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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9.10 노천극장을 대신하는 잔디광장, 무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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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외대 서울배움터의 잔디광장. 옛 노천극장을 허물고 새로 조성한 공간이다.


한국외대 서울배움터 잔디광장 조성 공사가 8월 말에 마무리되었으나, 당초 합의안과는 여전히 다른 모습이어서 논란을 남기고 있다. 노천극장 공사 시작 전에 행정지원처와 비상대책위원회는 ▲ 구 노천극장의 학생 수용 인원수를 그대로 유지하고, ▲ 도서관을 등진 방향으로 무대를 다시 설치해 학생들이 모여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기존 노천극장의 기능을 유지하며, ▲ 다른 시설물로 자리를 대체하지 않을 것 등을 합의한 바 있다.

잔디광장은 지난 5월 23일에 한 번 공개됐으나, 학생 대표와의 합의를 완전히 무시하고 잔디와 십자로가 깔린 평지광장이 조성된 것으로 확인되어 학생들의 강력한 반발을 샀다. Hufs' candle 총학생회는 즉시 광장 공사를 중지시키고 행정지원처에 항의했으며, 4차례의 협의 끝에 ▲ 학교 측이 사과할 것, ▲ 현실적으로 구 노천극장의 수용 인원수를 그대로 유지하기는 어렵지만 가능한한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는 구조로 할 것, ▲ 도서관을 등지는 무대를 설치할 것 등이 합의되었다. 합의안에 따라 여름 방학 동안에 재공사가 시작되었고, 8월 23일에 있었던 졸업식 직전에 공사가 완료되었다. 그러나 무대 설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무대는 노천극장의 '광장'으로서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장치로 인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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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객석 부근에서.


한편 9월 9일에 발행된 외대학보는 '총학생회의 애너크로니즘(시대착오)'이라는 사설을 통해, 면학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우선이며 집회공간을 요구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며 총학생회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무대를 설치하는 것을 '무리한 요구'로 규정하며, 2012년 가을학기 수강신청 장바구니 기간에 함께 진행된 설문조사 내용(2907명 응답, 노천극장 철거 지지 83%)을 인용해 학생들 대다수가 '조용한 도서관'을 원하는데 총학생회가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총학생회가 '정치적 명분'에 매달리는 것은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고 나왔다.

그러나 학보의 사설이 전후사실관계를 모두 무시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일단 학보에서 인용한 설문조사 자체가 신뢰하기 어려운 것으로, 문항 자체가 노천극장 철거를 전제로 놓고 서술되어 있었던 데다가, 총학생회와의 협의 절차도 없이 단독으로 조감도까지 제시하며 긍정여론을 유도한 것이었다. 심지어 해당 설문조사는 '노천극장 철거' 자체에 대한 찬반을 묻는 것도 아니었다. 따라서 해당 설문조사의 결과 자체를 신뢰할 수 없는 것인데도, 학보는 무리하게 이를 인용해 "학생 대다수의 의견"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학보는 '노천극장 철거 지지 여론'이 어떻게 '무대 설치 반대 여론'과 등치되는지를 설명하지 않았다. '도서관에 소음이 미치지 않도록 무대를 설계할 것'이 노천광장 리모델링 사업의 골자 중 하나였는데, 이때문에 무대가 도서관을 바라보지 않도록 무대와 객석의 자리가 바뀐 것이다. 게다가 도서관 이용자들의 가장 큰 불만사항은 노천극장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노후한 시설과 허술한 관리의 문제였다.

무엇보다도, 애초에 잠정적으로 합의된 안 어디에도 "면학분위기를 해치니 무대를 삭제하자"라는 구절이 없다. 노천극장은 2011년에 본분교통폐합과 관련된 비상총회 당시 1600여 명이 모여 이른바 '4대 요구안'을 결의했던 장소이며, 외대 서울배움터 내에서 유일하게 집회를 열 수 있는 장소였다. 1600여 명이 모였음에도 학교 측은 '4대 요구안'의 이행을 차일피일 미뤄왔고, 그 결과는 영어대 내 학과 통폐합과 같은 일방적인 학사행정으로 돌아왔다. 학교의 일방적인 의사결정을 견제하고, 학생들의 요구를 모아내어 관철시킬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이자, 외대 학생사회 민주주의의 상징과 같은 존재가 바로 노천극장이었던 것이다. 바로 이 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학생 대표자들은 줄기차게 "노천극장을 철거할 시에는 대체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총학생회 측은 잔디광장에 관해서는 학교 측에 합의사항 이행을 촉구하는 한편, 대안 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합의안에는 오바마홀을 학생회 행사용으로 조건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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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에 비하면 계단식 좌석이 추가되어 그 나름대로의 모임 장소로서의 모습을 갖춘 것은 사실이지만, 학교 측이 합의사항을 여전히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은 또다시 논란이 될 전망이다. 학보에 따르면, 잔디광장 공사를 책임진 김재준 건설기획팀장은 "다른 시설을 추가할 계획은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2014학년도에 커리큘럼과 학사제도가 어떻게 바뀔지, '수강신청 대란'은 언제쯤 해결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또다시 학교 측의 독단적인 행정처리가 드러나고 있다.


@milpislove, a700+sal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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