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24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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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24일,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인문과학관에 붙은 대자보.


한국외대의 일방통행 행정이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10월 24일, 한국외대 영어대학 학생회장 명의로 된 대자보가 붙었다. 한국외대가 교육과학기술부 권고사항인 본분교 통폐합에 따른 학과 구조조정을 무리하게 시도하면서, 학생들과의 소통이 전혀 이루어지지 못했음을 지적하는 내용이었다. 대자보에 따르면, 학교 측은 1학기 말에 학생들과 논의된 안을 기각하고 새로운 구조조정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통보를 지난 19일에 해왔으며, 덧붙여 새로운 안 제출의 시한을 25일까지로 못박아두었다고 한다. 학교 측의 안에 따르면, 영어대학 전체가 '영어학부'라는 단일학부 체제 내에서 다시 '영어전공'이라는 단일 전공으로 통폐합되어야 한다. 현재 영어대학 내에는 영어학과, 영문학과, 영어통번역학과가 존재하며, 각 학과마다 전문화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영어대학 학생들은 이 통보에 반발해 24일부터 인문과학관 앞 분수대에서 '공부시위'를 진행하고 있으며, 쪽지를 모아 학교 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본분교 통폐합은 한국외대의 해묵은 이슈 중 하나다. 2011년에는 박원 당시 총학생회장을 비롯한 학생회 임원 여러 명이 학교 측의 일방적인 본분교 통폐합 추진에 항의하는 단식투쟁을 벌이기도 했고, 그 해 10월 26일에 열린 비상총회에는 무려 1568명이 모였다. 비록 학벌주의에 편승하거나 조장하는, 혹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공격하는분위기가 어느 정도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학교 측의 일방적인 학사 행정 추진에 반발해 학생들이 모였고, 또 총장실 점거에까지 나서는 등 집단행동을 보인 것은 분명히 주목할 만한 일이었다. 결국 학생회는 본분교 통폐합, 복수전공 문제, 동아리방 이전 및 시설 리모델링 문제, 총학생회 교비 문제 등에 대한 학교 측의 답을 얻어냈다. 한국외대는 '학생들과 협의하여' 본분교 통폐합을 진행시키기로 했고, 총학생회 교비에 대해서도,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등록금이 인하되더라도 교비가 깎이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라고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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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24일,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인문과학관 앞. 학교 측의 일방적 행정에 항의하는 학생들이 중간고사 기간 다운(?) '공부시위'를 벌이고 있다.


본분교 통폐합 추진 과정에서 영어대학이 도마 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에는 학교 측이 영어통번역학과를 '영어커뮤니케이션학과'로 바꾸려다가 학생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철회하기도 했다. 이는,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내린 본분교 통폐합 지침에, 캠퍼스 간에 중복되는 학과가 없어야 한다는 조항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외대에는 서울캠퍼스(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이문동)와 글로벌캠퍼스(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모현면)가 있고, 영어통번역학과는 양 캠퍼스에 모두 하나씩 존재한다. 이 때문에 본분교 통폐합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두 캠퍼스 중 한 곳의 '영어통번역학과'를 '정리'해야 한다는 것이 학교 측의 입장이다. 한국외대는 지금까지, 본분교 통폐합을 위한 학사개편안을 교과부에 제출했다가 무려 5번이나 반려당했다. 학교 측으로서는, 본분교 통폐합을 빨리 매듭짓지 않으면 양 캠퍼스를 각각 분리된 학교로 두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종합대학'에서 '중소대학'으로 분류가 바뀌고, 정부로부터 받을 수 있는 지원금도 40억 가량 줄어드는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밀어붙이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목소리가 거의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2011년 10월 26일에 있었던 비상 총회에서 총학생회가 내세운 것은 "'학생 동의 없는' 본분교 통폐합 반대"였다. 본분교 통폐합이라는 의제 자체, 혹은 이 의제가 다루어지는 방식(학벌주의, 배타성 등)에 대한 비판이 있었지만, 적어도 학교 측이 하는 것처럼 '일방적인' 방식으로는 안 된다는 것은 다수가 공유하고 있던 것이다. 학교 측의 이런 일방통행적 흐름은 최근에 있었던 주점 금지 사건, 하반기 축제 교비 미지급 사건 등으로 이어지면서 더욱 그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영어대학 학사 구조조정 문제는 이런 흐름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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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24일,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인문과학관 앞. 학회 '비타 악티바'가 긴급히 만들어 붙인 연대 대자보.


영어대학 측은 일단 구조조정안 제출기한인 25일에 학생들의 목소리를 담은 쪽지들을 함께 제출하고, 27일까지 '공부시위' 행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각 단위 학생회나 학회에서도 대자보를 써 붙이는 등의 방식으로 연대행동에 나서고 있다. 학교 측은 주점 문제, 축제 교비 등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답변을 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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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2 작성)


‘저항’을 무슨 특별한 사람들만 하는 줄 알았던 때가 있었다. ‘저항하는 이’는 ‘우리’와는 동떨어진 집단이었고, 나는 그것을 외면하기에 바빴다. 내게 그들은 도시의 평화를 해치는 자들이었고, 무서운 이들이었다. 그러나 곧 내 혀와 뇌가 ‘내 것’이 아님을 알게 됐을 때, 내가 잘못 생각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다시 눈을 들어 도시를 바라볼 때, ‘저항’은 누구에게나 절박한 것이었고, 바로 ‘우리’의 싸움이었다.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는 ‘뉴타운간첩파티’, 학과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동국대 본관 점거농성’, 그리고 한미 FTA에 반대하는 집회 현장 등을 뛰어 다니며 ‘말할 자유’를 외치는 현장을 담았다. 내가 담은 것은 객체화된 ‘타자의 일’이 아니라 바로 ‘내 일’, ‘우리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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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 좀 들어라" 12월 9일, 동국대 본관 앞. 동국대 학생들은 학교 측의 일방적인 학과 구조조정에 항의하며 5일부터 본관 점거농성을 시작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그들에 대한 징계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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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쇄" 12월 3일, 광화문 광장에서는 한미 FTA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경찰 당국은 광화문 광장으로 통하는 모든 길목을 차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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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보안법 폐지하라" 12월 10일, 보신각에서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는 집회가 열렸다. 국가보안법은 표현과 사상의 자유를 억압하는 대표적인 악법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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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까지 함께" 12월 5일, 동국대 본관 총장실. 학생들은 학교 측의 일방적인 학과 구조조정에 반발해 총장실을 점거했다. 한 학생이 ‘끝까지 함께 가자’라는 문구를 벽에 붙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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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대" 12월 3일, 국가보안법에 항의하는 ‘뉴타운 간첩파티’에 전시된 전시물을 지나가던 이가 보고 있다. 전시물 속 빨간 옷 입은 이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은 박정근으로, 160여 명에 달하는 트위터 이용자들이 그의 사진을 프로필로 내걸고 “나도 박정근이다”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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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종 데트르" 12월 3일 ‘뉴타운 간첩파티’ 전시물 뒤로 경찰 대오가 지나간다. 내 혀와 뇌의 ‘레종 데트르’는 무엇일까? 나는 정말 ‘나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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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우성" 12월 10일 청계광장에서 열린 한미 FTA 반대 집회에서.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을 향해 흔드는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 유치환, '깃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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