200 | Flash did not fire, auto mode | 2017:04:18 19:54:06


음 뭐 아직도 살펴봐야 할 구석이 많다. 설정도 다 못 건드려봤다. 뭐 이렇게 설정하는 게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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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도 되고, 뭔가 싱숭생숭한 기분이었다. 그러다 며칠 전에 17-70으로는 화각이 약간 모자라 낭패를 봤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중고 물건을 파는 사이트에 올라와 있던 중고 15리밋을 질렀다. 어찌 보면 '충동구매'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미 펜탁스로 건너오면서부터 위시리스트에 올려놓고 틈 날 때마다 사용기 같은 것들을 찾아 읽던(...) 그런 렌즈인지라, 결정은 충동적이었으되 구매 자체가 충동적이진 않았다고 스스로를 변호해본다.


PENTAX | PENTAX K-5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80sec | F/4.0 | 0.00 EV | 39.0mm | ISO-1600 | Flash fired, compulsory flash mode | 2015:12:12 18:25:31

△ 처음 택배상자를 뜯어보고 놀란 것은, 크기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작아서였다. 15mm 광각 렌즈가, 비록 좀 개방조리개값이 떨어지긴 하지만, 주먹 하나 크기도 안 된다는 게 가당키나 한 건지.


PENTAX | PENTAX K-5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100sec | F/4.0 | 0.00 EV | 53.0mm | ISO-1600 | Flash fired, compulsory flash mode | 2015:12:12 18:26:53



PENTAX | PENTAX K-5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125sec | F/4.0 | 0.00 EV | 70.0mm | ISO-1600 | Flash fired, compulsory flash mode | 2015:12:12 18:27:16



Canon | Canon EOS 20D | Aperture priority | Average | 1/50sec | F/2.8 | 0.00 EV | 57.0mm | ISO-3200 | Off Compulsory | 2015:12:12 18:32:36

△ 바디에 물린 모습. k-5도 동급 바디 중에선 매우 작은 편인데, 그 k-5에 물려도 저런 비례다.


Canon | Canon EOS 20D | Aperture priority | Average | 1/125sec | F/2.8 | 0.00 EV | 57.0mm | ISO-3200 | Off Compulsory | 2015:12:12 18:33:07

다른 리밋 렌즈군이 다 그렇지만, 15리밋이야말로 펜탁스에만 있는, 펜탁스 경박단소 정신의 정수에 해당하는 렌즈라고 생각한다. 충격적일 정도로 작고, 가벼우며, 아무 데에나 들이댈 수 있을 정도로 최단촬영거리도 짧다.

음 15mm 광각 렌즈를 방 안에서 테스트해 보긴 좀 뭐해서, 아직 제대로 뭘 찍어보진 못했다. 소감은 나중에 이걸 충분히 써 본 다음에...... 아, 일단 당장 눈에 띄는 단점이 하나 있는데, 저 렌즈캡이 세상에 나사산 맞춰서 돌려 끼우는 스크류식이라, 카메라 들고 다니면서 열었다 닫았다 하기가 매우 난감하게 생겼다는 부분이다. 대체 설계를 왜 저렇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49mm짜리 렌즈캡을 하나 사야 할 것 같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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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 Canon EOS 20D | Aperture priority | Average | 1/20sec | F/2.8 | 0.00 EV | 28.0mm | ISO-1600 | Off Compulsory | 2015:05:12 21:29:07


저번에 개봉기를 올린 뒤로 꽤 시간이 지났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아직도 af360fgz ii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 물건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까닭도 있고, 이 물건의 성격이 내가 주로 쓰는 환경과 잘 어울리지 않기 때문인 것도 있다.

사실 뭐 딱히 사용기랄 것도 없다. 플래시를 활용하는 경우는 대부분 취재 현장에서 인물을 찍을 때인데, 그 때야 대부분 그냥 자동 기능에 의지해서 찍는 것이고, 세세하게 설정을 바꿔가면서 모델 촬영하듯이 할 수도 없는 것이기 때문에(=이 물건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에) 사용기에 첨부할 만한 사진은 못 된다고 생각한다.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일단 대충 자동으로 놓고 찍을 환경에서는 그냥 무난하게 딱 자동 플래시처럼 나온다.


PENTAX | PENTAX K-5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180sec | F/4.0 | 0.00 EV | 58.0mm | ISO-1600 | Flash fired, compulsory flash mode | 2015:04:30 10:15:24

△ 대충 이런 것인데, 천장 바운스로 때리는 것은 뭐 여타 플래시들과 다를 바는 없다.


PENTAX | PENTAX K-5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80sec | F/5.6 | 0.00 EV | 17.0mm | ISO-1600 | Flash fired, compulsory flash mode | 2015:04:30 10:20:56

△ (망한 사진이니까 지면에 안 쓰고 사용기에 쓰고 있는 것)


물론 이런 환경에서 쓰기 좋은 플래시는 아니다. 가장 결정적인 단점이 두 가지가 있는데

첫째, 연사가 안 된다. 연사라면 연사라고 할 수는 있겠지만 초당 약 3컷 이상의 속도로는 찍을 수 없다. 따라서 사람의 표정이나 동작이 시시각각 바뀌는 현장에서는 쓰기 굉장히 어렵다.

둘째, 고속동조 모드로 자동 전환이 안 된다.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하여간 그렇다. 이걸 모르고 전에 쓰던 소니 플래시처럼 자동으로 넘어갈 거라고 생각했던 나는 당황...... 단, 켜서 sync버튼 꾹꾹 눌러 한 번 설정해놓으면 그 다음부터는 자동으로 전환이 된다.

솔직히 광량(iso100/85mm기준 36) 그런 건 큰 단점은 아니었다. 천장이 높거나 공간이 아주 넓거나 그럴 환경에서 찍을 일이 별로 없어서...(그렇게 '잘 격식 차린' 장소에서 치러지는 행사라면 사진기자가 오겠지 뭐...)


Canon | Canon EOS 20D | Aperture priority | Average | 1/100sec | F/2.8 | 0.00 EV | 28.0mm | ISO-1600 | Off Compulsory | 2015:05:15 20:54:13


물론 당연히 장점도 있는데,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작고 가벼우며 방진방적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k-5에 표준줌 하나, 플래시 하나 물려놓고 그냥 아무데나 가지고 돌아다닐 수 있었다. 비가 오든 어떻든 그런 게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또 충전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에네루프 사용시 완방-완충 1.5초. 그럼에도 연사가 안 된다는 게 도저히 이해가 안 되지만...) 어느 상황에서건 그냥 전원 넣고 구도 잡으면 발광 준비가 끝나 있다. 옛날에 시그마 플래시 쓰던 시절, '삐이이이-' 하는 소리를 들으며 5초 동안 초조하게 기다리던 것 생각하면 이만 하면 감지덕지다.

그리고 내가 높이 사고 싶은 장점 중 하나는 바로 빛의 도달 범위를 lcd에 표시해준다는 것이다. 비록 직광에 한한 기능이기는 하나(당연한 말), 플래시 알못인 내게는 얼마나 유용한 기능인지. 대충 피사체까지의 거리를 계산해서 노출보정을 할까 말까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Canon | Canon EOS 20D | Aperture priority | Average | 1/100sec | F/2.8 | 0.00 EV | 55.0mm | ISO-1600 | Off Compulsory | 2015:05:15 20:54:25

△ 광량에 따라 거리정보가 바뀐다. iso 400일 때.


Canon | Canon EOS 20D | Aperture priority | Average | 1/100sec | F/2.8 | 0.00 EV | 55.0mm | ISO-1600 | Off Compulsory | 2015:05:15 20:54:40

△ iso 1600일 때.


Canon | Canon EOS 20D | Aperture priority | Average | 1/60sec | F/2.8 | 0.00 EV | 40.0mm | ISO-1600 | Off Compulsory | 2015:05:15 20:55:01

△ 바운스를 칠 때에는 표시되지 않는다. 사실 당연한 일.


대충 이쯤 하면 견적이 나온다. 그렇다. af360fgz ii는 철저하게 초보자/아마추어용 플래시다. '어디든 갖고 다닐 필요는 있지만 굳이 막 고성능일 필요는 없을' 사람들을 타겟으로 한 물건이다. 이왕 충전속도 빠르게 만들어놓은 김에 연사도 되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은 물론 있다. 뭐, 그런 것은 아마도 내가 내 촬영 환경에 안 어울리는 물건을 골랐기 때문, 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참, 내장 캐치라이트 패널이 없는데, fn버튼을 꾹 누르고 있으면 이것저것 설정을 만질 수 있는 메뉴가 나온다. 거기서 캐치라이트 기능을 활성화하면 앞에 달려 있는 led가 캐치라이트 역할을 한다.


Canon | Canon EOS 20D | Aperture priority | Average | 1/1600sec | F/2.8 | 0.00 EV | 35.0mm | ISO-1600 | Off Compulsory | 2015:05:15 20:57:23

△ 이런 식으로.


다음은 몇 장 안 되는 활용 예제. 앞으로 쓸 일이 더 생기겠지 뭐...

아니 사실 플래시 써서 찍은 사진은 많이 있는데 일 때문에 찍은 것들과 인물사진이 대부분이라서 올려놓기가 좀 그렇다. 그래서 찍은 것들 중 가장 의미 없는 사진들만 추려서 그 중에서도 그래도 덜 망한 것들을 찾아보려니 몇 장 없는 것... 인생이란...


PENTAX | PENTAX K-5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4000sec | F/4.0 | 0.00 EV | 39.0mm | ISO-200 | Flash fired, compulsory flash mode | 2015:05:05 13:38:04

△ 고속동조로 필 플래시 넣는 연습을 해봤다.


PENTAX | PENTAX K-5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3200sec | F/4.0 | 0.00 EV | 70.0mm | ISO-200 | Flash fired, compulsory flash mode | 2015:05:05 13:31:25

△ 고속동조로 필 플래시 넣는 연습을 해봤다.


PENTAX | PENTAX K-5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125sec | F/5.6 | +0.30 EV | 70.0mm | ISO-400 | Flash fired, compulsory flash mode | 2015:05:09 18:01:01

△ 왼쪽 뒤편에 세워놓고 광동조 기능을 사용해봤다.


PENTAX | PENTAX K-5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125sec | F/4.0 | +1.00 EV | 63.0mm | ISO-1600 | Flash fired, compulsory flash mode | 2015:05:09 18:02:54

△ 흔한 천장바운스인데 아무래도 음식 사진엔 천장바운스를 쓰지 말아야겠다. 질감이 죽었다. 하나 깨달음...


PENTAX | PENTAX K-5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80sec | F/5.6 | 0.00 EV | 70.0mm | ISO-1600 | Off Compulsory | 2015:05:09 18:07:29

△ 동조 기능 없이 왼쪽에 세워놓고 led만 켜놓고 찍은 것.


@milpis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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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시 없이도 대충 감도 올려서 찍으면 되겠지' 같은 생각을 했었다.

외장 플래시를 다루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고, 그 방법을 어디서 배운 적도 없었다. 당연히 플래시를 써봤자 안 쓰는 것만 못한 결과물을 얻을 때가 많았다. 그리고 사실 특별한 상황이 아니고서야 일상 스냅 사진을 찍을 때, 정면을 바라보는 기자회견 사진을 찍을 때, 야외 집회 사진을 찍을 때, 기타 등등, 의 상황에서는 그 생각이 어느정도 타당한 면이 있다.

문제는 역광에서 매우 극심한 노출차가 생길 때 이를 극복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다. 삼각대 세워놓고 HDR 합성이라도 하지 않는 이상, 아니면 엄청나게 큰 반사판을 깔아놓지 않는 이상 극복할 수 없는 상황들이 반드시 한 번쯤은 생기게 마련이었다. 누가 뭐래도 가장 쉬운 해결책은 플래시 뿐이었다.

그래서 샀다. 조건은 1)들고다니기 쉽게 되도록이면 작고 가벼울 것 2)충전속도가 빠를 것 3)방진방적이 될 것 4)고속동조가 될 것 등이었다. 펜탁스에서는 조건에 맞는 게 딱 두 개였다. 하나는 af360fgz ii, 또 하나는 af540fgz ii였다. 가격 때문에 고민을 매우매우 엄청 대단히 많이 했다. 그래도 어쩌겠나, 대안이 없는데. 결국 최종 낙찰을 본 건 af360fgz ii였다. 일단 540과 가격 차이가 꽤 났고, 내 주된 촬영환경을 생각했을 때 광량 한 스탑 정도는 감도로 어떻게든 비벼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조금 있었다.


PENTAX | PENTAX K-5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125sec | F/4.0 | 0.00 EV | 30.0mm | ISO-1600 | Off Compulsory | 2015:04:28 19:05:55

△ 택배 박스를 까보니 이런 것이 나왔다. 뭔가 잘못 온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PENTAX | PENTAX K-5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100sec | F/4.0 | 0.00 EV | 33.0mm | ISO-1600 | Off Compulsory | 2015:04:28 19:06:32

△ 막 풀어헤쳤다.


PENTAX | PENTAX K-5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200sec | F/4.0 | 0.00 EV | 30.0mm | ISO-1600 | Off Compulsory | 2015:04:28 19:07:49

△ 설명서나 정품보증서 같은 잡다한 것을 다 빼면 구성품은 대충 이 정도다. 본체, 받침대(보통은 '닭발'이라고 해서 정말 닭발 모양으로 된 그런 것이 오곤 하던데 펜탁스는 특이하게 렌즈캡 모양이라서 처음엔 당황했다), 파우치.


PENTAX | PENTAX K-5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50sec | F/4.0 | 0.00 EV | 58.0mm | ISO-3200 | Off Compulsory | 2015:04:28 19:09:20

△ AA 전지 4알이 들어간다. 전지 각각이 들어가는 자리가 동그랗게 처리돼 있어서 넣기가 아주 편하다.


PENTAX | PENTAX K-5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50sec | F/4.0 | 0.00 EV | 53.0mm | ISO-3200 | Off Compulsory | 2015:04:28 19:09:58

△ 금속으로 된 다리. 튼튼해보인다. 전작인 af360fgz는 플라스틱으로 돼 있어서 잘 부러지곤 했다던데 이건 그럴 일은 없게 생겼다.


PENTAX | PENTAX K-5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200sec | F/4.0 | 0.00 EV | 70.0mm | ISO-3200 | Off Compulsory | 2015:04:28 19:10:32

△ 광각 확산판은 있는데 캐치아이 용 반사 카드가 없다. 좀 섭섭하다. 비슷한 급인 소니 43am은 둘 다 있었는데.


PENTAX | PENTAX K-5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25sec | F/5.6 | 0.00 EV | 39.0mm | ISO-3200 | Off Compulsory | 2015:04:28 19:12:12

△ 놀고 있던 me에 꽂아봤다. 도리도리 끄덕끄덕 다 된다.


테스트 격으로 몇 번 터뜨려본 소감으로는... 일단 연사는 안 된다. 그건 확실하다. 근데 이게 느낌이 이상한 것이, 이 물건이 연사가 안 돼서 안 되는 것이 아니라 '되긴 하는데 안 할래' 같은 느낌이다. 확실히 스펙상의 충전속도를 보면 연사가 불가능할 리가 없다. 43am으로도 다 했던 건데. 무슨 문제인 걸까......

받은 지 얼마 안 돼서 아직 본격 촬영은 못 해봤다. 사용기는 나중에 사용 경험이 쌓이면 그 때 써야겠다. 진짜로 방진방적이 되는지도 기회가 되면 언젠가 실험을......(은 쫄보라서 일부러는 못함)


* 공식 보도자료에서 발췌한 스펙들.


가이드넘버: 36(iso 100/m)(최소 광량: 1/256)

조광모드 지원: P-TTL 자동, 수동, 멀티, 무선(P-TTL/수동)

바운스: 상하(-10~90도), 좌우(좌 135도~우 180도)

동조 모드: 선막동조, 후막동조, 광량비 제어 동조, 고속동조

무선 모드: 마스터, 컨트롤, 슬레이브

부가기능: AF보조광, LED 지속광, 내장 와이드패널

충전 시간: 약 2.5초(알칼리 건전지) / 약 1.5초(니켈수소 전지)

크기: 68mm(폭) X 111mm(높이) X 106mm(두께)

무게: 290g(배터리 제외)

특이점: 방진방적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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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YMPUS IMAGING CORP. | E-PL3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40sec | F/2.8 | 0.00 EV | 17.0mm | ISO-800 | Flash did not fire, auto mode | 2015:03:13 21:24:06


OLYMPUS IMAGING CORP. | E-PL3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10sec | F/2.8 | 0.00 EV | 17.0mm | ISO-800 | Flash did not fire, auto mode | 2015:03:13 21:24:30

음 폭풍간지......



OLYMPUS IMAGING CORP. | E-PL3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20sec | F/2.8 | 0.00 EV | 17.0mm | ISO-800 | Flash did not fire, auto mode | 2015:03:13 21:24:47

2010년 출시. 약 1600만 화소. 초당 7컷 연사. 감도 iso 상한 51200. 11점(9크로스) af.

렌즈는 함께 구입한 것은 아니고, 싸게 올라온 깔끔한 내수 제품을 구매했다. 포커싱 모터가 잘 죽는다고 하는데, 어차피 싸게 샀으니 스타 16-50이나 17-70이 dc모터 달고 리뉴얼될 때까지만 버텨보자는 심산. 사실 산 지는 꽤 됐다. 한 열흘 쯤?

엄청나게 작다. 이건 사기다, 싶을 정도로. 타사 중급기를 본따 케이스를 만들어 그 안에 집어넣으면 가뿐히 들어가고도 공간이 남아 달그락거릴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사진으로 보면 디자인이 다부져서 별로 안 작아보이는데, 직접 잡아보면 실감이 난다. 17-70도 그리 큰 렌즈는 아닌데, 물려놓고 보면 굉장히 큰 렌즈처럼 보인다.

먼지제거 기능도 좋고, 고감도 성능도 무척 좋고, 연사 성능도 좋고, 손에 느껴지는 단단함이 매우 좋다. af는 크로스 측거점이 넓게 퍼져 있어서 측거점을 옮겨가며 쓰기 좋은데, sdm의 문제인지 af모듈 자체의 문제인지 '그래도 아직은' 조금 부족한 편. 특히 a700+16-50의 중앙 측거점과 비교하면 좀 약하다. 반셔터를 잡으면 af가 반의 반 박자 정도 늦게 출발하는 느낌이랄까? 약간 셔터랙도 느껴지는데 이게 기분 탓인지 정말 셔터랙이 긴 편인 건지 아니면 셔터버튼의 느낌이 a700과 달라서 생기는 적응 문제인 건지는 잘 모르겠다. 플래시는 안 샀는데, 그냥 감도를 올려 찍으면 되지 싶은 객기도 좀 있고, 펜탁스 플래시는 별로 좋은 평을 못 듣는 것들이라 시간을 두고 지켜보겠다는 심산도 있고 그렇다.

굳이 이걸 산 이유는, 일단 오랫동안 써온 a700에 불만이 컸기 때문이다. a700은 물론 우수한, 특히 밸런스가 잘 잡혀 있어서 어느 한 부분도 특별히 처지는 부분이 없는 바디지만, 기본적으로 너무 오래됐다. af 측거점은 오로지 중앙 1점 밖에 쓸 수 없을 정도고(중앙 1점을 제외하면 전부 싱글라인센서로 돼 있기 때문에 검출력이 너무 떨어진다), 고감도 노이즈는 솔직히 관대하게 봐줘서 iso 1600까지 올려 쓰는 것이지 결코 어두운 곳에서 쓸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연사 성능도 주 사용 목적에 비춰볼 때 초당 5컷은 부족한 편이었고, 연사 지속력도 떨어졌다. 먼지제거 기능은 그냥 없다고 보는 편이 나았다.

그럼 그냥 a700의 후속 기종들을 사면 편할텐데, 애석하게도 a700의 후속은 slt인 a77과 a77mk2였다. 내 주 사용 목적을 생각해볼 때, 조금이라도 지연이 생길 수밖에 없는 전자식 파인더는 고려 대상이 될 수가 없었다. 그래도 칠번들과 43am을 그대로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겠으나, a77mk2 밴딩노이즈 사태 때 나온 소니의 대응을 볼 때 다시는 소니 물건을 사서 쓰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래서 '이 기회에 소니에서 탈출하자'는 마음도 있었다.

여기에 더해서, 그냥 '작고 단단한' 바디가 갖고 싶었다. 그래서 펜탁스 k-5, k-5ii, k-3를 올려놓고 매우 오랫동안 고민을 한 결과, 위의 문제들을 전부 해소할 수 있으면서 값도 싼 k-5 중고로 낙찰. 사실 가장 최후까지 고민했던 것은 k-5ii였다. k-5에 비해 소소한 성능 개선도 있었을 뿐더러 엄청난 재고떨이로 인해 신품을 60만원대 중반에 구할 수 있는 폭풍 가성비가 장점이었는데, 이왕 값도 싼 것을 살 거면 좀 더 헝그리하게 간 뒤 나중에 풀프레임이 나오든 k-3 후속이 나오든 하면 그 때 갈아타자는 생각이었다.

나는 사진을 펜탁스 카메라로 시작했다. k100d super였는데, 번들렌즈와 50mm 수동렌즈로 참 이것저것 잘 찍고 다녔었다. 그 때 받은 인상 때문에 지금까지도 펜탁스라는 브랜드에 묘한 호감이랄지 유대감이랄지 한 느낌을 갖고 있는데, 그렇게 돌고 돌아 다시 펜탁스로 왔네. 통장 잔고는 단명하나 지름은 영원한 것... 벌써 리밋렌즈를 기웃거리고 있다.


@milpis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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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60sec | F/2.8 | 0.00 EV | 50.0mm | ISO-3200 | Off Compulsory | 2014:12:04 21:28:27

△ 2014년 12월 4일, 나뭇가지에 앉아있던 눈.


2008년, 촛불 정국이었다. slr클럽에는 '시민기자단' 갤러리가 생겼고, 카메라와 캠코더와 인터넷과 아프리카가 공권력에 대한 역판옵티콘 역할을 하던 시국이었다. 그 때 처음으로, '사진으로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산 지 반 년이 좀 넘은 똑딱이 카메라가 놀고 있었고, 나는 그걸 제대로 다룰 줄도 모르던 시절이었다.

과외비를 털어 똑딱이 카메라를 사서 처음 손에 쥐었을 때, 사실, 이것 만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어렴풋이 하긴 했었다. 돈만 충분했으면 입문부터 고성능 dslr로 했겠지. 그 때나 지금이나 어떤 재화를 구매할 때의 제1 판단기준은 가격이다. 자본주의 사회니까, 모든 선택에는 저마다의 기회비용이 있는 거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마카다미아가 봉지째 나왔냐 그릇에 담겨 나왔냐 가지고 시비를 털 정도는 돼야 별 걱정 없이 턱턱 지를 수 있을 것 아닌가.

건방지게도, '사진을 좀 찍는다'는 생각을 가졌다. 지금 생각해보면 자다가 이불 걷어찰 일이다. slr클럽 같은 곳을 즐겨찾기 찍어놓고 돌아다니며 카메라를 다루는 기술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며, 카메라와 사진의 기술적 영역에 대한 내용들을 읽으며, 아 이렇게 조작하면 사진을 이렇게 찍을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대단히 큰 오산에 빠졌다. 경기도 오산시청에서 항의전화 받을 일이다. 되도 않는 장비병에나 걸렸지만 물론 돈이 없었기 때문에 뭐 대단한 기변의 역사는 없었다. 미놀타 다이낙스5d가 사망함에 따라 같은 마운트를 쓰는, 별로 비싸지 않아 과외비로 살 수 있던 a700을 중고로 들인 정도 말고는.

그래도 조리개가 뭔지, 셔터속도가 뭔지, 감도가 뭔지, 크롭바디가 어떻고 풀프레임이 어떻고 렌즈의 스펙은 어떻게 보는 거고 하는 정도의 지식은 있으니 여기저기 카메라를 들고 기웃거리곤 했다. 기자도 사회부 아스팔트 출입이 제일 처음이듯이, 아무것도 모르던 아마추어, 초보 사진가는 야외에서 진행되는 공개적인 사건들을 위주로 컷수를 늘려갔다. 물론 야외에서 진행되는 일들의 특성상 물과 먼지를 견딜 필요가 있었다. 이를테면,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50sec | F/4.0 | 0.00 EV | 70.0mm | ISO-3200 | Off Compulsory | 2011:11:23 21:29:54

△ 2011년 11월 23일, 서울 국가인권위원회 앞. 한-미 FTA 비준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향해 경찰이 물대포를 쏘고 있다.(with 24-85)


이런 사진들을 찍으면서는 솔직히 좀 쫄았다. 바디는 방진방습이 허술하게나마 지원되는 것이었지만, 렌즈는 '허술하게나마'도 안 되는 구형 렌즈였으니까. 그래도 내가 뛰어다니며 그나마 보도사진 비슷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는 이런 상황들 정도밖에는 없었고, 그저 렌즈에 물 안 튀게 조심하는 수밖에 별 도리는 없었다. 당시엔 소니 알파마운트로 나오는 렌즈 중 방진방습이 지원되는 게 단 하나도 없었다. 물론 있었다고 해도 그걸 내 지갑 사정으로는 살 수는 없었을 것이다.

2011년에는 (나오라는 a700 후속 slr은 안 나오고) slt인 a77이 나왔고, a77와 한 쌍으로 16-50이 나왔다. 알파마운트 크롭 렌즈 중 최초의 f/2.8 고정 표준줌이었다. ssm도 달렸고, 크기나 무게도 적당한 것이 그냥 스펙만 봐도 짱짱맨이었다. 무엇보다도, 방진방습을 지원하는 렌즈였다.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40sec | F/4.0 | +0.70 EV | 40.0mm | ISO-800 | Off Compulsory | 2013:03:15 13:47:19

△ 이렇게 생겼다. 생긴 것 자체는 상당히 단순하다. 화려한 장식 같은 건 전혀 없다. 거리계창이나 양각으로 박힌 렌즈 이름 정도가 '나 고급이요' 하고 말하는 정도다. 꽃 모양 후드가 기본으로 지원되며, SSM 내장 렌즈이기에 af/mf 전환 스위치가 달려 있다. 또 mf로 모드를 변경하지 않아도 초점링을 돌려 초점을 미세하게 맞추는 것이 가능하다.


한참 뒤에 slr클럽에서 댓글 이벤트를 했고, 그냥 무심코 이 렌즈에 대한 이런 기대감들을 적었고, 대체 무슨 조화였는지 덜컥 당첨돼 버렸다. 이걸 받아들고는 그냥 신이 나서 아무거나 더 찍어댔던 것 같다. 사진기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했던 것 같다. 무슨 되도 않는 자신감으로 한 시사주간지 사진기자 원서를 냈다가 서류 광탈하고 실망하기도 했지만.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30sec | F/2.8 | 0.00 EV | 22.0mm | ISO-800 | Off Compulsory | 2013:03:29 14:54:49

△ 2013년 3월 29일, 한국외국어대학교 자유전공학부 폐지 반대 목소리.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80sec | F/2.8 | 0.00 EV | 16.0mm | ISO-1600 | Flash fired, compulsory flash mode | 2013:04:05 21:13:57

△ 2013년 4월 5일, 서울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농성장. 중구청이 농성장을 철거하고 화단을 조성하자 이에 반발하는 시위가 열렸다.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640sec | F/7.1 | +1.00 EV | 50.0mm | ISO-400 | Off Compulsory | 2013:04:09 17:39:15

△ 2013년 4월 9일, 서울 북아현동 뉴타운 개발 현장에서 인부가 펜스 작업을 하고 있다.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125sec | F/7.1 | +0.70 EV | 35.0mm | ISO-400 | Off Compulsory | 2013:04:09 18:01:32

△ 2013년 4월 9일, 서울 북아현동 뉴타운 개발 현장. 건물을 철거하던 중장비가 멈춰있다.


선물 받은 렌즈의 효과는 뛰어났다. '이 좋은 렌즈를 썩힐 수는 없다'는 어떤 의무감도 들었고, 어떤 자신감 같은 것도 생겼다. 이거라면 못 찍을 사진은 없어! 라는 식의. 아닌 게 아니라, '못 찍을 사진'이 매우 적어졌다. 일단 기존에 쓰던 24-85는, 화질적으로는 준수했지만, 상당히 허술한 만듦새(경통을 망원단으로 뽑아놓고 잡고 흔들면 흔들린다. 그것도 꽤 크게.)와 함께 af 문제가 좀 있었다. 특히 망원단에서 핀이 나가는 문제가 심각했는데, 한 번 센터에 가서 초점 교정을 받아봐야 하나 싶었지만 미놀타 렌즈를 소니 센터에서 봐줄 것 같지가 않아서 그냥 참고 썼다. a700에 자가 초점 교정 기능이 있었더라면 좀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아무래도 3.5-4.5의 가변조리개는 어떤 상황에서는 제약이 될 수밖에 없었다.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25sec | F/4.5 | 0.00 EV | 26.0mm | ISO-3200 | Off Compulsory | 2011:12:03 19:06:20

△ 2011년 12월 3일, 서울 대한문 앞 '뉴타운 간첩파티'.(with 24-85)


iso를 3200까지 올리고도 셔터속도를 더 뽑아낼 수 없는 어두운 상황. 사실 저날 공연을 촬영한 사진들도 있지만, 아예 내놓기가 힘들 정도다. 다행히도 16-50의 f/2.8 고정조리개로 이런 상황에서 한 스탑 정도는 여유를 얻을 수 있게 됐다.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8sec | F/2.8 | 0.00 EV | 16.0mm | ISO-6400 | Off Compulsory | 2013:06:28 00:36:25

△ 2013년 6월 28일, 경희대. 메타정보에도 나와있지만 정말 극한의 상황이었다. f/2.8 조리개와 손떨림보정으로 겨우 버틴 경우.


그리고 또 하나, 24-85는 아무래도 필름용 렌즈라서 광각단이 아쉬울 때가 많았지만, 16-50은 그 문제가 많이 해소됐다. 당장 기자회견 같은 경우, 넓지 않은 장소에서 많은 인원이 펼침막을 들고 가로로 서있는 경우가 많은데, 크롭바디에서 24mm면 환산 36mm에 해당하는 화각이니 좌우 사람이 잘리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16-50에서는 그런 경우가 많이 줄어들었다. 환산 24mm 상당 화각 정도면 대부분의 경우는 다 커버가 된다. 어설프게나마 넓은 느낌도 흉내내볼 수 있고. 그걸로 안 되는 경우는 얄짤 없이 초광각렌즈를 써야 하겠지만.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80sec | F/8.0 | +1.00 EV | 16.0mm | ISO-400 | Off Compulsory | 2013:04:20 17:16:31

△ 2013년 4월 20일, 서울 종로 인근에서 장애인차별철폐의 날 관련 행진이 진행되고 있다.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400sec | F/9.0 | +0.70 EV | 16.0mm | ISO-200 | Off Compulsory | 2013:08:06 16:02:42

△ 2013년 8월 6일, 푸른하늘공동행동.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200sec | F/11.0 | 0.00 EV | 16.0mm | ISO-200 | Off Compulsory | 2013:08:03 15:20:01

△ 2013년 8월 3일, 영등포 타임스퀘어.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640sec | F/9.0 | 0.00 EV | 16.0mm | ISO-200 | Off Compulsory | 2014:03:22 14:03:43

△ 2014년 3월 22일, 부산타워.


그리고 f/2.8 조리개를 이용한 배경 정리도 가능했다.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80sec | F/2.8 | +0.30 EV | 50.0mm | ISO-1600 | Off Compulsory | 2013:08:03 19:38:42

△ 2013년 8월 3일, 청계천에서 이석채 당시 KT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사람.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5000sec | F/2.8 | 0.00 EV | 35.0mm | ISO-200 | Off Compulsory | 2014:03:22 11:53:10

△ 2014년 3월 22일, 부산 자갈치시장.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1000sec | F/2.8 | 0.00 EV | 40.0mm | ISO-400 | Off Compulsory | 2014:05:04 14:24:25

△ 2014년 5월 4일.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500sec | F/2.8 | +0.70 EV | 50.0mm | ISO-800 | Off Compulsory | 2014:07:03 13:56:46

△ 2014년 7월 3일.


신문사에 취직했다. 사진기자는 아니었다. 하지만 요즘의 트렌드는 '멀티형 기자'라나 뭐라나. 사진기자를 부를 수 없는 상황이거나 혹은 사진기자를 부를 만한 큰 건이 아닌 경우, '카메라를 다룰 줄 아는' 내가 커버하곤 했다. 전문 사진기자도 아닌데 이것저것 장비를 바리바리 챙길 수 없으니, 내가 갖고 있는 a700에 고성능 표준줌렌즈 하나, 그리고 플래시 정도 챙겨서 '음, 뭐 이 정도면 뭐라도 해볼 수 있겠군' 하고 돌아다니곤 했다. 사실 사진기자가 되고 싶었던 입장에서, 은근히 그런 상황을 즐긴 것도 있다. 그리고 기사를 내가 쓴다면, 그 기사와 가장 잘 어울리는 사진은 기사를 쓰는 내가 찍을 수밖에 없다, 뭐 이런 생각도 좀 있었고.

카메라 바디에는 성능적인 문제가 좀 있었다. 오래된 바디다보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일단 초당 5연사면 못 쓸 정도는 아닌데, 연사 버퍼가 너무 작아서 좀 찍다가 먹통되고, 다시 좀 찍다가 먹통되고, 하는 경우가 잦았다. 그래서 버퍼 용량만큼만 연사를 끊어 누르는 방법으로 어느 정도 합의(?)를 봤다. af는 중앙 1점은 매우 신속하고 정확했지만, 나머지 측거점은 그냥 있으나마나한 수준이라, 아예 중앙 1점 고정으로 썼다. 중앙 1점은 원래 듀얼크로스로 설계됐던 데다가, f/2.8 이상에서 활성화되는 라인센서가 하나 더 있어서 16-50과의 궁합이 좋은 편이었다. 또 허술하긴 해도 방진방습을 지원하기 때문에, 역시 방진방습을 지원하는 16-50과 함께라면 비가 좀 오는 날에도 개의치 않고 카메라를 꺼내들 수 있었다.

다만 플래시에 문제가 좀 있었는데, 플래시 자체보다는 핫슈 단자의 내구성이 문제였다. 이게 플라스틱으로 돼 있어서 잘못하면 깨지는데, 내 경우에도 한 번 깨먹어서 수리를 보내야만 했다.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2000sec | F/5.6 | +0.30 EV | 17.0mm | ISO-800 | Off Compulsory | 2013:11:06 10:54:49

△ 2013년 11월 6일, 완주군청 앞, 쌀 목표 가격 인상을 요구하는 야적 시위.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3200sec | F/2.8 | -0.30 EV | 45.0mm | ISO-200 | Off Compulsory | 2013:11:12 11:28:14

△ 2013년 11월 12일, 전북경찰청 앞에서 통합진보당 해산에 반대하는 기자회견 및 삭발식이 열렸다.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1250sec | F/2.8 | 0.00 EV | 18.0mm | ISO-1600 | Off Compulsory | 2013:12:09 14:12:50

△ 2013년 12월 9일, 수서발 KTX 분리 및 철도 민영화에 반대하는 총파업.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250sec | F/4.5 | +0.70 EV | 28.0mm | ISO-400 | Off Compulsory | 2013:12:16 11:53:14

△ 2013년 12월 16일, 안녕하십니까 대자보를 보고 있는 대학생들.


사진이 죄다 2013년에 찍은 것만 있지만 2014년에도 꾸준히 찍고 있다. 다만 일일이 다 늘어놓기가 귀찮을 뿐(...) 또 지면에 들어간 사진과 그렇지 않은 사진을 골라내는 것도 의외로 일이다. 지면에 들어간 건 저작권이 내게 없으니까, 개인적으로 올려놓을 수도 없으니.

아무튼, 이 같은 장점들이 있지만, 16-50에는 한 가지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16mm에서는 술통형 왜곡이 심각하게 드러난다는 것인데, a77 등 신형 바디에서는 이를 잡아주는 보정 기능이 있어 크게 문제가 안 될 수 있어도, 그런 기능이 없는 a700에서 쓰기엔 심히 곤란하다는 것. 그 왜곡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냐면,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200sec | F/10.0 | +0.70 EV | 16.0mm | ISO-200 | Off Compulsory | 2013:05:15 12:00:10

△ 2013년 5월 15일, 한국외국어대학교 축제 중.


분명 건물이고 바닥이고 다 직선인데, 가운데가 불룩하게 튀어나온 모양으로 찍혔다. 이게 또 불룩한 것이 균등하면 모르겠는데, 유독 가운데만 불룩하게 나오니 직접 보정하기도 좀 애매하고 그런 것이다. 지금은 별 생각 없이 쓰고 있지만, 당시에는 저것도 저것 나름대로 스트레스 요소였다. 그래서 한때는 16mm는 피해서 한 20mm쯤부터 쓰려고 노력해보기도 하고 그랬지만... 역시 사람은 적응의 생물인 모양이다.

한편 16-50에 고질적인 초점 문제가 있어서 한 번 교정을 필수적으로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들도 있다. 실제로 약간의 초점 스트레스를 느낀 적이 있었다. 필연적으로 심도가 얕아지는 망원단에서 잘 드러났는데, 초점이 약간 흐리멍덩하게 맞는 경향이 있었다. 핫슈를 한 번 부러뜨리고서 렌즈랑 한 세트로 수리를 보냈더니, 초점이 약간 앞에 맺히는 경향이 있다면서 교정이 필요하다는 연락이 왔다. 무료 as 기간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해달라고 했다. 돌아온 뒤에는 망원단에서도 이미지가 깔끔하게 잘 나온다. 내 경우에는 그냥 교정의 문제였던 것 같다.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4000sec | F/2.8 | +0.70 EV | 50.0mm | ISO-200 | Off Compulsory | 2014:03:20 13:24:16

△ 2014년 3월 20일, 부산.


2007년에 나와 2011년에 구입한 바디와 2011년에 나와 2013년에 선물받은 렌즈의 사용기를 2014년 말에 쓰고 있으니,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너무 늦었다. 사용기를 써야겠다고 생각하고는 하루이틀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다보니 벌써 이렇게 됐다.

여전히 사진을 찍고 있다. 타이레놀과 카페인 없이는 글을 못 쓸 정도로 일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만, 사진을 찍을 때, 파일을 컴퓨터로 옮겨와 보정할 때, '그래도 쓸만한 사진'을 몇 장 골라낼 때에는 즐겁다, 까지는 아니어도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물론 여전히 '사진을 찍는' 수준은 아니고, '카메라를 다루는' 정도에 불과하지만.

언제까지 이 카메라와 이 렌즈로 사진을 찍을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지금까지 잘 견뎌줘서, 그래도 남에게 보여줄 만한 사진 몇 장을 뽑아줘서 고맙다는 말 정도는 할 수 있겠지.


@milpis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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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핏하면 죽어댄다. 뭘 좀 해볼라치면 난데없이 '돌연사' 메시지가 뜬다. 허무하다. 마음을 다잡고 '강력하게 뉴게임' 버튼을 누른다.

일본에서 만들어져 '개복치 유리멘탈설' 같은 도시전설의 진원지가 됐던 '살아남아라! 개복치'의 한국어 버전이 나온 지는 얼마 안 됐다. 인벤의 리뷰에 따르면 지난 10월 25일 출시됐다고 하는데, 11월 5일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아무래도 안드로이드 플레이스토어 등록과 iOS 아이튠즈 등록의 차이인 것 같은데, 정확한 날짜는 잘 모르겠다. 다만, 이 게임이 SNS상에서 화제가 된 것은 확실히 11월 5일 이후의 일이다.

게임 자체에 대해서는 더 뭐라고 말을 붙일 필요도 없겠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플레이를 했고, 또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후기를 남겼고, 게임 전문 매체의 리뷰도 나와있는 마당에 뭐 더 할 말이 있겠는가. 사실 이 게임 자체가, 그렇게 할 말이 많을 정도로 복잡하다거나 한 게임도 아니다. 목표는 10톤짜리 개복치가 되는 것, 그래서 천수를 누리고(?) 자연사하는 것. 플레이어가 할 일이라고는 그저 가끔 생각 날 때마다 화면의 해산물(...)을 눌러 개복치에게 먹이고, '모험'을 눌러 확률에 목숨을 걸어보고, 그렇게 개복치의 몸집을 불려나가는 것, 그리고 걸핏하면 뜨는 돌연사 메시지에 좌절하는 것 말고는 없다. 진짜로 그게 전부다.



△3톤이 넘는 거구가 게 다리 하나를 못 씹어서 말이다.

 

이 게임의 설정에 따르면, 플레이어가 키우는 개복치는 이미 3억 개의 알 중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개체다. 그렇게 천신만고 끝에 부화해서 성장하게 됐음에도, 주변 환경의 위협은 끝나지 않는다. 먹이를 먹다가도 죽고, 몸에 붙은 기생충을 떨궈내기 위해 점프했다가도 착수를 잘못해 죽고, 바다 위에 누워 일광욕을 하다가 해변으로 밀려나 죽고, 거품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 죽고, 사진 촬영을 할 때 터지는 플래시에 스트레스 받아 죽는다. 기실, 게임을 맨 처음 시작했을 때 나오는 기본 먹이인 물벼룩을 먹을 때 말고는, 게임 안에서 무슨 행동을 하든지 반드시 죽을 확률이 붙어있다. 비록 한 번 죽고 나면 내성이 생긴다 해도, 그 한 번의 죽음은 죽음이 아닌가.

그러니까, 결국은 확률게임이다. 개복치에게는 같은 사인으로 한두 번 죽기 전까지는 '안전지대'라는 건 없다. 등교하다 다리가 무너져 죽고, 백화점에 물건 사러 갔다가 죽고, 지하철 탔다가 죽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갔다가 강당이 무너져 죽고, 여행가다 배가 가라앉아 죽고, 공연 보러 갔다가 환풍구가 무너져 죽는다. 노후한 원자력발전소가 터질 확률은 얼마인가? 이 건물은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나? 이 음식에는 위험한 요소가 없을까? 이 배는, 이 버스는, 이 철도 차량은 안전한가?

꼭 생물학적인 '죽음'으로 연결되는 게 아닐지라도, 세상 속에서 내 목을 노리는 수많은 위험요소들을 적절하게 확률놀이로 피해가는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다. 내가 사는 곳이 송전탑 건설을 위해 강제수용될 확률은 얼마일까? 내가 '긴박한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인해 정리해고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내가 지금 당장은 죽지 않았다 할지라도, 결국은 확률게임이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죽게 될 지 모를 일이다.

개복치 게임에서는 한 가지 사인으로 개복치가 죽으면 해당 사인에 대한 내성이 생김과 동시에 MP(게임상 화폐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수치. 아마도 Molamola Point의 약자가 아닐까 싶다)와 체중 증가 보너스가 생긴다. '돌연사' 메시지가 뜨고 힘들여 키운 개복치가 죽는 것은 안타깝지만, 플레이어는 그나마 여기서 위안을 얻으며 '강력하게 뉴게임' 버튼을 누른다. 물벼룩을 제외한 모든 먹이는 8%씩의 사망 확률이 붙어있지만, 해당 먹이를 먹고 죽으면 사망 확률은 0.1%로 크게 줄어든다. '모험'은 처음에는 사망 확률이 50%에 이르지만, 한 번 죽으면 25%, 또 한 번 죽으면 5% 등으로 줄어든다. '플래시', '거품' 등의 특수한 사인들은 한 번 죽으면 다시는 그 원인으로 죽지 않는다. 확률게임이 끝나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개복치는 그래도 조금은 더 안전하게 몸집을 불릴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번엔 이렇게 물어볼 수 있지 않을까. 우리에게는 '강력하게 뉴게임' 버튼이 있느냐고. 이 잔인한 확률게임을 단숨에 끝장내진 못하더라도, 최소한 그렇게 죽어가는 비율을 조금이라도 줄여보려는 노력이 있느냐고.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는 의지가 우리에게, 우리가 가진 국가에게 있느냐고.

'리뷰 > 잡다한 것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개복치와 우리들의 확률게임  (0) 2014.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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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80sec | F/3.5 | +0.70 EV | 50.0mm | ISO-1600 | Flash fired, compulsory flash mode | 2014:06:19 22:41:03

△ E-pl3+17mm/2.8+VF-1. 딱 들고 다니면서 아무거나 막 찍기 좋은 조합.


작고 가벼운 것을 하나 사면 된다.

얼마 전에 자주 만나기 힘든 하늘을 만났는데도 손에 카메라가 없어 놓쳤던 일 이후로 미러리스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어차피 계속 써온 a700을 메인으로 쓸테니 딱히 고성능이거나 첨단 기능을 갖춘 것일 필요는 없었고, 대충 '싸고 작고 가볍고 그냥저냥 쓸만한' 것들을 위주로 찾아봤다. 그러다가 중고장터에서 E-pl3+17mm/2.8+광학파인더 세트를 파는 데가 있길래 별 생각 없이 질렀다. 뭐 어차피 크게 부담되는 가격은 아니라서.

일단 이게 손에 들어온 지 하루 밖에 안 돼서 인터페이스나 기기 특성 같은 것들은 아직 모르겠다. 일단 미러리스임에도 셔터 소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커서 조금 놀랐다(불호라는 건 아니다. 셔터소리가 상당히 괜찮다). 기계가 워낙 작다보니 오른쪽 끝에 치우친 조작계를 다루기가 좀 힘들다는 것은 조금 불호. 틸트형 LCD는 일단은 좋긴 한데, 이게 실제로 표시되는 영역(4:3의 경우)에 비해 지나치게 좌우로 길어서(좌우방향은 심지어 베젤도 넓다) 가뜩이나 조작하기 어려운 기기 오른쪽 조작계를 더 쓰기 어렵게 만들어서 좀 미묘하다. 손에 쥔 상태로는 절대 조작 못할 듯.

화질이라든지 하는 것들은 아직 모르겠다. 몇 장이나 찍어봤다고 벌써 "이 기계의 화질은 이렇습니다" 할 수 있겠나. 최근 나오는 1600만 화소 모델에 비하면 센서 자체가 구형이라 화질특성이 구리다는 평을 많이 봤는데, 2007년에 나온 카메라를 아직도 메인으로 굴리고 있는 입장에서는 사실 뭐 별 느낌 없음.

어쨌든 일단 테스트샷.

OLYMPUS IMAGING CORP. | E-PL3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80sec | F/2.8 | 0.00 EV | 17.0mm | ISO-3200 | Flash did not fire, auto mode | 2014:06:19 21:40:05


OLYMPUS IMAGING CORP. | E-PL3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60sec | F/2.8 | 0.00 EV | 17.0mm | ISO-3200 | Flash did not fire, auto mode | 2014:06:19 21:44:28

@milpislove, E-pl3+17mm/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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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r클럽의 리뷰 댓글 이벤트에 당첨됐다. 사실 아무 생각 없이 썼던(은 과장이고, 아주 약간의 요행을 바라면서 썼던) 댓글이, 내게 소니의 신형 고정조리개 표준줌렌즈로 돌아왔다. 한 달 가량의 기다림 끝에, 드디어 택배 박스를 수령했다. 소니 16-50은 대충......



이런 렌즈랜다.(소니코리아 제품설명 페이지) DT렌즈(APS-C 판형 전용 렌즈)로서 초점거리는 16mm에서부터 50mm까지 지원해 대충 135판 환산 24-75mm 정도의 화각을 제공하고, 전구간에서 f/2.8 고정조리개를 채택하고 있다. 조리개 날개는 7장으로, 조리개를 조였을 시 빛갈라짐이 14개로 나타난다. DT렌즈로서는 처음으로 초음파모터인 SSM을 채택했는데, 바디 모터나 SAM과는 달리 매우 조용하다. 실제로 사용해보면 초점을 잡을 때 '쉭' 하는 높은 소리가 아주 살짝 들리는 정도. 포커싱 속도는 SSM답게 상당히 쾌적한 편이다. 필터지름이 72mm, 무게는 577g으로 아주 부담스러운 정도는 아니지만, 크롭 표준줌 치고는 상당히 크고 무거운 편이다. 물론 밝은 고정조리개를 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알파 마운트 렌즈 중 최초로 방진방습 기능을 제공한다.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250sec | F/4.0 | 0.00 EV | 26.0mm | ISO-800 | Off Compulsory | 2013:03:15 13:42:29

이런 택배상자에 담겨 왔다. 개인정보들이 덕지덕지 붙어있어서 모자이크에 신경을 좀 썼다.(?!) 깨지니까 취급주의해달란 스티커는 안 붙어있는 것 같다.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320sec | F/4.0 | 0.00 EV | 28.0mm | ISO-800 | Off Compulsory | 2013:03:15 13:45:50

상자를 열자, 공기가 채워진 비닐 완충재와 함께 렌즈 상자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쪽지도 붙어있음.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125sec | F/4.0 | +0.70 EV | 26.0mm | ISO-800 | Off Compulsory | 2013:03:15 13:46:09

렌즈를 받은 것 자체도 기뻤지만 저렇게 쪽지가 딱 붙어있으니까 막 누가 나한테 마음 써서 선물한 것 같고 막...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50sec | F/3.5 | +0.70 EV | 26.0mm | ISO-800 | Off Compulsory | 2013:03:15 13:46:51

보증서와 각종 설명서들(왼쪽에 빼곡히 들어차있는 것들), 그리고 골판지로 된 완충재와 뽁뽁이가 보인다.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40sec | F/4.0 | +0.70 EV | 40.0mm | ISO-800 | Off Compulsory | 2013:03:15 13:47:19

렌즈를 꺼냄. 너무 신나서 곧바로 마운트했기 때문에 개봉기에 어울리는 디테일한 외관 사진은 없다. 마치 바디캡처럼 쓰던 미놀타 24-85에 비해서는 길이와 굵기 모두 조금씩 커진 모습이며, 특히 16-50은 경통이 금속 재질로 되어 있어 좀더 단단하고 차가운 느낌이 난다. 후드는 꽂아놓고 보면 상당히 큰 편이다.


샘플샷은... 아직까지는 이 렌즈로 찍은 게 전부 지인들의 얼굴을 찍은 사진들 뿐이라 공개적으로 올려놓기는 어렵다. 조만간에 이 렌즈에 대한 간단한 사용기를 작성하면서 샘플샷들을 첨부할 예정. 커밍 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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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sung | Galaxy Nexus | Aperture priority | Multi spot | 1/17sec | F/2.8 | 0.00 EV | 3.4mm | ISO-200, 0, 0 | Flash did not fire | 2013:02:07 17:04:46

▲ 마침 사진 찍어야겠다 마음 먹었을 때 가지고 있던 렌즈가 저것 뿐이었어서 결국 폰카로 찍을 수밖에 없었던 렌즈 장착샷. 저 렌즈는 미놀타 24-85 구형이다.


사진을 찍어야겠다, 마음을 먹은 것은 대학교 새내기 때였다. 사실 그 전에는 사진을 찍겠다는 생각 자체를 별로 해본 적이 없었다. 가진 카메라라곤 기껏해야 640*480급 해상도의 폰카 뿐이었고, 어디 여행 갈 일이 있어도, 굳이 사진을 찍어야 하나, 하는 생각으로 쿨하게 그냥 망막으로만 풍경을 담곤 했다. 고등학교 다닐 무렵, 항상 작은 디지털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면서 뭔가를 열심히 사진으로 담던 친구들이 주변에 있었지만, 내가 거기에 동참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별로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러다가 사진을 찍어야겠다, 나도 카메라를 장만해야겠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처음에는 학교에서 듣던 언론정보학 관련 수업들 때문이었고, 그 다음에는 d로 시작하는 모 사이트에서의 활동 때문이었다. '나도 저런 사진 좀 찍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고, 그러나 내가 가진 폰카로는 무리였고, 그리하여 과외를 뛰어서 번 돈으로 삼성의 컴팩트카메라를 한 대 사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 때 까지도, 카메라는 단지 생활 반경 속에서 이런저런 것들을 '메모'하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고, 내가 사진에 깊이 빠질 거라고도 생각하지 않았다.


2008년은 참 시끄러웠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 문제로 시작된 촛불시위 물결이 각방면의 이슈와 결합하면서 크게 폭발했고, 나도 늦봄과 초여름의 많은 날들을 거리에서 보냈다. 그리고 사진을 찍었다. 컴팩트카메라는, 주로 밤에 이루어졌던 촛불시위 현장을 제대로 담기 힘들었다. 그리하여, 마침내 dslr을 알아보기 시작했고, 당시 친하게 지내던 친구의 펜탁스 k100d super로 slr에 입문했다. 그렇게 반 년 정도 사진을 찍다가, 언제까지고 친구의 카메라를 빌려 쓸 수만은 없었기에, 과외비를 털어서 다이낙스 5d를 샀다.


KONICA MINOLTA | ALPHA SWEET DIGITAL | Aperture priority | Center-weighted average | 1/1000sec | F/5.6 | 0.00 EV | 18.0mm | ISO-100 | Off Compulsory | 2009:01:14 12:31:52

▲ 아마도 구입한 다음날에 찍었던 것으로 기억하는 사진. 번들렌즈.


왜 하필 다이낙스 5d였을까? 결론은 돈이었다. dslr 입문을 손떨림보정 기능이 바디에 내장된 k100ds로 했기에, 손떨림보정 기능이 없으면 왠지 불안했다. 캐논이나 니콘의 보급기를 쓰기에는 손떨림보정 기능이 달린 렌즈를 구비할 자신이 없었기에, 바디 내장 손떨림보정 기능을 보유하고 있던 바디들 위주로 볼 수밖에 없었고, 그 중 가장 중고가가 싼 것이 다이낙스 5d였다. 옥션 중고장터에서, 번들렌즈 포함 28만원. 그리고 이것을, AS모듈 고장으로 은퇴시키기 전까지, 마구 부려먹었다.


▲ slr클럽에 올릴 요량으로(...) dcinside에서 긁어온 것. 대충 스펙은 저렇다. 하지만 뭐든지 스펙에 나와있지 않은 부분이 중요한 법이다.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15sec | F/4.0 | 0.00 EV | 30.0mm | ISO-800 | Off Compulsory | 2013:02:07 17:03:05

▲ 정면샷. 바디캡이 왜 미놀타가 아니라 소니로 되어있냐면, a700의 것을 그냥 끼워놨기 때문에... 이름이 a sweet digital로 되어 있는데, 이는 일본 내수용 제품명. 정식 수입된 제품은 DYNAX 5D로 되어 있고, 보통은 이 이름으로 통용된다. 줄여서 d5d라고 부름.


d5d의 특징이라고 해봐야 뻔하디 뻔한 것들 뿐이다. 그 뻔한 특징들이, 사실은 d5d를 d5d로서 존재하게 했다. 몇 가지를 들자면, 아래와 같다.


1. 바디 내장 손떨림보정


이제는 다 지나간 바디다. 중고 매물조차도 보기 힘들다. 애초에 시장에 풀린 물량 자체가 캐논이나 니콘의 보급기들에 비할 바가 아닌 데다가, 내구성에서 아주 중대한 결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구성 문제의 원인은 바로 손떨림보정 모듈(AS모듈)에 있다. 초음파를 이용해 센서를 움직이는 올림푸스나 자기장을 이용해 센서를 공중에 띄운 상태로 움직이는 펜탁스와는 달리, 가장 먼저 바디 내장 손떨림보정 기능을 채택한 탓인지 상당히 복잡한 기계적 장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고장이 잘 나는 편이다. 문제는, 이렇게 손떨림보정 모듈이 고장이 나면, 아예 사진을 찍을 수가 없다는 것, 그리고 수리하느니 차라리 다른 보급형 dslr 기종을 중고로 사는 게 싸게 먹힌다는 것이다. 내 d5d는 6천여 컷 만에 모듈이 사망해버렸다. AF까지는 문제 없이 잡지만, 셔터를 눌러도 반응이 오지 않는다. 5천 5백 컷 즈음부터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점점 복불복 급으로 정상가동률이 현저하게 낮아졌고, 급기야는 2011년 봄 즈음에 완전히 뻗어버렸다. 사실 좀 귀찮은 방법을 이용하면 손떨림보정 기능 없이 사진을 찍을 수는 있는데, 전원을 넣어두고 한참 놔둬서 카메라가 절전모드로 들어가면 그 때 깨워서 사용하면 된다.


AS모듈 문제는 d5d만의 문제는 아니고 알파마운트 최초의 디지털 바디인 d7d에서도 나타났고, 소니가 알파마운트를 인수하고 내놓은 첫 dslr인 a100에서도, '스테디샷(SS inside)'으로 이름만 바뀐 손떨림보정 모듈은 여전히 유리내구성을 보여줬다. 다만 a100은 손떨림보정 모듈이 나가도 셔터는 작동한다고. 그리고 a700부터는 해당 문제가 사라졌다고 한다.(현재 a700 사용중)


알려진 바와 같이, 손떨림보정 기능이 만능은 아니다. '특정한 상황에서 특정한 용도에 맞는' 한 가지 옵션 정도라고 생각하면 좋다. 이를테면,


KONICA MINOLTA | ALPHA SWEET DIGITAL | Aperture priority | Center-weighted average | 1/20sec | F/8.0 | 0.00 EV | 40.0mm | ISO-400 | Off Compulsory | 2009:07:28 19:08:16

▲ 번들렌즈, 초점거리 40mm, 조리개 F/8, 노출시간 1/20초. iso 400.


이런 사진을, 삼각대 없이 찍고 싶다면, 손떨림보정 기능이 필요하다. 보통 135판에서 핸드블러가 발생하지 않을 조건으로, 렌즈 초점거리 숫자의 역수 만큼의 노출시간을 줘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 화각이 좁아지면서 초점거리의 1.5배 정도로 피사체가 '확대된 것처럼 보이는 효과'를 내는 aps-c 판형의 경우, 렌즈 초점거리 숫자에 1.5를 곱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 이야기대로라면, 나는 이 사진을 손떨림 없이 찍기 위해 1/60초의 셔터속도를 확보해야 했을 것이다.


KONICA MINOLTA | ALPHA SWEET DIGITAL | Aperture priority | Center-weighted average | 1/20sec | F/8.0 | 0.00 EV | 40.0mm | ISO-400 | Off Compulsory | 2009:07:28 19:08:16

▲ 일부를 크롭해보았다.(원본 사이즈)


화소수가 적어서 디테일이 요즘 물건만 못하고, 또 노이즈가 좀 꼈다. 하지만 손떨림은 보이지 않는다. 손떨림보정 기능은 딱 이런 정도의 용도로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어두운 실내에서 감도를 3200까지 높이 올리지 않고도 음식 등 정물을 찍거나, 어두운 실내에서 열리는 정적인 행사를 찍거나 할 때 필요한 것이다. 손떨림보정 기능을 맹신한 나머지, 삼각대의 중요성을 무시해버리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그러니까, 손떨림보정 기능이라는 건, '대충 급할 때 임기응변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정도의 옵션일 뿐이다.


KONICA MINOLTA | ALPHA SWEET DIGITAL | Manual | Pattern | 1/2sec | F/6.3 | 0.00 EV | 24.0mm | ISO-800 | Off Compulsory | 2009:11:23 20:54:19

▲ 미놀타 24-85. 삼각대 없이 카메라 들고 숨 참으며 1초 버텼더니 나온 사진. 하지만 그냥 삼각대를 쓰는 게 백만 배 정도 낫다.


2. 편리하고 풍부한 조작계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15sec | F/4.0 | 0.00 EV | 24.0mm | ISO-800 | Off Compulsory | 2013:02:07 17:08:46

▲ 후면.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15sec | F/4.0 | 0.00 EV | 40.0mm | ISO-800 | Off Compulsory | 2013:02:07 17:09:05

▲ 상단을 비스듬하게 찍었음. 윽 먼지......


일단 조작 다이얼이 하나 뿐이라는 것은 보급기의 숙명. 보급기로 입문하는 경우에는 사실 다이얼이 하나만 있어도 별 불편함이 없지만, 한 번 중급기를 손에 길들이게 되면, 다시 다이얼 한 개 짜리 조작계로 돌아가기가 쉽지 않다. 펜탁스 보급기의 경우에는 다이얼이 후면에 있어서 엄지손가락으로 조작하게 되어 있고, 노출보정 버튼은 집게손가락으로 누르게 되어 있다. 미놀타는 그 반대로 다이얼을 집게손가락으로, 노출보정 버튼을 엄지손가락으로 조작하도록 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미놀타 쪽이 조금 더 편했던 것 같다. 촬영시, 별로 할 일 없는 엄지를 항상 노출보정 버튼 근처에 올려놓으면 되니까.


상단 다이얼이 두 개, iso 버튼과 드라이브모드 버튼이 밖으로 나와 있는 것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왼쪽 다이얼은 화이트밸런스 관련 기능들을 모아놓은 것인데, 나는 주로 AWB모드와 캘빈값 직접입력 모드를 사용했다. 사실 캘빈값 직접입력 기능이 없었더라면, 왼쪽 다이얼에 손댈 일이 많이 없었을 것이다. 커스텀화밸을 매번 찍어주기도 귀찮았고, 화밸카드는 꼭 필요할 때마다 내 손에, 주머니에, 가방에 없었다. 그래서 자주 사진을 찍게 되는 환경의 캘빈값을 외워서 쓰곤 했다. 물론 정확하게 맞지는 않았지만, 대충 후보정으로 맞출 수 있는 정도의 영역으로 맞춰놓으면 되니까. 프리셋 모드는...... '지금이 어떤 상황이지?' 하고 생각하기 귀찮아서(...), 혹은 지금 상황에 어떤 프리셋을 적용해야 맞을지를 잘 모르겠어서...... 거의 쓰지 않은 기능. 사실 d5d의 자동화밸은 그다지 정확하지는 않아서, 다양한 상황에 빠르고 간편하게 제대로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드라이브모드 버튼은 사실 거의 항상 연속촬영모드로 놓아둬서 버튼 누를 일이 없었지만, iso 버튼은 매우 유용했다. 노이즈와 블러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면서 감도 수치를 자주 바꿔야 했기 때문이다. d5d의 고감도 성능은 동시대의 동급 바디들과 비슷한, 그냥 평이한 정도 수준이었는데, 요즘이야 대부분 바디들이 iso 3200 정도의 감도는 고감도도 아니라는 느낌의 노이즈 억제 능력을 갖고 있지만, 저 당시만 해도, iso 800 정도 쓰는 것도 마음 크게 먹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후보정으로 노이즈 문지르고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올릴 정도로 작게 리사이즈하는 경우라면 1600까지는 그래도 어찌어찌 썼지만, 3200은 무슨 일이 있어도 써서는 안 되는 영역이었다. 개인적으로는 k100ds보다는 d5d가 약간 나았던 느낌이지만, k100ds는 내가 주로 사용했던 '브라이트모드'에서는 색이 '떡지는' 현상도 자주 나타나고, 노이즈도 좀 더 많았다. 아마 '내추럴모드'끼리 비교하면 거의 비슷할 것이다.


KONICA MINOLTA | ALPHA SWEET DIGITAL | Shutter priority | Spot | 1/80sec | F/5.6 | -0.30 EV | 300.0mm | ISO-1600 | Off Compulsory | 2009:04:03 21:40:58

▲ iso 1600. 시그마 70-300. 리사이즈된 상태에서도 보이는 울긋불긋한 노이즈를 보라......


다만, 전원스위치는 대체 왜 저기에 있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k100ds를 비롯한 펜탁스 dslr들은 전부 셔터를 전원부 레버가 감싸고 있는 형태로 되어 있어서 오른손만으로 촬영 준비를 할 수 있었는데, d5d는 항상 왼손을 필요로 한다. 이 디자인은 a380이 나오기 전까지 계속되었는데, 지금 쓰는 a700 역시 전원스위치가 왼쪽 어깨에 붙어 있어서,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기가 어렵다. 물론 전원을 끄지 않고 쓰면 되지만, 그 상태로 어깨에 매고 다니면 아이센서 때문에 자꾸 후면 LCD가 켜졌다 꺼졌다 하면서 전력을 훌훌 말아드시기 때문에 좀 곤란하다. 이 전원스위치를 제외하면 d5d의 조작계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3. 수동 팝업 플래시


다른 기종들은 내장 플래시가 전부 버튼을 누르면 팝업되는 식이지만, d5d는 사용자가 손으로 들어올려줘야 한다. 촬영 자세에서도 간편하게 팝업할 수 있는데, 렌즈를 받쳐들고 있는 왼손의 엄지손가락으로 살짝 튕겨주면 스스로의 탄성으로 올라간다. 소니는 알파마운트를 계승하면서 이 부분도 계승해서, a550/500이 나오기 전까지의 바디에는 플래시 팝업 버튼이 없었다. 사실 k100ds를 쓰면서 실수로 플래시 팝업 버튼을 눌러서 촬영 중에 닫아주느라 귀찮았던 경험이 몇 번 있어서, 손으로 직접 팝업하는 내장플래시는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여담으로, d5d는 몸체가 작아서 왼손 엄지로 플래시를 튕겨 팝업할 수 있었지만, a700은 몸체가 조금 커져서 그게 어렵다. 내장 플래시의 성능은 그냥 평범한 내장 플래시 그 자체.


4. 그립감


d5d를 처음 쥔 순간, 뭔가 '쫀득하다'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그립감이 좋았다. 물론 보급기라 몸체 크기가 작고, 나는 성인 남성 중에서도 손이 큰 편이라 손가락이 좀 남기는 했지만, 오른손 중지에 걸리는 그립의 느낌은 매우 좋았다. 이 그립감은 이후 소니 바디 설계에도 그대로 이어지는데, 지금 쓰고 있는 a700 역시 그립감이 매우 좋다. k100ds에 비해서는 물론이고, 가끔 영상 촬영 때문에 친구에게 빌려 쓰는 오두막보다도 나은 것 같다. 그립감이 좋으면 일단 손에 단단하게 밀착이 되므로 촬영 중의 조작이 편하고, 손이 덜 피로하고...... 이런 거 다 필요 없고, 무엇보다, 손에 카메라를 쥐었을 때 '기분이 좋다'는 것. 손에서 빠져버릴까 불안하지 않고, 괜히 힘을 더 줄 필요도 없고, 그냥 쥐고 있는 것 자체가 기분 좋은 카메라. 그리고 보급기 치고는 비교적 무거운 편이라, 보급기나 입문기를 쥐었을 때 가끔 느끼는 '경박스럽다' 싶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


5. 전용 슈


이건 묻고 따지고 할 것도 없이 최악의 단점이다. 핫슈에 꽂는 흔한 장난감이나 액세서리도 변환슈를 갖추지 않으면 쓸 수가 없다.


6. 그 밖의 몇 가지 자잘한 특징들


- 감도 설정에서, hi 200과 low 80 설정이 있는데, hi 200은 명부를 살리는 촬영에, low 80은 암부를 살리는 촬영에 적합한 '영역 매칭' 기능. 요즘 바디들의 '다이나믹레인지 최적화'(이름은 기종마다 다를 것이다) 기능의 원조 격이라고 할 수 있다. low 80은 풍경 촬영에 몇 번 써봤음.

- af는 요즘 기준으로는 환장할 수준이다. 중앙 1점만 크로스인데다, 조금만 어둡거나 컨트라스트가 약하면 이것마저도 굉장히 버벅댄다. 위에 올린 카라 사진도 af 때문에 짜증이 난 나머지 mf로 돌려놓고 찍은 것. 다만 당대의 동급 바디들과 비교하면 떨어지는 수준은 아니다.

- 셔터 소리가 매우 날카롭다. 좋은 말로 하면 박력 있는 소리, 사실대로 말하자면 '시끄럽다'.


7. 총평


- 너무나 오래되어 이제는 중고 매물도 찾아보기 어려운,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보급기.

- 바디 내장 손떨림보정 기능은 양날의 칼. 특정 상황에서는 정말 유용한 기능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이 카메라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주 원인이 되었다.

- 쫀득한 그립감, 풍부한 조작계는 지금 기준으로도 훌륭함. 어깨만 보면 중급기인 a700이 더 초라해보임...

- 소니/미놀타 전용 슈를 죽입시다. 전용 슈는 나의 원수.


8. 샘플샷


사실 jpg로만 찍어서 샘플샷이 뭔 의미가 있는지도 모르겠다.(-_-) 그냥 '이 사람은 이 카메라로 이런 사진을 찍었군' 하는 정도의 느낌으로만 보시길. 일단은 전부 무보정 리사이즈, 바디 세팅은 대체로 내추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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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들렌즈. 산 지 며칠 안 됐을 때, 신나서 아무거나 찍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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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들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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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들렌즈. 왜 찍었는지는 모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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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들렌즈. 무지개 구름이 신기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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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놀타 24-85. 구도에 대해서 전혀 모르던 시절......(물론 지금도 전혀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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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그마 7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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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그마 70-300. 화이트밸런스는 캘빈값 직접 입력. 아마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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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놀타 24-85. 처음부터 흑백으로 놓고 찍은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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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놀타 24-85.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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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놀타 24-85. a500 같이 틸트액정 라이브뷰 기능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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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놀타 24-85. 가로등 수직선에 맞추다 보니 바다 수평선이 어긋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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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놀타 2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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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놀타 24-85. 이 때부터 d5d가 오늘내일 하기 시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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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놀타 2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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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놀타 24-85. 역시 처음부터 흑백으로 놓고 찍음.


다음엔 a700 사용기를...... 그게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쿨럭......

Posted by 세치 Trackback 0 :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