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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외대 서울배움터의 잔디광장. 옛 노천극장을 허물고 새로 조성한 공간이다.


한국외대 서울배움터 잔디광장 조성 공사가 8월 말에 마무리되었으나, 당초 합의안과는 여전히 다른 모습이어서 논란을 남기고 있다. 노천극장 공사 시작 전에 행정지원처와 비상대책위원회는 ▲ 구 노천극장의 학생 수용 인원수를 그대로 유지하고, ▲ 도서관을 등진 방향으로 무대를 다시 설치해 학생들이 모여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기존 노천극장의 기능을 유지하며, ▲ 다른 시설물로 자리를 대체하지 않을 것 등을 합의한 바 있다.

잔디광장은 지난 5월 23일에 한 번 공개됐으나, 학생 대표와의 합의를 완전히 무시하고 잔디와 십자로가 깔린 평지광장이 조성된 것으로 확인되어 학생들의 강력한 반발을 샀다. Hufs' candle 총학생회는 즉시 광장 공사를 중지시키고 행정지원처에 항의했으며, 4차례의 협의 끝에 ▲ 학교 측이 사과할 것, ▲ 현실적으로 구 노천극장의 수용 인원수를 그대로 유지하기는 어렵지만 가능한한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는 구조로 할 것, ▲ 도서관을 등지는 무대를 설치할 것 등이 합의되었다. 합의안에 따라 여름 방학 동안에 재공사가 시작되었고, 8월 23일에 있었던 졸업식 직전에 공사가 완료되었다. 그러나 무대 설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무대는 노천극장의 '광장'으로서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장치로 인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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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객석 부근에서.


한편 9월 9일에 발행된 외대학보는 '총학생회의 애너크로니즘(시대착오)'이라는 사설을 통해, 면학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우선이며 집회공간을 요구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며 총학생회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무대를 설치하는 것을 '무리한 요구'로 규정하며, 2012년 가을학기 수강신청 장바구니 기간에 함께 진행된 설문조사 내용(2907명 응답, 노천극장 철거 지지 83%)을 인용해 학생들 대다수가 '조용한 도서관'을 원하는데 총학생회가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총학생회가 '정치적 명분'에 매달리는 것은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고 나왔다.

그러나 학보의 사설이 전후사실관계를 모두 무시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일단 학보에서 인용한 설문조사 자체가 신뢰하기 어려운 것으로, 문항 자체가 노천극장 철거를 전제로 놓고 서술되어 있었던 데다가, 총학생회와의 협의 절차도 없이 단독으로 조감도까지 제시하며 긍정여론을 유도한 것이었다. 심지어 해당 설문조사는 '노천극장 철거' 자체에 대한 찬반을 묻는 것도 아니었다. 따라서 해당 설문조사의 결과 자체를 신뢰할 수 없는 것인데도, 학보는 무리하게 이를 인용해 "학생 대다수의 의견"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학보는 '노천극장 철거 지지 여론'이 어떻게 '무대 설치 반대 여론'과 등치되는지를 설명하지 않았다. '도서관에 소음이 미치지 않도록 무대를 설계할 것'이 노천광장 리모델링 사업의 골자 중 하나였는데, 이때문에 무대가 도서관을 바라보지 않도록 무대와 객석의 자리가 바뀐 것이다. 게다가 도서관 이용자들의 가장 큰 불만사항은 노천극장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노후한 시설과 허술한 관리의 문제였다.

무엇보다도, 애초에 잠정적으로 합의된 안 어디에도 "면학분위기를 해치니 무대를 삭제하자"라는 구절이 없다. 노천극장은 2011년에 본분교통폐합과 관련된 비상총회 당시 1600여 명이 모여 이른바 '4대 요구안'을 결의했던 장소이며, 외대 서울배움터 내에서 유일하게 집회를 열 수 있는 장소였다. 1600여 명이 모였음에도 학교 측은 '4대 요구안'의 이행을 차일피일 미뤄왔고, 그 결과는 영어대 내 학과 통폐합과 같은 일방적인 학사행정으로 돌아왔다. 학교의 일방적인 의사결정을 견제하고, 학생들의 요구를 모아내어 관철시킬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이자, 외대 학생사회 민주주의의 상징과 같은 존재가 바로 노천극장이었던 것이다. 바로 이 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학생 대표자들은 줄기차게 "노천극장을 철거할 시에는 대체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총학생회 측은 잔디광장에 관해서는 학교 측에 합의사항 이행을 촉구하는 한편, 대안 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합의안에는 오바마홀을 학생회 행사용으로 조건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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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에 비하면 계단식 좌석이 추가되어 그 나름대로의 모임 장소로서의 모습을 갖춘 것은 사실이지만, 학교 측이 합의사항을 여전히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은 또다시 논란이 될 전망이다. 학보에 따르면, 잔디광장 공사를 책임진 김재준 건설기획팀장은 "다른 시설을 추가할 계획은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2014학년도에 커리큘럼과 학사제도가 어떻게 바뀔지, '수강신청 대란'은 언제쯤 해결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또다시 학교 측의 독단적인 행정처리가 드러나고 있다.


@milpislove, a700+sal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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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03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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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3일 배포된 외대학보 선거특별호외판. 표지 포함 8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외대학보가 박철 총장의 명령으로 발행을 중지당했다. 외대학보 강유나 편집장은 페이스북에 "안녕하세요? 외대학보 편집장 강유나입니다. 외대학보가 총장의 명령으로 발행을 정지당했습니다."로 시작하는 글을 올려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강유나 편집장에 따르면, 한국외대 박철 총장은 지난 9월 24일에 나온 학교 측의 '음주문화개선선언'에 대해 학생회가 반발하고 나선 것에 대해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었다고 한다. 때문에 총학생회 선거를 무산시킬 심산으로, 외대학보에 대해 학생회 선거 관련 기사를 단 한 줄도 싣지 못하고 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유나 편집장이 전하는 주간교수의 말에 따르면, 학교 측은 이러한 발행 중지 조치를 철회할 생각이 없으며, 일부 처장들은 "단선이라 후보가 하나밖에 없는 선거인데, 학보가 공약을 알려주는 것은 불법 선거 개입이다. 고발하고 징계를 줘야한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같은 사실은 건대신문 출신 기자 김정현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함으로써 알려졌으며, 전국의 대학 자치 언론, 학보 관련자들의 지지 연서명이 잇따르고 있다.


외대학보가 학교 측으로부터 탄압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외대학보 페이스북에 따르면, 기사의 배치에 관련된 사소한 문제에 대해서도 학교 측이 개입해왔다고 한다. 가장 가까운 예로 11월 하순에 발간된 955호의 '버자이너 모놀로그'에 대한 기사가 "어떻게 성적인 내용의 칼럼과 총장님 인터뷰를 나란히 넣을 수 있냐"라는 이유로 삭제된 채 나왔다. 2011년 말에는 아예 한 호(944호)가 전량회수됐다. 학교 측이 학보 944호에 게재된 특정 내용(서울배움터 하반기 비상총회 4대요구안 수용)을 문제삼아 학보가 제 때 나오지 못했고, 기자들은 시의성이 떨어지는 기사를 다른 기사로 교체했다. 하지만 발행된 신문에서는 학교 측이 기사를 무단으로 수정해, 결국 기자들은 발행된 학보를 스스로 전량 수거하고 사과의 대자보를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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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말에 붙은 외대학보의 사과문.


학교 측이 학생회 선거 관련 보도 자체를 막으며 학보의 발행을 막은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이와 같은 탄압이 가능한 것은, 외대학보가 완전히 독립된 자치언론이 아니라 부총장 산하 기구로서 학교의 지원을 받고 있는 구조 때문이다. 학교 측으로서는 마음에 들지 않는 내용이 있다면 발행비용을 끊어버리면 그만인 셈이다. 때문에 그간 학교 측으로부터 크고 작은 개입과 탄압이 있었고, 작년의 학보 전량회수 사태와 이번 발행중단 사태는 그렇게 쌓인 갈등이 폭발한 사례인 것이다. 외대학보 뿐 아니라 많은 학교의 대표 신문들이 이처럼 학교의 탄압을 피하기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으며, 때문에 학내의 주요 이슈가 제대로 학생사회에 전달되지 않아 담론 또한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2011년에는 외대학보 뿐 아니라 성대신문 역시 주간교수가 특정 기사를 문제삼아 '결호선언'을 함에 따라 발행되지 못하는 등의 탄압을 겪었고, 건대신문에서는 학교와의 갈등 속에 편집장이 해임되기도 했다.


현재 외대학보 기자들은 언론장학금을 포기하고 사비를 털어 A4용지에 신문을 인쇄해 배포하고 있으며, 배포처는 국제학사, 사회과학관, 인문과학관, 학생식당 등 학보 가판대가 있는 곳이다. 외대학보 측에서는 대량을 한꺼번에 비치하면 학교 측에서 회수할 것이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소량을 자주 비치해놓겠다 밝혔다. 영자신문사 Argus와 외대교육방송국 FBS, 교지편집위원회에서 종이를 모아줌으로써 연대했으며, 조만간에 학내 자치단위들의 연서명이 담긴 대자보가 붙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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