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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외대 서울배움터의 잔디광장. 옛 노천극장을 허물고 새로 조성한 공간이다.


한국외대 서울배움터 잔디광장 조성 공사가 8월 말에 마무리되었으나, 당초 합의안과는 여전히 다른 모습이어서 논란을 남기고 있다. 노천극장 공사 시작 전에 행정지원처와 비상대책위원회는 ▲ 구 노천극장의 학생 수용 인원수를 그대로 유지하고, ▲ 도서관을 등진 방향으로 무대를 다시 설치해 학생들이 모여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기존 노천극장의 기능을 유지하며, ▲ 다른 시설물로 자리를 대체하지 않을 것 등을 합의한 바 있다.

잔디광장은 지난 5월 23일에 한 번 공개됐으나, 학생 대표와의 합의를 완전히 무시하고 잔디와 십자로가 깔린 평지광장이 조성된 것으로 확인되어 학생들의 강력한 반발을 샀다. Hufs' candle 총학생회는 즉시 광장 공사를 중지시키고 행정지원처에 항의했으며, 4차례의 협의 끝에 ▲ 학교 측이 사과할 것, ▲ 현실적으로 구 노천극장의 수용 인원수를 그대로 유지하기는 어렵지만 가능한한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는 구조로 할 것, ▲ 도서관을 등지는 무대를 설치할 것 등이 합의되었다. 합의안에 따라 여름 방학 동안에 재공사가 시작되었고, 8월 23일에 있었던 졸업식 직전에 공사가 완료되었다. 그러나 무대 설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무대는 노천극장의 '광장'으로서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장치로 인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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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객석 부근에서.


한편 9월 9일에 발행된 외대학보는 '총학생회의 애너크로니즘(시대착오)'이라는 사설을 통해, 면학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우선이며 집회공간을 요구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며 총학생회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무대를 설치하는 것을 '무리한 요구'로 규정하며, 2012년 가을학기 수강신청 장바구니 기간에 함께 진행된 설문조사 내용(2907명 응답, 노천극장 철거 지지 83%)을 인용해 학생들 대다수가 '조용한 도서관'을 원하는데 총학생회가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총학생회가 '정치적 명분'에 매달리는 것은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고 나왔다.

그러나 학보의 사설이 전후사실관계를 모두 무시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일단 학보에서 인용한 설문조사 자체가 신뢰하기 어려운 것으로, 문항 자체가 노천극장 철거를 전제로 놓고 서술되어 있었던 데다가, 총학생회와의 협의 절차도 없이 단독으로 조감도까지 제시하며 긍정여론을 유도한 것이었다. 심지어 해당 설문조사는 '노천극장 철거' 자체에 대한 찬반을 묻는 것도 아니었다. 따라서 해당 설문조사의 결과 자체를 신뢰할 수 없는 것인데도, 학보는 무리하게 이를 인용해 "학생 대다수의 의견"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학보는 '노천극장 철거 지지 여론'이 어떻게 '무대 설치 반대 여론'과 등치되는지를 설명하지 않았다. '도서관에 소음이 미치지 않도록 무대를 설계할 것'이 노천광장 리모델링 사업의 골자 중 하나였는데, 이때문에 무대가 도서관을 바라보지 않도록 무대와 객석의 자리가 바뀐 것이다. 게다가 도서관 이용자들의 가장 큰 불만사항은 노천극장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노후한 시설과 허술한 관리의 문제였다.

무엇보다도, 애초에 잠정적으로 합의된 안 어디에도 "면학분위기를 해치니 무대를 삭제하자"라는 구절이 없다. 노천극장은 2011년에 본분교통폐합과 관련된 비상총회 당시 1600여 명이 모여 이른바 '4대 요구안'을 결의했던 장소이며, 외대 서울배움터 내에서 유일하게 집회를 열 수 있는 장소였다. 1600여 명이 모였음에도 학교 측은 '4대 요구안'의 이행을 차일피일 미뤄왔고, 그 결과는 영어대 내 학과 통폐합과 같은 일방적인 학사행정으로 돌아왔다. 학교의 일방적인 의사결정을 견제하고, 학생들의 요구를 모아내어 관철시킬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이자, 외대 학생사회 민주주의의 상징과 같은 존재가 바로 노천극장이었던 것이다. 바로 이 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학생 대표자들은 줄기차게 "노천극장을 철거할 시에는 대체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총학생회 측은 잔디광장에 관해서는 학교 측에 합의사항 이행을 촉구하는 한편, 대안 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합의안에는 오바마홀을 학생회 행사용으로 조건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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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에 비하면 계단식 좌석이 추가되어 그 나름대로의 모임 장소로서의 모습을 갖춘 것은 사실이지만, 학교 측이 합의사항을 여전히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은 또다시 논란이 될 전망이다. 학보에 따르면, 잔디광장 공사를 책임진 김재준 건설기획팀장은 "다른 시설을 추가할 계획은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2014학년도에 커리큘럼과 학사제도가 어떻게 바뀔지, '수강신청 대란'은 언제쯤 해결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또다시 학교 측의 독단적인 행정처리가 드러나고 있다.


@milpislove, a700+sal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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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24일. 총학생회가 내건 항의의 현수막들이 붙어있다.


"학교 또 이래?"

"완전 막장이다."


노천극장 옆에 세워져 있던 대자보를 보며, 학생 두 사람이 이렇게 말하며 지나갔다. 5월 23일, 학교 측은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되던 노천극장의 공사 가림막을 철거했고, 그에 따라 공사가 진행중이던 현장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러나 공개된 노천극장의 모습은 최종 합의되었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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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천극장 철거가 결정될 당시에 학교 측과 협의했던 학생 측 당사자인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과 부위원장 명의로 게시된 대자보.


2월 1일에 가림막을 설치하고 본 공사에 들어가기에 앞서 학생 측과 학교 측이 합의한 내용(1월 28일)은 기본적으로 ▲ 구 노천극장의 학생 수용 인원수를 그대로 유지하고, ▲ 도서관을 등진 방향으로 무대를 다시 설치해 학생들이 모여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기존 노천극장의 기능을 유지하며, ▲ 다른 시설물로 자리를 대체하지 않고, ▲ 오바마홀을 학생들에게 무료로 개방해 행사를 열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을 뼈대로 하고 있다. 이후 공사가 시작되고 나서도 양측의 협의는 계속 진행되어, 3월 15일에 최종 합의안이 나왔다. 최종 합의안에서도 기본적인 내용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며, ▲ 건설 중인 사이버 외대 건물에 학생 자치공간을 확보할 것, 과 같은 내용이 추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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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24일. 원래 합의안 대로라면 무대가 설치되었어야 하는 자리지만, 무대는 설치되지 않았고 단지 시멘트로 포장된 길이 지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23일에 공개된 구 노천극장 현장은 사람들이 앉을 수 있는 공간 자체가 거의 고려되지 않았고, 중앙에 십자 모양의 길이 뚫려 있어 사실상 많은 사람이 모여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기능이 없다시피한 '단순 잔디광장'이었다. 한 눈에 봐도, 수용인원 규모가 현재 본관 앞에 조성되어 있는 나무계단 수준을 넘어서지 못할 정도였다. 당초 합의안 대로라면, 평지에 광장을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분지형으로 깊게 파내려가 객석을 많이 설치해야 했다.

구 노천극장은 학생회나 각종 자치단위들이 행사를 여는 중요한 공간이었다. 학생 1600여 명이 모여 학교 측에 4대 요구안을 관철시켰던 2011년 10월 26일의 비상총회를 비롯한 각종 총회, 모임 행사들이 모두 구 노천극장에서 열렸다. 그러나 노천극장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바로 앞에 있는 도서관에 직접적으로 전해져 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들의 문제제기가 꾸준히 있어왔고, 구 노천극장 철거 논의는 이렇게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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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24일. 이것이 '앉을 수 있는 공간'의 전부다. 기존의 노천극장 객석과 비교했을 때, 수용인원 규모가 현저히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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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24일. 가장 높은 위치에서 바라본 노천극장 부지. 거의 평지에 가까운 잔디광장으로 조성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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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24일.


학생 사회는 '노천극장 철거 후 제2도서관 건립'과 '학생 자치 행사 장소로서의 노천극장 보존' 사이에서 오랫동안 논의를 해왔으며, 이 부분은 2011년에 있었던 제46대 총학생회 선거(투표율 저조로 무산) 때나 2012년 봄에 있었던 46대 총학생회 재선거(Hufs in you 선본 당선) 때에도 주요 쟁점 중 하나였다. 이런 다양한 대안들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학교 측은 예산 등의 문제로 "제2도서관 건립은 불가하다"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그리고 학교 측은 '잔디광장 조성' 안을 밀어붙였다. 이로 인해 '제2도서관 건립' 안은 사실상 가능성이 사라졌다. 이제 남은 것은 노천극장을 보존하는 방향 뿐이었는데, 노천극장을 단순히 리모델링만 하는 방안이나 방음벽만 설치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었으나, 학교 측이 잔디광장 조성을 강하게 밀어붙이자, 결국 학생 측은 잔디광장 조성을 받아들였다. 잔디광장을 조성하더라도 노천극장의 기능은 보존해야 한다며 학생 측이 한발 후퇴해 합의한 것이었다.

이렇게 학생들이 한 발 양보해 학교 측의 안을 받아들였음에도, 5월 23일에 공개된 구 노천극장 부지의 모습을 놓고 보면, 학교 측이 학생들과의 협의 내용을 완전히 무시한 셈이다. 현재 Hufs'candle 총학생회는 학교 측에 합의안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음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으며, 일단 현재 진행 중인 마무리 공사는 이에 따라 중지된 상태다.


다음은 총학생회가 공개한 최종 합의 내용(3월 15일).

현재 도서관 앞에 위치한 노천극장 리모델링 여부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였고 이에 대한 많은 논의와 고민 끝에 학교 측과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및 중앙운영위원회(이하 학생회 측이라 한다.) 측의 일정한 사항에 대하여 합의에 도달할 수 있었다. 이에 양 측의 합의 내용을 다시 한번 확인하여 합의 내용을 공고히하고자 한다. 양 측이 합의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노천극장을 잔디광장으로 리모델링함에 있어서 현재 노천극장이 수용할 수 있는 규모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여 잔디광장을 조성하도록 한다.

2. 잔디광장으로 리모델링함에 있어서 현재의 노천극장의 기능 즉, 학생들이 결집하여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리모델링을 진행한다.

3. 잔디광장을 조성함에 있어서 잔디계단에 착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

4. 노천극장을 리모델링하여 잔디광장으로 조성할 때 무대의 설치 방향을 현재의 도서관을 바라보는 방향이 아닌 붉은 광장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설치하여 소음문제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한다.

5. 잔디광장으로 리모델링 한 후 학생회 측에서 필요할 경우 오바마홀을 무료로 대여한다. 이에 대한 세부 기준 및 세부 사항은 별도의 협의를 통해 확정한다.

6. 잔디광장으로 리모델링한 후 학생들의 부족한 자치공간 마련을 위해 현재 축조 중에 있는 사이버외대 건물의 공간에 있어서 학생들이 공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학교 측과 학생회 측이 협의를 진행한다.

7. 잔디광장은 향후 존속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나, 잔디광장의 부지에 부득이한 사정으로 다른 시설물을 건축해야할 경우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진행하고 교내 다른 부지에 노천극장을 건립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여야 한다.

- 위의 내용은 양 측이 합의한 것으로 신의에 따라 이를 준수하고 시행하여야 한다.


(@milpislove, a700+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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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29일 오후 6시, 법학관 B01호 강의실.


외대 서울배움터 제47대 총학생회장단 재선거 후보 공청회가 29일 저녁 6시에 법학관 B01 강의실에서 열렸다. 제47대 총학생회장단 재선거에는 "외대'scandle" 선본(조봉현/권소정)이 단독으로 입후보해, 지난 12월에 있었던 제47대 총학생회장단 선거와 마찬가지로 단선으로 치러지게 되었다. 당시 선거는 최종 투표율이 25.88%에 머물러, 단독 입후보시 선거가 성사되기 위해 필요한 투표율 30%를 채우지 못해 무산되었다. 외대'scandle 선본은 '투명한 학생회'(감사위원회 상설기구화, 감사범위 확장), '3대 직접 참여정책'(총투표, 정책제안제, 학우소환제), '도서관 운영 정상화'(도서관학생위원회 개편, 시설 보수, 제 2도서관 건립 문서화), '학사제도 요구 및 개선'(광역화 소위원회 학생 참여, 이중전공 정상화), '실생활 복지 공약'(흡연공간 설치, 지하캠퍼스 24시간 개방, 자경단 설립 및 순찰) 등 크게 다섯 가지의 공약을 핵심으로 내걸었다.


부후보인 권소정씨가 "큰걸 이뤄낸 학생회가 아니라 기본과 원칙을 수행한 학생회로 기억되길 바란다"라는 기조발언을 함으로써 시작된 공청되는, 교내 언론사(교지, 외대학보, FBS, The Argus)에서 준비한 질문을 먼저 받은 뒤에 서면 질의, 자유 질의를 받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가장 먼저 교지편집위원회에서 준비한, 지난 두 번의 겨울 선거가 모두 무산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정후보인 조봉현씨는, 2011년 선거 때에는 학우들이 정말로 원했던 것을 후보자들이 파악하지 못한 채 이념성을 내세웠기 때문이고, 2012년 선거 때에는 공청회 때에도 드러났듯 학생회에 대한 신뢰 자체가 떨어져있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념성보다는 학내 문제에 중점을 두겠다", "신뢰와 정당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겠다"라며, 앞선 두 선거의 후보들과는 다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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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후보자 조봉현씨가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학우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이냐는 The Argus의 질문에는, "소통이라는 키워드로 말씀드리겠다. 총투표를 강제력있게 실시해서 학우들의 의견을 받겠다."라며, 핵심공약 중 하나인 '총투표제'를 꺼내들었다. 다른 핵심공약 중 하나인 '오바마홀 무료 대관'과 관련해서는, "노천극장 철거와 관련해서 노천극장을 대신할 만한 공간에 대해 논의가 이루어졌고, 그러므로 오바마홀을 가능하면 무료로, 그것이 힘들면 각 단위 별로 횟수를 지정하는 식으로 대관하는 것을 요구하겠다."라고 밝혔다.


최근 서울캠퍼스에서 가장 크게 다루어지고 있는 이슈는 단연 자유전공학부 폐지 논란이다. 공청회에서도 역시 이와 관련한 질문들이 나왔는데, 조봉현 후보는 "당사자가 아닌 경우에는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공감하기가 쉽지 않은 면이 있기 때문에, 당사자가 먼저 의견을 모으고 총학생회가 TF팀 등을 꾸려서 지속적으로 대응해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지난해 12월에 있었던 외대학보 탄압 사태와 관련해 교내 언론사 지원 유지 방안을 묻는 외대학보 측 질문에, "현실적인 방안을 가지고 있는 것은 없으나, 기자님들이 먼저 나서서 가이드라인을 세워주시면 지원할 방법을 찾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뒤에,  "먼저 하면 따라가기만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가 나서면 좀더 정당성이 생긴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이중전공 문제와 관련해서는, "누구나 이중전공을 강제적으로 한다는 전제는 원하는 이중전공을 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야 한다는 거라고 보는데, 그게 갖춰져있지 않은 건 준비가 안 됐다는 뜻이다. 그 전까지는 선택제로 해야한다"라고 밝혔다. 현재 이중전공 제도는 모든 학생이 의무적으로 따르도록 되어 있는데, 이로 인해 수강신청 대란, 콩나물시루 강의실 등의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후 서면 및 자유질의 시간에는 후보자의 주요 공약 중 하나인 교내 흡연구역 설치, 학생회비 감사 등 재정 투명성 확보, 교내 자치단위들의 자치권 보장, 자치공간 24시간 개방, 그리고 핵심 키워드로 내걸었던 '소통'에 관한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조봉현 후보는 전대 총학생회(제46대 Hufs in you)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날선 질문에, "소통 완벽히 실패했다. 잘못 인정한다."라고 답했으나, Hufs in you 총학생회 당시 불거진 회계상 문제에 대해서는 "간이영수증으로 처리된 부분은 전자영수증으로 받아냈고, 회계사의 입회 하에 처리했고, 서명 다 받았다. 징계가 약했던 것은 감사위원회 세칙상 가장 강한 징계인 사과문 게재를 적용한 것"이라며, 상당히 강한 어조로 반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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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후보인 권소정씨가 질의에 답하고 있다.


외대'scandle 선본이 내세운, '교내 선교 제한'이라는 이색 공약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현실적으로 어떻게 막을 것인지, 종교 동아리의 활동은 동아리 활동으로 볼 것인지 선교 활동으로 볼 것인지, 만일 선교 활동으로 보고 제한한다면 타 동아리와의 형평성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묻는 질문에, 권소정 후보가 "일단 확인증 발급을 (방안으로) 생각하고 있다. '다시는 발을 못 붙이게 한다'는 식의 징계까지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라고 답했고, 이어 조봉현 후보가 "신뢰의 문제가 있다. 동아리의 경우라면 우리 학교 사람이고, 위협의 정도로 보면 외부인과는 같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단과대학의 신입생 광역모집화와 관련해 외대'scandle 선본은 '광역모집 단위 소위원회에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는 공약을 내세웠는데, 이에 대해서도 질문이 이어졌다. 동양어대 비상대책위원회에 참여했던 한 학우는 "학우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교수회의에서 나온 걸 통보하는 식이다. 총학생회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하고 물었고, 이에 대해 조봉현 후보가 "일단 비대위원들과 총학생회가 함께 요구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고, 또 하나는 그보다 더 윗선에 요구하는 방법이 있을텐데, 소위원회 학생 참여는 전체학생회일꾼수련회에서 박철 총장님께서 직접 약속하신 것이다."라고 답했다.


질의시간이 끝나고 이어진 정리발언에서, 부후보 권소정씨는 "오늘 나온 것들 충분히 토의하고 설명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인사했고, 정후보 조봉현씨는 다시 한 번 감사위원회 활동을 언급하며, "많은 피드백 받고 논의과정 거쳐서 재정적으로 투명할 수 있는 학생회 만들어나가도록 하겠다. 못다한 말이 있다면 자료집 뒷면 연락처로 편하게 해달라"고 정리했다. 총학생회장단 재선거는 4월 2일과 3일에 치러지며, 양일간 투표가 이루어진 후에도 투표율이 기준에 미달할 경우, 최대 2일까지 투표일이 연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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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본관 앞에 설치된 현수막.


한국외대가 L&D(Language & Diplomacy)학과를 신설하고, 자유전공학부를 폐지하는 등의 학제개편안을 통과시켰다. 한국외대 측이 27일에 언론사들에 보낸 보도자료에 따르면, L&D학과는 고급 외교관을 양성하는 학부 과정이며, 2014학년도부터 신입생을 42명씩 모집한다고 한다. 또한 해당 학과로 입학하는 학생에게는 4년간 등록금 및 국제관계대학원, 통번역대학원 입학 시 석사과정 학비 면제, 외대 통번역대학원 입학 필기시험 면제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고 한다. 자유전공학부의 폐지는 L&D학과를 신설하면서 입학 정원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도자료에 따르면 유기환 입학처장은 "자유전공학부가 본 취지와 달리 인기학과에 학생이 몰려 개편 논의가 진행됐었다", "대학의 강점을 살리기 위해 언어와 외교 분야 학부를 신설해 전폭적인 지원을 할 것"(한국대학신문, "외대, 자유전공 폐지 · 외교관육성과정 신설")이라고 말했다 한다.

그러나 자유전공학부를 폐지하겠다는 결정을 함에 앞서 자유전공학부 학생들과는 전혀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심지어 통보조차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학생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은 27일 저녁에 비상 총회를 열고, 28일부터 본관 앞 나무계단에서 자유전공학부 폐지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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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계단에서 학과 폐지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고 있는 자유전공학부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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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체 점퍼, 속칭 '과잠'으로 불리는 옷을 입은채 피켓을 들고 서있는 자유전공학부 학생들. 소매에 13학번을 의미하는 '13'이라는 숫자가 선명하다.


한국외대 자유전공학부는 2005년에 처음 설립되었는데, 이 때에는 말 그대로 '자유전공', 즉 1학년 때에는 자유롭게 강의를 듣고 2학년이 될 때에 자신의 전공을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되어있는 단위였다. 이 때의 자유전공학부는 그러나 특정 학과 쏠림 현상, 그리고 전공을 선택해 나간 학생들이 해당 학과에서 겉돌게 된다는 사실 등이 큰 문제로 지적되었고, 결국 2009년에 법학과와 함께 폐지되었다. 지금 폐지 논란이 일고 있는 자유전공학부는 이 때의 자유전공학부와는 전혀 별개의 것으로, 사회과학대학 내에서 커뮤니케이션학, 정치학, 외교학, 행정학 등 다양한 사회과학 학문들을 공부하도록 구성된, 독창적인 커리큘럼을 채택하고 있다. 2009년 입학생부터는 다른 학과로 빠져나가는 것이 아니라 자유전공학부 자체의 커리큘럼에 따라 공부하게 되며, 졸업 시에는 '사회과학 학사' 학위를 받게 된다. 따라서 유기환 입학처장이 보도자료에 밝힌 '특정 학과 쏠림현상' 문제는, 실제로는 존재하지도 않는 문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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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전공학부의 한 새내기가 무릎을 꿇고 절규하고 있다. 입학한 지 한 달도 못 되어 소속 학과 폐지를, 심지어 통보받은 것도 아니고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서 알게 된 충격이 표정에 묻어난다.


학교의 입학처가 자 대학 소속 학부가 어떤 체제와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는지도 파악하지 못한 채로 일방적으로 폐지를 결정하는 것은 상식에 어긋난 행태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특히 L&D학과는 외대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정치외교학과, 국제학부, 국제통상학과와도 그 성격이 중복되고 성격이 모호한, 오로지 외교 아카데미(국립 외교원) 만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L&D학과의 입학정원을 확보하기 위해 자유전공학부를 볼모로 삼았다는 부분은 학생들 입장에서는 쉽게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러한 방식의 학과 폐지가 처음 있는 일도 아니며,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없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2012년에 이미 영어대학의 3개 전공이 모두 폐지되고 단일학부로 통합되었으며(또 '일방통행'... 한국외대 졸속 학사개편에 학생들 반발), 동양어대학과 서양어대학은 2014학년도 신입생부터는 전공 구분 없이 단일 학부로 모집하도록 변경되었다. 이러한 의사 결정 과정에서 재학생들은 철저히 배제되었다.

신지원 자유전공학부 학생회장은 "학생들이 흩어지는 것도 아니고 4년 동안 자유전공학부 만의 커리큘럼으로 운영되었다"고 말했고, 다른 자유전공학부 학생은 "똑같은 등록금을 내고 다니는 학교인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한 사람이라도 더 관심을 가져주기를 부탁드린다"며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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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대를 만나면 세계가 보인다"라는 슬로건이 보인다. 그러나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이 입학 시에 기대했던 '세계'는 오히려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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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지원 자유전공학부 학생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실 자유전공학부의 수난은 외대의 것 만인 것은 아니다. 연세대에서도 자유전공학부가 폐지되고 해당 정원을 2014학년도부터 글로벌 융합학부, 융합과학공학부로 일방적으로 전환될 위기에 처했고, 이 문제와 관련해 공청회를 열고 있으나, 학생들의 목소리는 사실상 봉쇄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대의 자유전공 과정은 학생 각자가 전공을 선택하는 형태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것은 '특정학과 쏠림 문제'이나, 이미 서울대에서는 '학생설계전공' 제도 등을 통해 해당 문제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고, 실제로 어느 정도 쏠림 현상이 완화되었다고 한다.(뉴스1, "연세대 자유전공 폐지…학교 탓? 학생 탓?")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는데도 학생들과의 협의로 해결 방법을 강구해보지 않고 일방적으로 폐지해버리는 것은, 학생들 입장에서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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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천극장 공사장 옆에 붙어있는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의 현수막.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은 28일부터 본관 앞 나무계단에서 학부 폐지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고 있으며, 이 집회는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학과를 지켜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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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1일. 노천극장 철거 공사를 시작하기 위해 가림막이 설치되고 있다.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노천극장이 철거된다. 한국외대는 학생 비상대책위원회와의 협의 끝에, 지금 중앙도서관과 국제학사 인근에 자리잡고 있는 노천극장을 철거하고, 잔디광장을 설치하기로 했다. 또한 현재의 노천극장 무대가 중앙도서관을 향해 설치되어 있어 도서관 소음 문제를 유발하고 있으므로, 철거 후 잔디광장을 설치할 때에는 무대를 반대쪽, 붉은광장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설치할 예정이다. 학생 측은 잔디광장으로 전환하더라도 최대한 부지를 깊게 파 들어가, 지금의 노천극장이 수용할 수 있는 인원 만큼을 수용할 수 있게 해달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또 시설이 노후했지만 여전히 학생 자치활동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는 노천극장을 철거하는 대신 오바마홀을 학생들에게 무료로 대여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학교 측의 이같은 결정이 학생들의 의견을 민주적으로 수용한 결과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일단 학교 측이 노천극장을 철거하는 대신 오바마홀을 무료로 제공하기로 한 것에 대해, 오바마홀은 원래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지은 것이므로 당연히 무료로 개방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학교가 일방적으로 학생들에게 '대관료 장사'를 해온 것 자체가 부당하다는 지적이 있다. 또한 학교는 노천극장을 리모델링하거나 방음벽을 설치하는 등의 다른 대안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고, 오로지 '철거 후 잔디광장 조성'이라는 명제를 지키려고만 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노천극장을 둘러싼 논란은 오래 전부터 존재했던, 한국외대 서울캠퍼스의 해묵은 이슈다. 노천극장에서 유발되는 소음에 대해 학생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터져나왔고, 그 때마다 노천극장은 철거론에 의해 위기를 맞았다. 2012년 3월에 있었던 46대 총학생회 재선거에서도 노천극장 문제가 쟁점 중 하나로 거론되었는데, 당시 기호 1번 'Hufs in you' 선본은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모으는 과정을 거쳐 노천극장을 철거한 뒤 그 자리에 제2도서관을 건립하는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노천극장을 철거한다면 당장 학생회, 동아리 등 자치단위들이 행사를 개최할 공간이 사라지는 셈이 되기 때문에, 어느 쪽에서도 "철거해버리자"라고 쉽게 말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학교 측에서는 오바마홀 이용을 제안했지만, 총회나 집회와 같은 행사는 그 성격상 밖에서 보이지 않는 지하공간에서 열리기 어려운 행사고, 또한 외부 행사가 있을 경우, 학교 측이 학생들의 이용을 불허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학생자치단위들이 반발하는 형국이었다.


일단 공사는 시작되었다. 노천극장이 학생 측의 의견이 제대로 수렴된, 자치활동의 장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지 않은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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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03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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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3일 배포된 외대학보 선거특별호외판. 표지 포함 8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외대학보가 박철 총장의 명령으로 발행을 중지당했다. 외대학보 강유나 편집장은 페이스북에 "안녕하세요? 외대학보 편집장 강유나입니다. 외대학보가 총장의 명령으로 발행을 정지당했습니다."로 시작하는 글을 올려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강유나 편집장에 따르면, 한국외대 박철 총장은 지난 9월 24일에 나온 학교 측의 '음주문화개선선언'에 대해 학생회가 반발하고 나선 것에 대해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었다고 한다. 때문에 총학생회 선거를 무산시킬 심산으로, 외대학보에 대해 학생회 선거 관련 기사를 단 한 줄도 싣지 못하고 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유나 편집장이 전하는 주간교수의 말에 따르면, 학교 측은 이러한 발행 중지 조치를 철회할 생각이 없으며, 일부 처장들은 "단선이라 후보가 하나밖에 없는 선거인데, 학보가 공약을 알려주는 것은 불법 선거 개입이다. 고발하고 징계를 줘야한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같은 사실은 건대신문 출신 기자 김정현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함으로써 알려졌으며, 전국의 대학 자치 언론, 학보 관련자들의 지지 연서명이 잇따르고 있다.


외대학보가 학교 측으로부터 탄압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외대학보 페이스북에 따르면, 기사의 배치에 관련된 사소한 문제에 대해서도 학교 측이 개입해왔다고 한다. 가장 가까운 예로 11월 하순에 발간된 955호의 '버자이너 모놀로그'에 대한 기사가 "어떻게 성적인 내용의 칼럼과 총장님 인터뷰를 나란히 넣을 수 있냐"라는 이유로 삭제된 채 나왔다. 2011년 말에는 아예 한 호(944호)가 전량회수됐다. 학교 측이 학보 944호에 게재된 특정 내용(서울배움터 하반기 비상총회 4대요구안 수용)을 문제삼아 학보가 제 때 나오지 못했고, 기자들은 시의성이 떨어지는 기사를 다른 기사로 교체했다. 하지만 발행된 신문에서는 학교 측이 기사를 무단으로 수정해, 결국 기자들은 발행된 학보를 스스로 전량 수거하고 사과의 대자보를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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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말에 붙은 외대학보의 사과문.


학교 측이 학생회 선거 관련 보도 자체를 막으며 학보의 발행을 막은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이와 같은 탄압이 가능한 것은, 외대학보가 완전히 독립된 자치언론이 아니라 부총장 산하 기구로서 학교의 지원을 받고 있는 구조 때문이다. 학교 측으로서는 마음에 들지 않는 내용이 있다면 발행비용을 끊어버리면 그만인 셈이다. 때문에 그간 학교 측으로부터 크고 작은 개입과 탄압이 있었고, 작년의 학보 전량회수 사태와 이번 발행중단 사태는 그렇게 쌓인 갈등이 폭발한 사례인 것이다. 외대학보 뿐 아니라 많은 학교의 대표 신문들이 이처럼 학교의 탄압을 피하기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으며, 때문에 학내의 주요 이슈가 제대로 학생사회에 전달되지 않아 담론 또한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2011년에는 외대학보 뿐 아니라 성대신문 역시 주간교수가 특정 기사를 문제삼아 '결호선언'을 함에 따라 발행되지 못하는 등의 탄압을 겪었고, 건대신문에서는 학교와의 갈등 속에 편집장이 해임되기도 했다.


현재 외대학보 기자들은 언론장학금을 포기하고 사비를 털어 A4용지에 신문을 인쇄해 배포하고 있으며, 배포처는 국제학사, 사회과학관, 인문과학관, 학생식당 등 학보 가판대가 있는 곳이다. 외대학보 측에서는 대량을 한꺼번에 비치하면 학교 측에서 회수할 것이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소량을 자주 비치해놓겠다 밝혔다. 영자신문사 Argus와 외대교육방송국 FBS, 교지편집위원회에서 종이를 모아줌으로써 연대했으며, 조만간에 학내 자치단위들의 연서명이 담긴 대자보가 붙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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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30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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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29일, 법학관 001호. 공청회 시작 직전, 김상년 총학생회장후보와 정상호 부총학생회장후보가 준비 중이다.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단 후보자 공청회가 법학관 001호 강의실에서 열렸다. 공청회장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임원들과 교내 4대 언론사(외대학보, FBS, 교지편집위원회, 아거스) 기자들, 그리고 총학생회장단 선거에 관심 있는 학우 50여 명이 모였다. 공청회는 후보자 소견 발표를 짧게 한 뒤 주요 공약을 설명하고, 언론사 질의, 참석자 서면 질의, 자유 질의, 후보자 정리 발언 순으로 진행됐다. 이번 총학생회장단 선거에는 Wel.Com.E 선본이 단독 입후보했으며, 복지와 소통 및 재정투명성의 세 가지 분야로 공약을 설명했다. 복지 분야에서는 도서관의 낡은 책걸상을 교체하고 도서관학생위원회를 확대개편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내세웠으며, 또한 교내에 쓰레기통, 여성용품 자판기, 벤치 등 편의시설들을 대폭 확충하겠다고 했다. 소통 분야에서는 월별점수제를 통한 총학생회 활동 피드백과 건의함 설치를 우선으로 내세웠으며, 재정투명성 분야에서는 월별 결산 및 통장 사본 공개를 원칙으로 하겠다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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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29일, 법학관 001호 강의실. 공청회가 시작되기 직전, 약 30여 명이 앉아 있었다. 이후 참석자가 늘어 약 50여 명이 강의실을 채웠다.


Wel.Com.E 선본 단독으로 진행된 공청회였던 만큼, Wel.Com.E 선본의 공약에 대한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졌고, 김상년 총학생회장 후보와 정상호 부총학생회장 후보는 3시간 여에 걸쳐 이에 답변했다. 김상년 후보는 "구체적으로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어떻게 하겠다는 방안이 없다"라는 지적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며, 이렇게 모인 의견을 바탕으로 학교에 요구할 것"이라고 답했다. '총학생회의 의견'이라고 말하며 요구하는 것보다 '학생 전체의 의견'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 효과가 더 클 것이고, 학교 측에서도 이런 요구를 무시할 수 없다는 논리였다. 학교 측과 대화가 잘 되지 않는 경우, 또는 학교 측에서 일방적으로 거부할 경우에는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언론사 질의에 응답할 때에는 '삭발'이나 '총장실 점거'까지 생각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이후 서면 및 자유 질의에 대한 응답에서는 "학우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계속해서 요구할 것이며, 학교 측에서 납득할 만한 이유를 들어 설득한다면 이를 학우들에게 잘 설명해 오해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참석자 서면 질의 및 자유 질의 시간에는 공약의 구체적인 부분에 대한 질의 및 질타가 쏟아졌다. 그러나 공약과 관련된 학내 문제의 많은 부분에 대해서 "잘 모르겠다",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라고 대답한 경우가 많아, 참석자들의 우려를 자아냈다. 특히 본분교 통폐합과 관련한 의견수렴 문제, 광역모집과 관련한 소위원회 구성 문제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 경영학부에 재학 중인 한 학우는 "저는 오늘 자리가 과연 청문회인지 후보 두 분을 가르치러 나온 자린지 혼란스럽다. 학생회가 만만하십니까?"라며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학생회는 만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준비가 덜 된 부분이 있다면 사과드리겠다."라고 했다. 한 학우는 "지하캠퍼스 소음 문제나 자치공간 부족 문제에 대한 고민이 없어보인다."라며 비판했고, 김 후보는 이에 대해 역시 "불편함을 생각해두고는 있었지만 정책화 과정에서 미처 고려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차후에 제대로 준비해 답변을 드리겠다."라고 답했다.


후보자들은 또한 기존 학생회 체계나 의사결정 구조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해, 학생회 경험이 거의 없다는 약점을 그대로 드러냈다. 김상년 후보는 단과대 학생회와의 소통 대책으로 '중앙운영위원회'를 들었으나, "중운위는 원래 계속 잘 해오던 것이고, 수직적인 학생회 체계가 소통을 가로막고 있는데, 구조적으로 어떻게 소통을 개선할 것인가"라는 재질의를 받았다. 이에 김 후보는 "수직적인 구조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으며, 학생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못하는 것은 각 단위 학생회의 역량 문제다."라고 답했다. 이어 학생회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정후보 김상년씨는 학생회의 역할에 대해 "학교와 학생 사이의 메신저라고 생각합니다. 메신저 역할을 해야 하지만, 어떤 사안이 터지고 문제가 생기면 알아보고 정보를 충분히 알려주고 의견 수렴해서 행동할 수 있는 것이 학생회라고 생각합니다."라는 생각을 밝혔으며, 부후보 정상호씨는 "의견을 모으는 다리 정도라고 생각합니다."라고 했다. 또한 앞서 준비가 필요하다고 답했던 사안들에 대해서는 올해가 끝나기 전에 준비를 마쳐서 임기가 시작되는 즉시 시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공청회가 끝나고 경품 추첨이 이어졌는데, 당초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참석자를 100명 정도로 계산하고 경품을 준비하려 했으나, 참석자가 당초 예상보다 적어 부득이하게 경품을 축소하겠다며 양해를 구했다. 경품으로는 태블릿PC인 '넥서스7', 백화점 상품권, USB 메모리, 문화상품권, 학생식당 쿠폰 등이 걸렸다.


김상년 후보는 "부족한 부분들은 인정을 합니다. 오늘 의견들, 비난하시는 것도 있는데, 감사하다고 생각하고요. 비난을 하셔도 좋고 의견도 좋고, 이런 부분은 잘못됐다, 이게 뭐하는 거냐 비난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학생회는 학생들이 다 참여해서 이끌고 갈 수 있는 학생회라고 생각합니다."라며, 자료집에 표기된 자신의 전화번호로 어떤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건 모두 외대인의 목소리로 감사히 받겠으니 연락해달라는 말로 공청회를 정리했다.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단 선거는 12월 5~6일 양일간 진행되며, 선거시행세칙 9조 3항에 의거, 투표율이 30%를 넘길 경우에 선거가 성사되어 투표함이 개봉된다. 만일 투표일 연장에도 불구하고 투표율이 30%에 이르지 못할 경우에는 선거가 무효 처리되며 총학생회장단 선출은 내년 3월로 넘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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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30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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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30일,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중앙도서관 앞. 학생회 대표자들이 단식농성 중이다.


학생들이 곡기를 끊었다. 한국외대 서울캠퍼스의 각 단위 학생회 대표자들은 10월 30일 오전부터 캠퍼스 중앙도서관 앞에 천막을 치고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실제 단식을 시작한 것은 하루 전인 10월 29일부터였으나, 천막이 준비되고 농성에 돌입한 것은 30일부터다. 이들은 학교 측의 계속된 자치권 탄압과 일방적인 학과 통폐합 추진(또 '일방통행'... 한국외대 졸속 학사개편에 학생들 반발 참조), 그리고 학교 측의 학자요구안 약속 불이행 등에 항의하며, 학교 측과 대등한 입장에서 논의할 수 있는 기구를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이슈화가 된 것은 주점 설치 금지문제(금지를 금지하라! '금주령' 항의 기자회견 참조)였으나, 사실 외대 학생회가 겪고 있던 자치권 탄압은 그 맥락이 꽤 오래된 것이었으며, 주점 문제는 그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학교가 학생 자치 활동을 탄압하는 데 가장 쉬운 방법은 역시 돈줄을 쥐는 것이다. 외대 총학생회는 지난 10월 4일 기자회견에서도 "9월 26일 정기 총회 교비가 아직도 들어오지 않고 있다", "2학기 축제 교비 또한 들어오지 않고 있다"라고 호소했다. 작년(2011년)에도 2학기 축제 교비가 지급되지 않아, 당시 '나비효과' 총학생회는 기아자동차와 같은 기업 후원을 얻어 간신히 축제를 치러낼 수 있었다. 학교 측은 "교비 규모는 이미 1학기 때 정해졌으며, 잔액이 없기 때문에 더 줄 수가 없다"라고 맞서고 있지만, 정상혁 총학생회장은 지난 10월 19일 공청회에서, "우리는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으며, 1학기 때 정해졌던 것이라면 이미 그 때부터 싸워왔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돈이 없다"고 버티던 한국외대가 동아일보사의 종편채널인 '채널A'에 1억원을 투자했음이 밝혀지면서 학생들의 반발이 더욱 커지고 있다.(13개 대학, 종편 129억 투자 참조)


학생회 대표자들은 11월 7일에 비상총회를 열고, 학교 측에 학생들의 목소리를 전달할 계획이다. 작년(2011년) 10월 26일에 열렸던 비상총회에는 1500여 명이 참석해 총회가 성사되었으며, 이들은 총회를 마치고 총장실을 점거했다. 당시 학교 측에 전달해 답을 얻었던 의제는 4가지로, 본분교 통폐합을 학생들과의 협의 속에 진행하며, 그 과정 속에서 학과 구조조정이 발생할 경우 학생들의 의견을 존중할 것, 총학생회 교비를 조속히 지급할 것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 의제들은 1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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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24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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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24일,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인문과학관에 붙은 대자보.


한국외대의 일방통행 행정이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10월 24일, 한국외대 영어대학 학생회장 명의로 된 대자보가 붙었다. 한국외대가 교육과학기술부 권고사항인 본분교 통폐합에 따른 학과 구조조정을 무리하게 시도하면서, 학생들과의 소통이 전혀 이루어지지 못했음을 지적하는 내용이었다. 대자보에 따르면, 학교 측은 1학기 말에 학생들과 논의된 안을 기각하고 새로운 구조조정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통보를 지난 19일에 해왔으며, 덧붙여 새로운 안 제출의 시한을 25일까지로 못박아두었다고 한다. 학교 측의 안에 따르면, 영어대학 전체가 '영어학부'라는 단일학부 체제 내에서 다시 '영어전공'이라는 단일 전공으로 통폐합되어야 한다. 현재 영어대학 내에는 영어학과, 영문학과, 영어통번역학과가 존재하며, 각 학과마다 전문화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영어대학 학생들은 이 통보에 반발해 24일부터 인문과학관 앞 분수대에서 '공부시위'를 진행하고 있으며, 쪽지를 모아 학교 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본분교 통폐합은 한국외대의 해묵은 이슈 중 하나다. 2011년에는 박원 당시 총학생회장을 비롯한 학생회 임원 여러 명이 학교 측의 일방적인 본분교 통폐합 추진에 항의하는 단식투쟁을 벌이기도 했고, 그 해 10월 26일에 열린 비상총회에는 무려 1568명이 모였다. 비록 학벌주의에 편승하거나 조장하는, 혹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공격하는분위기가 어느 정도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학교 측의 일방적인 학사 행정 추진에 반발해 학생들이 모였고, 또 총장실 점거에까지 나서는 등 집단행동을 보인 것은 분명히 주목할 만한 일이었다. 결국 학생회는 본분교 통폐합, 복수전공 문제, 동아리방 이전 및 시설 리모델링 문제, 총학생회 교비 문제 등에 대한 학교 측의 답을 얻어냈다. 한국외대는 '학생들과 협의하여' 본분교 통폐합을 진행시키기로 했고, 총학생회 교비에 대해서도,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등록금이 인하되더라도 교비가 깎이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라고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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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24일,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인문과학관 앞. 학교 측의 일방적 행정에 항의하는 학생들이 중간고사 기간 다운(?) '공부시위'를 벌이고 있다.


본분교 통폐합 추진 과정에서 영어대학이 도마 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에는 학교 측이 영어통번역학과를 '영어커뮤니케이션학과'로 바꾸려다가 학생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철회하기도 했다. 이는,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내린 본분교 통폐합 지침에, 캠퍼스 간에 중복되는 학과가 없어야 한다는 조항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외대에는 서울캠퍼스(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이문동)와 글로벌캠퍼스(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모현면)가 있고, 영어통번역학과는 양 캠퍼스에 모두 하나씩 존재한다. 이 때문에 본분교 통폐합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두 캠퍼스 중 한 곳의 '영어통번역학과'를 '정리'해야 한다는 것이 학교 측의 입장이다. 한국외대는 지금까지, 본분교 통폐합을 위한 학사개편안을 교과부에 제출했다가 무려 5번이나 반려당했다. 학교 측으로서는, 본분교 통폐합을 빨리 매듭짓지 않으면 양 캠퍼스를 각각 분리된 학교로 두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종합대학'에서 '중소대학'으로 분류가 바뀌고, 정부로부터 받을 수 있는 지원금도 40억 가량 줄어드는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밀어붙이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목소리가 거의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2011년 10월 26일에 있었던 비상 총회에서 총학생회가 내세운 것은 "'학생 동의 없는' 본분교 통폐합 반대"였다. 본분교 통폐합이라는 의제 자체, 혹은 이 의제가 다루어지는 방식(학벌주의, 배타성 등)에 대한 비판이 있었지만, 적어도 학교 측이 하는 것처럼 '일방적인' 방식으로는 안 된다는 것은 다수가 공유하고 있던 것이다. 학교 측의 이런 일방통행적 흐름은 최근에 있었던 주점 금지 사건, 하반기 축제 교비 미지급 사건 등으로 이어지면서 더욱 그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영어대학 학사 구조조정 문제는 이런 흐름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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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24일,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인문과학관 앞. 학회 '비타 악티바'가 긴급히 만들어 붙인 연대 대자보.


영어대학 측은 일단 구조조정안 제출기한인 25일에 학생들의 목소리를 담은 쪽지들을 함께 제출하고, 27일까지 '공부시위' 행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각 단위 학생회나 학회에서도 대자보를 써 붙이는 등의 방식으로 연대행동에 나서고 있다. 학교 측은 주점 문제, 축제 교비 등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답변을 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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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05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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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4일, 한국외대 본관 앞. 일본어대학 학생회 소속이라고 밝힌 학생이 발언하고 있다.


10월 4일 오전 10시에 한국외국어대 본관 앞에서, 주점 설치 금지를 골자로 하는 학교 측의 '교내 음주문화 개선 선언'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총학생회를 비롯해 각 단과대학, 학회 등 학교 내의 많은 단위에서 모인 30여 명의 학생들은 지난 9월 24일에 학교 측이 발표한 '교내 음주문화 개선 선언문'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자리에서는 특히 그 동안에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어왔던 본분교 통폐합, 이중전공 문제, 자곡동 학교 부지 처리 문제, 비전임교수 처우 문제 등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목소리들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상징하는 듯한, 다양한 언어로 된 손팻말들이 이채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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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4일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본관 앞.


9월 24일, 한국외대는 '교내 음주문화 개선 선언문'을 발표했다. 교무위원 및 학과장 일동의 명의로 된 이 선언문은, "주폭 및 무분별한 음주행위로 인한 사고"에 우려를 표하며 △캠퍼스 내 주점 설치 불허, △학교 구성원의 잘못된 음주관행을 시정하기 위해 노력할 것, △캠퍼스 내의 각종 행사 등으로 인한 소음을 사전에 막아 면학분위기를 조성할 것을 내세웠다. 이 선언문은 외대 학생들에게 이메일로 전달됐으며, 이틀 뒤에는 학교 이곳저곳에 대자보 형태로 게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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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외대 학생식당에 붙은 '음주문화 개선 선언문'.


그러나 이 선언이 단지 일방적인 '선언'일 뿐, 학생들과의 어떤 협의 절차를 거친 것이 아니었음이 드러났다. 기자회견에서 첫 번째로 마이크를 잡은 위정섭 서양어대 학생회장은, "우리는 술을 못 마신다는 것에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과 한 마디도 하지 않는 학교 측의 행태에 분노하는 것"이라고 말문을 열면서, 어떤 협의 노력도 없이 일방적으로 이런 선언이 나왔음을 강하게 질타했다. 특히 학교 측의 우려를 학생 사회에서도 인지하고 있었으며 자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고 밝히면서, 학교 측의 이번 조치가 부당함을 알렸다.


금지가 남발되고 있다. 지난 달, 보건복지부는 대학 캠퍼스 내에서 음주 및 주류 판매를 금지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 이전, 18대 국회 때에는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 고승덕 국회의원이 비슷한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만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심야 온라인 게임 이용을 원천 금지하는 '셧다운제'가 지난해부터 시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이 규제 대상을 모바일 기기, 태블릿PC용 게임에도 확대적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알려졌으며, 이 때문에 "'애니팡'을 규제하겠다는 것이냐?"라는 오해 섞인 반발이 거세게 일기도 했다. 성균관대에서는 학내의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학칙이 위력을 떨치고 있고, 성공회대에서는 이정구 신임 총장이 대자보판을 새로 설치해달라는 요구를 묵살해 학생들이 이에 반발해 대자보판 만들기 퍼포먼스를 벌였고,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는 학내 노동자에 연대하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지속적으로 철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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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19일 성공회대 새천년관 앞. 한 학생이 대자보판에 못을 박고 있다.


지난 9월 25일 저녁, 서울특별시 종로구 보건복지부 건물 앞에서는 보건복지부의 '금주령'에 반대하는 '음주 시위'가 있었다. '청년대선캠프'를 중심으로 청년들이 모여 항의 발언을 하며 고기를 굽고 술을 마시는 이색 시위였다. 박정훈씨는 "이렇게 금지만 하는 것은 학생들의 자치를 탄압하려는 것 아닙니까? 성균관대에서는 정치활동도 금지한다던데. 이게 국민건강증진법인데, 정 학생들의 건강이 걱정이 되면 무상의료를 하던가."라고 말해 참가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이 시위에 대해서 경찰과 경비 업체 측이 다소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시위는 여러 매체를 탔고, 주목을 받았고, 소위 말하는 '어그로'를 끌었다. 이를 다룬 기사에 달린 댓글은 대부분 "고작 술 마시게 해달라고 시위라니?" 정도였다. 그리고 절묘하게도, 비슷한 시기에 한국외대는 '면학 분위기 조성을 위해' 교내 주점설치를 불허하겠다는 선언문을 내놓으며, 언론을 통해, 주점을 설치한 단위에 대해 장학금 삭감 등의 징계를 내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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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25일 보건복지부 앞 음주시위 모습.


학생들이 말하고 싶은 것이 정말 "술 마시게 해주세요!"에서 끝나는 것이었을까? 엄밀히 따져 내려가보면, 술은 단지 하나의 소재일 뿐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8월 31일에 정부재정지원 제한 대학 목록을 발표했고, 이 명단 속의 학교들은 '부실대학'이라는 낙인을 받았다. 교과부의 부실대학 선정 기준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재학생 충원율과 취업률인데, 이 때문에 대학들이 취업에 불리한 학과들을 통폐합하거나 정원을 줄이는 등의 혹독한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했다. 동국대에서는 북한학과, 문예창작학과 등을 통폐합하는 등의 구조조정에 반발한 학생들이 총장실을 점거하고 본관 앞에서 텐트농성을 벌이기도 했고, 이 과정에서 몇몇 학생들이 징계를 받았다.("정도씨, 팔정도 앞에서 교육의 정도를 말하다" 참조)


대학의 사활이 취업률에 걸려있다보니, 학교들은 학문을 포기하고, 학생을 독려해 취업하게 만드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당장 성공회대에서는 이정구 총장이 새로 취임하자마자 동아리들을 통폐합하고 '취업에 도움 되는' 동아리들을 지원하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청년대선캠프 하윤정 대변인은 청년대선캠프 설립 총회에서 '대학내일'에 실린 "개나 소가 되는 데도 수천이 든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소개하며, "매일 아침 토익학원 다니고 있는데, 이렇게 사는 삶이 공장에서 찍혀 나오는 인형의 삶과 무엇이 다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취업에만 매몰되기 시작하면, '취업에 도움되지 않는' 것들은 전부 '불필요한' 것이 되고 만다. 지금의 '금지주의'가 우려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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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정섭 서양어대 학생회장. "우리는 술을 못 마신다는 것에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과 한 마디도 하지 않는 학교 측의 행태에 분노하는 것입니다."


위정섭 서양어대 학생회장의 발언이 끝나고, 양유진 중국어대 학생회장이 마이크를 넘겨받았다. 그는 "학교가 남발하는 비민주적 규제에 반대한다. 학생들의 자치활동은 학교가 간섭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주폭 문제, 면학 분위기 운운하지만, 학교에서 공부하기 힘든 이유는 무엇인가? 비싼 등록금, 낡은 도서관, 100명이 넘는 학생들이 한 강의실에서 강의를 들어야 하는 현실이다."라며 '면학 분위기'라는 단어가 기만적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일본어대 학생회에 소속된 김선이 학우는, 학교가 교과부의 대학 평가항목 중 전임교수 충원률을 맞추기 위해 비전임교수 수업을 줄이는 식으로 대응하면서 비전임교수의 생계는 물론 학생들의 수업권도 침해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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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유진 중국어대 학생회장. "학교는 면학 분위기 운운하지만 학교에서 공부하기 힘든 진짜 이유는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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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어대 김선이 학우. "비전임교수를 줄이는 조치가 있었는데, 이는 비전임교수의 생계와 학생 수업권을 침해하는 것입니다."


교과부의 대학 평가항목은 취업률, 재학생 충원율, 전임교원 확보율, 교육비환원율, 학사관리 및 교육과정 운영, 장학금 지급률, 상환율, 등록금 부담완화 등 모두 8개(한국대학신문, [시론]부실대학 선정 평가와 대학의 자율)였다. 한국외대는 재학생 충원율이나 취업률 등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전임교원 확보율, 그 중에서도 전임교원 수업비율에서 문제가 있었다. 전체 수업 중에서 전임교원이 진행해야 하는 수업의 비율을 기준에 맞춰야 했는데, 사실 전임교원을 확보하는 것이 단기간에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한국외대는 그 특성상 외국어나 지역학 관련 강의가 많은데, 소수어과의 경우에는 더욱 전임교원 확충이 쉽지 않다. 그러나 교과부의 기준은 천편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것이었고, 외대 측에서는 결국 '비율'만 맞출 요량으로, 비전임교원 수업을 줄였다. 그 결과는 '수강신청 대란'과 '콩나물 강의실'로 나타났다. 사실상 학생들의 학습권이 뒷전으로 밀려난 형국이었다.


조봉균 정치외교학과 학생회장이 마이크를 이어받았다. 그는 학교 측이 최근 플래카드, 대자보 등을 규제하고 게시판을 축소해온 것과 함께 주점을 금지한 것에 대해 '비민주적 조치'로 규정하고, "말이 면학 분위기지 학교 측이 면학 분위기 조성을 위해 무엇을 했습니까?"라며 이중전공 문제, 복수전공 문제를 들며 학교 측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취업률'로 모든 것이 평가되는 상황, 경제위기나 청년실업 문제들이 왜 학생들의 책임으로 전가되느냐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는 전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이지 주점 금지 같은 조치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이어 독재에 대한 저항과 외대의 '제2건학' 이야기를 언급하며, "이런 탄압은 우리에게도 책임이 있다. 함께 논의하고 토론해서 학생 자치를 살려야 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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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봉균 정치외교학과 학생회장.


이어 러시아어과 새내기 과대표가 마이크를 넘겨받아 선언문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면학 분위기 조성', '음주 관행'에 대한 학교 측의 입장에 조목조목 반박한 뒤, "무엇보다 심각한 건 학우들과 일절 상의가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한 것이다. 이는 학생자치권을 탄압하는 것으로, 총장 권력이 너무 남용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렇게 되면 학교가 학원이 아니고 무엇입니까?"라고 말해, 대학교의 본질을 따졌다. 학회 '비타악티바'의 김태호 회장은 "학교 측의 지독한 권위주의"라고 말하며 학교 측의 일방적인 조치를 강하게 비판하려 했으나, 긴장 때문인지 발언을 끝내지 못했다.(그는 후에, 원래는 학교 측의 소통 없는 일방적인 태도를 강하게 비판하며 "설령 진정 음주문화의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하였다면, 이런 식의 통보가 아닌 학교가 생각하는 문제점을 학생과 함께 공유할 논의의 장을 마련했어야 했습니다.", "이 학교의 일방적인 규제적, 규율적인 조치를 ‘대학생의 특권’을 막고 있다고 프레임을 잡아 보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것은 학교라는 한 사회, 공동체 내의 학생이라는 구성원이 온전히 주체로 자리 잡고 있는가, 그렇지 않은 가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가 지적하고 싶었던 것은 '대학생의 특권'에 대한 이야기로 흐르는 것을 경계하고, 학생이 학교 내에서 진정한 주체로 자리잡을 수 있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논의가 전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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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어과 새내기 대표.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학우들과 일절 상의가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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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호 '비타악티바' 학회장. "지독한 권위주의에 분노를 느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상혁 총학생회장이 마이크를 잡고, 학교 측이 자치활동을 지속적으로 탄압해왔다고 말했다. 지난 9월 26일에 있었던 학생 총회에 대한 교비 지원이 아직도 들어오지 않았으며, 당장 다음주에 치러내야 할 축제 교비 또한 들어오지 않고 있다고 언급한 뒤, 주점 금지 조치는 이러한 학생자치 탄압의 연장선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학생회 등 단위에서 주점 금지 조치를 '학생자치 탄압'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은, 바로 주점이 학생 단위 운영에 있어서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주점은 단위의 학우들을 한데 모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 중 하나고, 이를 통해서 학생회의 사업이나 학내외 여러 이슈들에 대한 홍보가 가능하다. 특히 주점을 통해서 얻어지는 수익은, 언제나 경제적으로 목말라 있는 학생 단위에게는 상당히 큰 도움이 된다. 학교 측이 학생 단위를 쥐고 흔들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하다. 교비 지원을 늦추는 식으로 '돈'을 막아버리는 것이다. 2011년 하반기 축제 역시 학교 측의 교비 지원이 늦어지면서 결국 기아자동차, 두타 등의 후원을 얻어 간신히 치러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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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혁 총학생회장. "학교 측의 징계 시도나 장학금 삭감 시도에 맞서 싸울 것입니다. 많은 관심과 격려, 참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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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어와 인도어로 된 손팻말.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주점 금지에 반대한다는 내용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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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대의 또다른 이슈 중에는 '자곡동 부지' 관련 문제도 있다. 학교 측은 과거에 등록금으로 구매한 자곡동 부지를 판매하면서 720억을 얻었으나, 이것을 학생들에게 재투자하지 않고 송도 캠퍼스를 짓는 데에 사용하겠다고 밝히면서 학생들과 마찰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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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나라 언어인지도 모르겠지만 왠지 라틴과 노르만의 향기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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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는 위정섭 서양어대 학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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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는 양수민 글로벌경영대학 학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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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을 마무리하고 박수!


참가자들은 이어 회견문을 낭독하고, 함께 구호를 외친 뒤 기자회견을 마쳤다. "학생 자치권 탄압하는 주점 금지 백지화하라", "학생들의 힘으로 민주 외대 지켜내자"라는 구호가,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10월의 아침 하늘에 울려퍼졌다. 이 목소리들이 교수들, 총장의 귀에는 들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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