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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2.01 학보가 못 나온다 - 외대학보, 학교로부터 탄압 받았나

(2012.12.03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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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3일 배포된 외대학보 선거특별호외판. 표지 포함 8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외대학보가 박철 총장의 명령으로 발행을 중지당했다. 외대학보 강유나 편집장은 페이스북에 "안녕하세요? 외대학보 편집장 강유나입니다. 외대학보가 총장의 명령으로 발행을 정지당했습니다."로 시작하는 글을 올려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강유나 편집장에 따르면, 한국외대 박철 총장은 지난 9월 24일에 나온 학교 측의 '음주문화개선선언'에 대해 학생회가 반발하고 나선 것에 대해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었다고 한다. 때문에 총학생회 선거를 무산시킬 심산으로, 외대학보에 대해 학생회 선거 관련 기사를 단 한 줄도 싣지 못하고 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유나 편집장이 전하는 주간교수의 말에 따르면, 학교 측은 이러한 발행 중지 조치를 철회할 생각이 없으며, 일부 처장들은 "단선이라 후보가 하나밖에 없는 선거인데, 학보가 공약을 알려주는 것은 불법 선거 개입이다. 고발하고 징계를 줘야한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같은 사실은 건대신문 출신 기자 김정현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함으로써 알려졌으며, 전국의 대학 자치 언론, 학보 관련자들의 지지 연서명이 잇따르고 있다.


외대학보가 학교 측으로부터 탄압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외대학보 페이스북에 따르면, 기사의 배치에 관련된 사소한 문제에 대해서도 학교 측이 개입해왔다고 한다. 가장 가까운 예로 11월 하순에 발간된 955호의 '버자이너 모놀로그'에 대한 기사가 "어떻게 성적인 내용의 칼럼과 총장님 인터뷰를 나란히 넣을 수 있냐"라는 이유로 삭제된 채 나왔다. 2011년 말에는 아예 한 호(944호)가 전량회수됐다. 학교 측이 학보 944호에 게재된 특정 내용(서울배움터 하반기 비상총회 4대요구안 수용)을 문제삼아 학보가 제 때 나오지 못했고, 기자들은 시의성이 떨어지는 기사를 다른 기사로 교체했다. 하지만 발행된 신문에서는 학교 측이 기사를 무단으로 수정해, 결국 기자들은 발행된 학보를 스스로 전량 수거하고 사과의 대자보를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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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말에 붙은 외대학보의 사과문.


학교 측이 학생회 선거 관련 보도 자체를 막으며 학보의 발행을 막은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이와 같은 탄압이 가능한 것은, 외대학보가 완전히 독립된 자치언론이 아니라 부총장 산하 기구로서 학교의 지원을 받고 있는 구조 때문이다. 학교 측으로서는 마음에 들지 않는 내용이 있다면 발행비용을 끊어버리면 그만인 셈이다. 때문에 그간 학교 측으로부터 크고 작은 개입과 탄압이 있었고, 작년의 학보 전량회수 사태와 이번 발행중단 사태는 그렇게 쌓인 갈등이 폭발한 사례인 것이다. 외대학보 뿐 아니라 많은 학교의 대표 신문들이 이처럼 학교의 탄압을 피하기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으며, 때문에 학내의 주요 이슈가 제대로 학생사회에 전달되지 않아 담론 또한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2011년에는 외대학보 뿐 아니라 성대신문 역시 주간교수가 특정 기사를 문제삼아 '결호선언'을 함에 따라 발행되지 못하는 등의 탄압을 겪었고, 건대신문에서는 학교와의 갈등 속에 편집장이 해임되기도 했다.


현재 외대학보 기자들은 언론장학금을 포기하고 사비를 털어 A4용지에 신문을 인쇄해 배포하고 있으며, 배포처는 국제학사, 사회과학관, 인문과학관, 학생식당 등 학보 가판대가 있는 곳이다. 외대학보 측에서는 대량을 한꺼번에 비치하면 학교 측에서 회수할 것이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소량을 자주 비치해놓겠다 밝혔다. 영자신문사 Argus와 외대교육방송국 FBS, 교지편집위원회에서 종이를 모아줌으로써 연대했으며, 조만간에 학내 자치단위들의 연서명이 담긴 대자보가 붙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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