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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일 오전에 찍힌 사진. 촬영은 뉴시스.


한국기자협회에서 문자가 왔다. 지난 2003년에 제정하려다 흐지부지됐던 재난보도준칙 제정 움직임이 다시 일고 있는 모양이다. '준칙' 정도 되면 제정하는 데 시간이 꽤 소요되기 때문에(그리고 이왕 교훈을 얻고 만드는 거라면 제대로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일단 지금 당장 적용할 수 있는 임시 가이드라인을 함께 보낸 듯하다.

사태가 이렇게 된 마당에 언론이 더 잃을 신뢰라는 게 남아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이제라도 외양간을 고치겠다니 다행이다. 더는 언론이 펜을, 카메라를, 마이크를 흉기로 쓰지 않기를.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재난보도 가이드라인>

일부 언론이 국가적 재난인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일련의 취재 보도 과정에서 희생자 가족과 국민을 혼란에 빠트리며 신뢰를 잃는 오욕의 민낯을 드러냈습니다.

재난보도의 경우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함과 절제된 자세가 필요한데도 왜곡된 속보경쟁, 부정확하고 자극적인 내용전달, 예의를 벗어난 취재행태 등으로 국민적 불신을 초래했다는 비판과 지적을 받았습니다.

온 국민이 실종자들의 기적 같은 생존을 기원하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지금 우리 언론은 무한 책임으로 공적 기능을 수행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한국기자협회는 재난보도 준칙 제정을 위한 관련 작업에 즉각 착수하기로 했습니다.

정부 관계자, 재난 전문가, 시민단체, 학계, 언론계 인사들이 참여하는 실무위원회를 구성하고 오는 23일 프레스센터에서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이른 시일 내에 ‘재난보도 준칙’을 제정할 것입니다.

다만 한국기자협회는 이에 앞서 회장단과 분과위원장, 시도협회장, 각 회원사 지회장들의 의견을 모아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한 10개항의 보도 가이드라인을 긴급히 마련했습니다.

각 언론사 데스크와 일선 취재기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내용 숙지를 부탁드립니다.


1. 세월호 참사 보도는 신속함에 앞서 무엇보다 정확해야 한다.

2. 피해 관련 통계나 명단 등은 반드시 재난구조기관의 공식 발표에 의거해 보도한다.

3. 진도실내체육관, 팽목항, 고려대 안산병원 등 주요 현장에서 취재와 인터뷰는 신중해야 하며,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의 입장을 충분히 배려해 보도한다.

4. 생존 학생이나 아동에 대한 취재는 엄격히 제한되어야 한다.

5. 언론은 보도된 내용이 오보로 드러나면 신속히 정정보도를 하고 사과해야 한다.

6. 언론은 자극적 영상이나 무분별한 사진, 선정적 어휘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7. 언론은 불확실한 내용에 대한 철저한 검증보도를 통해 유언비어의 발생과 확산을 방지한다.

8. 영상취재는 구조활동을 방해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공포감이나 불쾌감을 유발하지 않도록 근접취재 장면의 보도는 가급적 삼간다.

9. 기자는 개인적인 감정이 반영된 즉흥적인 보도나 논평을 자제해야 한다.

10. 언론은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국민들에게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제시하도록 노력한다.


2014. 4. 20 

한국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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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외대 서울배움터의 잔디광장. 옛 노천극장을 허물고 새로 조성한 공간이다.


한국외대 서울배움터 잔디광장 조성 공사가 8월 말에 마무리되었으나, 당초 합의안과는 여전히 다른 모습이어서 논란을 남기고 있다. 노천극장 공사 시작 전에 행정지원처와 비상대책위원회는 ▲ 구 노천극장의 학생 수용 인원수를 그대로 유지하고, ▲ 도서관을 등진 방향으로 무대를 다시 설치해 학생들이 모여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기존 노천극장의 기능을 유지하며, ▲ 다른 시설물로 자리를 대체하지 않을 것 등을 합의한 바 있다.

잔디광장은 지난 5월 23일에 한 번 공개됐으나, 학생 대표와의 합의를 완전히 무시하고 잔디와 십자로가 깔린 평지광장이 조성된 것으로 확인되어 학생들의 강력한 반발을 샀다. Hufs' candle 총학생회는 즉시 광장 공사를 중지시키고 행정지원처에 항의했으며, 4차례의 협의 끝에 ▲ 학교 측이 사과할 것, ▲ 현실적으로 구 노천극장의 수용 인원수를 그대로 유지하기는 어렵지만 가능한한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는 구조로 할 것, ▲ 도서관을 등지는 무대를 설치할 것 등이 합의되었다. 합의안에 따라 여름 방학 동안에 재공사가 시작되었고, 8월 23일에 있었던 졸업식 직전에 공사가 완료되었다. 그러나 무대 설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무대는 노천극장의 '광장'으로서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장치로 인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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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객석 부근에서.


한편 9월 9일에 발행된 외대학보는 '총학생회의 애너크로니즘(시대착오)'이라는 사설을 통해, 면학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우선이며 집회공간을 요구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며 총학생회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무대를 설치하는 것을 '무리한 요구'로 규정하며, 2012년 가을학기 수강신청 장바구니 기간에 함께 진행된 설문조사 내용(2907명 응답, 노천극장 철거 지지 83%)을 인용해 학생들 대다수가 '조용한 도서관'을 원하는데 총학생회가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총학생회가 '정치적 명분'에 매달리는 것은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고 나왔다.

그러나 학보의 사설이 전후사실관계를 모두 무시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일단 학보에서 인용한 설문조사 자체가 신뢰하기 어려운 것으로, 문항 자체가 노천극장 철거를 전제로 놓고 서술되어 있었던 데다가, 총학생회와의 협의 절차도 없이 단독으로 조감도까지 제시하며 긍정여론을 유도한 것이었다. 심지어 해당 설문조사는 '노천극장 철거' 자체에 대한 찬반을 묻는 것도 아니었다. 따라서 해당 설문조사의 결과 자체를 신뢰할 수 없는 것인데도, 학보는 무리하게 이를 인용해 "학생 대다수의 의견"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학보는 '노천극장 철거 지지 여론'이 어떻게 '무대 설치 반대 여론'과 등치되는지를 설명하지 않았다. '도서관에 소음이 미치지 않도록 무대를 설계할 것'이 노천광장 리모델링 사업의 골자 중 하나였는데, 이때문에 무대가 도서관을 바라보지 않도록 무대와 객석의 자리가 바뀐 것이다. 게다가 도서관 이용자들의 가장 큰 불만사항은 노천극장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노후한 시설과 허술한 관리의 문제였다.

무엇보다도, 애초에 잠정적으로 합의된 안 어디에도 "면학분위기를 해치니 무대를 삭제하자"라는 구절이 없다. 노천극장은 2011년에 본분교통폐합과 관련된 비상총회 당시 1600여 명이 모여 이른바 '4대 요구안'을 결의했던 장소이며, 외대 서울배움터 내에서 유일하게 집회를 열 수 있는 장소였다. 1600여 명이 모였음에도 학교 측은 '4대 요구안'의 이행을 차일피일 미뤄왔고, 그 결과는 영어대 내 학과 통폐합과 같은 일방적인 학사행정으로 돌아왔다. 학교의 일방적인 의사결정을 견제하고, 학생들의 요구를 모아내어 관철시킬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이자, 외대 학생사회 민주주의의 상징과 같은 존재가 바로 노천극장이었던 것이다. 바로 이 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학생 대표자들은 줄기차게 "노천극장을 철거할 시에는 대체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총학생회 측은 잔디광장에 관해서는 학교 측에 합의사항 이행을 촉구하는 한편, 대안 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합의안에는 오바마홀을 학생회 행사용으로 조건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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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에 비하면 계단식 좌석이 추가되어 그 나름대로의 모임 장소로서의 모습을 갖춘 것은 사실이지만, 학교 측이 합의사항을 여전히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은 또다시 논란이 될 전망이다. 학보에 따르면, 잔디광장 공사를 책임진 김재준 건설기획팀장은 "다른 시설을 추가할 계획은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2014학년도에 커리큘럼과 학사제도가 어떻게 바뀔지, '수강신청 대란'은 언제쯤 해결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또다시 학교 측의 독단적인 행정처리가 드러나고 있다.


@milpislove, a700+sal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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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마가타 트윅스터. 숭례문 앞에서 잠시 공연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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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경찰 통제선 쪽으로 춤추며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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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원한형. '자소서', '우걱우걱' 등의 곡을 선보이며 숭례문부터 서울역까지의 행진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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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에 지나가는 버스에 쓰인 "함께 아낀 에너지, 함께 줄인 원전 하나"라는 문구가 묘하게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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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역에 도착해 사물놀이판으로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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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푼돈들의 공연. 흥겨웠는지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나와 춤을 추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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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을 차버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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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단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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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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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이학에 한 문장씩 적어서 일본 측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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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행사가 정리되고 마지막 단체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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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pislove, a700+sal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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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에 인류 최초의 핵폭탄인 '리틀 보이'가 투하됐다. 전황은 연합군 측에 절대적으로 유리했고, 일본의 항복은 시간문제로 여겨지던 시점이었다. 이 폭탄 투하로 7만여 명이 즉사하고, 방사능 낙진이 포함된 '검은 비'가 내려 많은 사람들이 2차 피해를 입었다. 이 때 사망하거나 방사능 후유증을 입게 된 사람들 중에는 한국인 또한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이 폭발을 직접 경험하고 병을 얻은 어느 소녀는 "종이학을 천 마리 접으면 나을 수 있다"는 말에 희망을 품고 종이학을 접었지만 끝내 살아나지 못했다. 이 폭발을 해군 군함 위에서 바라본 나카소네 야스히로는 "이제는 핵의 시대다"라는 생각을 가졌고, 총리가 되어 핵무장의 염원을 품에 안은 채 '원자력 기본법'을 제정했다. 그리고 일본 정부는, 핵폭탄 투하가 그들이 일으킨 전쟁 때문이었음에도, 여전히 원폭 피해자들에게 자신들의 과오에 대해서 사과하거나 배상할 생각이 없다.

스리마일, 체르노빌, 그리고 후쿠시마에 이르기까지, 인류는 크고작은 핵 사고들을 겪었다. 원자력 발전은 '핵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기치 아래, '첨단 기술의 상징'으로서 경쟁적으로 지어져왔다. 그러나 그 피해 규모나 여파를 '계측할 수조차 없는' 상황에 빠진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놀란 독일과 같은 국가들은 탈핵을 선언하고 신규 원전 건설이나 기존 원전의 가동을 중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한국은 원전 비리 문제가 불거지고, 비록 그 규모는 경미하지만 계속해서 원전 사고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도, '녹색성장'이라는 이름으로 신규 원전 건설이 계속되고 있다. 신규 원전 후보지 주민과의 갈등, 원전 건설에 따른 대규모 송전선로 건설 문제, 원전 인근 지역 주민들의 건강 문제 등의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히로시마에 핵폭탄이 투하된지 68주년 되는 날을 맞아, 한일 양국의 시민단체들이 반핵, 탈핵 운동을 벌였다. 한국에서는 '푸른하늘 공동행동'이라는 이름으로 심포지움, 사진전, 퍼레이드 등이 열렸는데, 이들은 "핵에는 인격이 없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착한 핵', '나쁜 핵'의 구분은 무의미하며, 한순간에 인류에게 큰 재앙을 입힐 수 있는 '통제하기 어려운 에너지'인 핵 에너지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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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6일 오후 2시, 광화문 광장 옆 올레스퀘어 앞. 이날 서울지역에 쏟아진 폭우로 인해 행사 시작이 지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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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폭 피해 소녀가 접은 종이학을 상징하는 대형 종이학. 재질은 스티로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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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전행사 공연. 혁명기도원의 엔틸드 씨가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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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리원전 인근 기장군 주민 이진섭씨. 발달장애인법 제정과 부양의무제 폐지를 외치며 장애인 아들과 함께 전국을 걸어다닌 '균도아빠'로 유명한 사람. 가족들이 차례로 암에 걸렸고, 특히 부인이 갑상선암에 걸렸다고. 이것이 원전 때문인지 아닌지를 알고 싶어 한수원에 문의했으나, 한수원은 자기들이 실시했던 인근 주민 암 검진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때문에 그는 한수원을 상대로 주민소송을 제기했다. 암과 원전 사이에 관계가 있는지 없는지, 그 자료만 보여주면 바로 소를 취하할 생각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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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밀양시 부북면 주민들. 부북면을 비롯한 밀양시 4개면은 765kv 송전탑 건설 문제로 한전과 주민 사이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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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전의 거짓말에 정말 화가 난다, 우리는 보상 같은 건 필요 없다, 우리의 재산인 땅을 지키기 위해 계속 싸울 것이다." 밀양시 부북면 주민들은 전자파로 인한 암 발병률 증가, 소음, 인근 지역 작물 생육의 문제 등을 들어 765kv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대안으로 송전선로의 지중화를 제안했으나, 한전 측은 예산 문제를 들어 이를 거부하고, 반드시 짓겠다고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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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리케이트 톨게이트'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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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화문에서의 사전 행사가 끝나고, 퍼레이드를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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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침 이 때 구름이 걷히고 '푸른 하늘'이 보이기 시작했지만 그 결과는 폭염.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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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사능 위에 앉아있는 종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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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레이드 대열은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농성장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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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 문제는 노동 문제와도 연관이 있다. 원전은 가동 여부나 출력을 융통성 있게 조절하기 어렵기 때문에, 야간에는 전기가 남아돌게 된다. 심야전력이 싸게 공급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원전이 야간노동을 가능케 하는 주범'이라는 지적이 이런 맥락에서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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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역을 향해서 행진 중.


(업로드 제한 때문에 2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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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원외투쟁을 선언하고 천막당사를 차린지 3일째. 8월 3일 토요일 저녁 6시부터 민주당은 청계광장에서 '대국민보고대회'라는 이름의 집회를 열였다. 문제의 "댓글이 삭제되고 있는데 잠이 와요 지금?" 하는 조사관의 말소리가 들어있는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경찰의 사건 축소/은폐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고 외치고,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건은 특검을 통해서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7시부터는 '국정원 시국회의'가 주도한 촛불 문화제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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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합진보당에서 10만인 서명운동을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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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리스 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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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의 민주당 천막당사. 다들 청계광장에 가있었기 때문에 이곳은 비어있었다. 굳이 저렇게 막아놓을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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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회는 청계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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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계광장, 횡단보도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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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계광장 가운데에 중소기업 관련 부스가 늘어서 있어서 집회 대오는 한쪽으로 치우쳐 형성되었다. 이 사진은 대오의 허리 정도에 해당하는 부분이었는데, 스크린을 통해서 단상을 볼 수 있게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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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하마을에 주말마다 가서 바람개비를 만든다는 아저씨. 지금까지 총 165번 가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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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계광장에서 횡단보도를 건너 종로 방향으로 가면 '종북세력'을 규탄한다는 보수단체의 집회가 있었다. 물론 청계광장 쪽 집회 참가자들과 충돌이 안 일어날 리가 없었다. "빨갱이!", "닥쳐!" 하는 격앙된 소리도 간혹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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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계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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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계광장. 민주당 의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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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계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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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 이야기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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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기완 선생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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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회대 조희연 교수. '민주화를 위한 교수연합회' 소속으로서 발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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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사진을 찍고 잠시 빠져나와 쉬고 있었는데 한 번 나오니까 다시 들어갈 수가 없었다.ㅜㅜ 다음부터는 중간에 나오지 말고 끝까지 버티고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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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가 너무 더워보였는데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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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계광장에는 국정원 규탄의 목소리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KTX 민영화에 반대하는 목소리, 노동인권을 외치는 KT 노동자들의 목소리, 알바연대의 캠페인 등등 사회 제분야의 목소리들이 한데 모였다.


@milpislove, a700+sal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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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7일 밤, 경희대 회기 캠퍼스를 가로질러 가다가, '이상한' 대자보들이 학생회 게시판을 가득 메우고 있는 것을 봤다. 각양각색의 일간지 1면들이 나란히 게시판에 붙어있고, 아래 광고란에 "교수님들 시국선언 하실 자리"라고 쓰인 종이가 그 위에 덧붙어있는 것이 아닌가. 일간지는, 세어보지는 못했지만 얼추 봐도 10여 종은 넘을 것 같았다. 한 남성이 혼자서 테이프를 뜯어가며 대자보들을 계속 이어 붙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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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 학생회나 학회, 동아리 같은 단위의 활동은 아닐까 하고 물었지만, 그는 자기 혼자서 하고 있는 일이라고 답했다. 경희대를 졸업한 회사원이라고 밝힌 그는, "시국이 이런데 교수님들이 시국선언을 하지 않고 조용히 있는 걸 보고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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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도 못 가고 떨어질 것 같아요. 방학 때가 아니었으면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었을텐데..."

그는 이렇게 말하며 약간 아쉽다는 기색을 보였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계속해서 대자보들을 이어 붙여나갔다. 6월 29일 현재까지, 한양대, 가톨릭대, 성균관대, 충남대, 청주대, 서울대, 한남대, 동국대 등의 학교에서 교수들이 시국선언을 했지만, 경희대 교수들은 시국선언에 나서고 있지 않다. 한편 지난 6월 20일에 서울대 총학생회가 국정원 선거개입 규탄 성명서를 발표함으로써 시작된 '시국선언 시국'은 이화여대, 연세대, 경희대 등 대학가를 중심으로 시국선언, 성명서 발표, 입장 표명 등의 형태로 확산되어 왔고, 다시 교수, 학생단체 등으로도 번지고 있다. 일단 여야 정치권은 6월 26일에 국정권의 선거개입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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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T 깎던 학우

2013. 6. 12. 17:50 from 잉여생산물

벌써 서너 학기 전이다. 내가 갓 복학한 지 얼마 안 돼서 기숙사에 살 때다. 전공수업 왔다 가는 길에, 팀플을 마무리하기 위해 카페에서 일단 조모임을 해야 했다. 테이블 맞은편 의자에 앉아서 PPT를 깎아 주겠다는 학우가 있었다. PPT를 한 파일 가지고 가려고 깎아 달라고 부탁을 했다. 시간을 굉장히 많이 필요로 하는 것 같았다.

"좀 빨리 해 줄 수 없습니까?"

했더니,

"PPT 하나 가지고 에누리하겠소? 급하거든 니가 가 만드우."

대단히 무뚝뚝한 학우였다. 시일을 흥정하지도 못하고 잘 깎아나 달라고만 부탁했다. 그는 잠자코 열심히 깎고 있었다. 처음에는 빨리 깎는 것 같더니, 저물도록 이리 돌려보고 저리 돌려보고 굼뜨기 시작하더니, 마냥 늑장이다. 내가 보기에는 그만하면 다 됐는데, 자꾸만 더 깎고 있었다.

인제 다 됐으니 그냥 달라고 해도 통 못 들은 척 대꾸가 없다. 준비해야 할 스크립트 시간이 빠듯해 왔다. 갑갑하고 지루하고 초조할 지경이었다.

"더 깎지 않아도 좋으니 그만 주십시오."

라고 했더니, 화를 버럭 내며,

"끓을 만큼 끓어야 밥이 되지, 생쌀이 재촉한다고 밥이 되나."

한다. 나도 기가 막혀서,

"발표할 사람이 좋다는데 무얼 더 깎는다는 말이오? 학우님, 외고집이시구먼. 스크립트 쓸 시간이 없다니까요."

학우는 퉁명스럽게,

"다른 데 가서 만드우. 난 안 주겠소."

하고 내뱉는다.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그냥 갈 수도 없고, 스크립트 쓸 시간은 어차피 틀린 것 같고 해서, 될 대로 되라고 체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 마음대로 깎아 보시오."

"글쎄, 재촉을 하면 점점 거칠고 늦어진다니까. PPT란 제대로 만들어야지, 깎다가 놓치면 되나."

좀 누그러진 말씨다. 이번에는 깎던 것을 숫제 구글 드라이브에다 놓고 태연스럽게 아메리카노에 시럽을 타고 있지 않는가. 나도 그만 지쳐 버려 구경꾼이 되고 말았다. 얼마 후에야 PPT를 틀고 이리저리 돌려보더니 다 됐다고 내 준다. 사실 다 되기는 아까부터 다 돼 있던 PPT다.

스크립트 짤 시간을 놓치고 급히 말을 만들어내야 하는 나는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그 따위로 팀플을 해 가지고 장사가 될 턱이 없다. 조원 본위가 아니고 제 본위다. 그래 가지고 시간만 되게 부른다. 상도덕(商道德)도 모르고 불친절하고 무뚝뚝한 학우다.' 생각할수록 화증이 났다. 그러다가 뒤를 돌아다보니 학우는 태연히 허리를 펴고 본관 지붕 비둘기똥을 바라보고 섰다. 그 때, 바라보고 섰는 옆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노인다워 보였다. 부드러운 눈매와 검은 다크서클에 내 마음은 약간 누그러졌다. 학우에 대한 멸시와 증오도 감쇄(減殺)된 셈이다.

전공 수업에 가서 PPT를 내놨더니 교수는 이쁘게 깎았다고 야단이다. 앞에 발표한 조 것보다 참 좋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전의 것이나 별로 다른 것 같지가 않았다. 그런데 교수의 설명을 들어 보니, 글자가 너무 많으면 주목을 하다가 딴짓을 잘 하고 같은 슬라이드라도 보기 힘이 들며, 글자가 너무 적으면 내용이 이해가 되지 않고 오도하기 쉽단다. 요렇게 꼭 알맞은 것은 좀체로 만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나는 비로소 마음이 확 풀렸다. 그리고 그 학우에 대한 내 태도를 뉘우쳤다. 참으로 미안했다.

옛날부터 내려오는 죽기(竹器)는 혹 대쪽이 떨어지면 쪽을 대고 물수건으로 겉을 씻고 곧 뜨거운 인두로 다리면 다시 붙어서 좀체로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요새 죽기는 대쪽이 한 번 떨어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가 없다. 예전에는 죽기에 대를 붙일 때, 질 좋은 부레를 잘 녹여서 흠뻑 칠한 뒤에 볕에 쪼여 말린다. 이렇게 하기를 세 번 한 뒤에 비로소 붙인다. 이것을 소라 붙인다고 한다. 물론 날짜가 걸린다. 그러나 요새는 접착제를 써서 직접 붙인다. 금방 붙는다. 그러나 견고하지가 못하다. 그렇지만 요새 남이 보지도 않는 것을 며칠씩 걸려 가며 소라 붙일 사람이 있을 것 같지 않다.

약재(藥材)만 해도 그러다. 옛날에는 숙지황(熟地黃)을 사면 보통 것은 얼마, 윗질은 얼마, 값으로 구별했고, 구증구포(九蒸九 )한 것은 세 배 이상 비싸다, 구증구포란 아홉 번 쪄내고 말린 것이다. 눈으로 보아서는 다섯 번을 쪘는지 열 번을 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단지 말을 믿고 사는 것이다. 신용이다. 지금은 그런 말조차 없다. 어느 누가 남이 보지도 않는데 아홉 번씩 찔 이도 없고, 또 그것을 믿고 세 배씩 값을 줄 사람도 없다. 옛날 사람들은 흥정은 흥정이요 생계는 생계지만, 물건을 만드는 그 순간만은 오직 아름다운 물건을 만든다는 그것에만 열중했다. 그리고 스스로 보람을 느꼈다. 그렇게 순수하게 심혈을 기울여 공예 미술품을 만들어 냈다.

이 PPT도 그런 심정에서 만들었을 것이다. 나는 그 학우에 대해서 죄를 지은 것 같은 괴로움을 느꼈다. '그 따위로 해서 무슨 팀플을 해 먹는담.' 하던 말은 '그런 학우가 나 같은 학점 쪼렙에게 멸시와 증오를 받는 세상에서, 어떻게 아름다운 발표가 탄생할 수 있담.' 하는 말로 바뀌어졌다.

나는 그 학우를 찾아가서 추탕에 탁주라도 대접하며 진심으로 사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다음날에 공강시간이 되는 대로 그 학우를 찾았다. 그러나 그 학우가 있었던 카톡방에 학우는 있지 아니했다. 나는 그 학우가 있었던 카톡방에 멍하니 있었다. 허전하고 서운했다. 내 마음은 사과드릴 길이 없어 안타까웠다. 저쪽 본관의 지붕 비둘기똥을 바라보았다. 외대를 만나면 세계가 보일 듯한 지붕 끝으로 흰 구름이 피어나고 있었다. 아, 그 때 그 학우가 저 구름을 보고 있었구나. 열심히 PPT를 깎다가 유연히 지붕 끝에 구름을 바라보던 학우의 거룩한 모습이 떠올랐다. 나는 무심히 '채국동리하(採菊東籬下) 유연견남산(悠然見南山)!' 도연명(陶淵明)의 싯구가 새어 나왔다.

오늘 다른 수업에 들어갔더니 후배가 노트북 자판을 뜯고 있었다. 전에 PDF, 프레지를 쿵쿵 두들겨서 쓰던 생각이 난다. PPT 구경한 지도 참 오래다. 요새는 키보드질 하는 소리도 들을 수가 없다. 만호도의성이니 위군추야도의성이니 애수를 자아내던 그 소리도 사라진 지 이미 오래다. 문득 서너 학기 전 PPT 깎던 학우의 모습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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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희 정권 말기인 1978년에 있었던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 선거 포스터. 뭔가가 이상해 보인다면 기분 탓입니다. (포스터 제공: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거도서관)


2012년에는 큰 선거가 두 번 있었다. 4월에는 제19대 총선이 있었고, 12월에는 제18대 대선이 있었다. 총선이 있던 4월 11일과 그리고 대선이 있던 12월 19일, 흥미로운 광경이 전국의 투표소에서 펼쳐졌다. 총선 때에는 ‘청소년의 정치적 권리 보장을 위한 원탁회의’를 중심으로, 대선 때에는 ‘청소년의 정치적 기본권 “내놔라” 운동본부’를 중심으로 뜻을 모은 사람들이 청소년에게도 투표권을 줄 것을 요구하며 각자 전국에 산재한 투표소 앞에서 청소년 참정권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인 것이다.


한국에서 투표권을 부여받는 나이는 만 19세다. 그것도 원래 만 21세가 되어야만 투표를 할 수 있었던 것이 1960년에 20세로 하향 조정되었고, 21세기에 들어와서야 2005년에 공직선거법상 투표 가능 연령이, 2007년에 국민투표의 투표 가능 연령이 조정되면서 그렇게 된 것이다. 공직선거법상 투표 가능 연령 조정 당시 만 18세 안과 만 19세 안, 그리고 현상 유지 안이 격돌했으나, 결국 만 19세 안으로 정리됐다.

선거는 하나의 상징이다. 제도적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의 여부를 판단할 때, ‘4대 원칙을 갖춘 선거가 주기적으로 열리는지’도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당연히 선거가 정치의 전부가 아니지만, 선거에서 투표를 한다는 것은 가장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참정권의 기본 중 기본이다. 대한민국에서는, 만 19세가 되지 못한 청소년들은 제도상으로 완벽하게 선거의 영역에서 빠져있다. 선거법상 만 19세가 되어야만 투표권을 얻으며 만 25세가 되어야만 각종 선거의 후보로 출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청소년들은 정치적 의사를 표출할 수도 없도록 되어 있다는 점이다. 공직선거법 제60조에 청소년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로 분류되어 있으며, 이 때문에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을 할 수 없다. 작년에 제59조가 개정되어 SNS상에서의 정치적 의사 표현이 자유로워졌지만, 청소년은 그에 해당되지 않는다. 게다가 청소년은 원칙적으로 특정 정당에 가입할 수도 없다. 물론 청소년의 정치적 권리를 배제할 수 없다는 취지에서 청소년 당원을 받는 정당도 있는데, 진보신당이 대표적이다. 통합진보당 또한 통합 이전의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청소년 당원의 가입을 받았고, 진보신당과 마찬가지로 청소년위원회도 갖추고 있었으나, 경선부정 사태가 불거지고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자, 청소년 당원들의 당원 자격을 박탈해버렸다. 당원 명부를 검찰이 압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청소년 당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그랬다는 해명이 있었지만, 청소년을 정치의 주체로서 인정하지 않는 생각이 기저에 깔려있음은 부정하기 어렵다.


▲ 2013년 어린이날에 열린 ‘어린이날 컨퍼런스’ 모습. 어린이날은 원래 어린이들의 주체적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찾기 위해 집회 등 정치적 행동을 함으로써 만들어졌다. (사진제공: 이장원님)


한편 청소년이 집회를 통해 의사를 표출할 권리 자체가 법으로 막혀있지는 않다. 2008년 촛불 정국 때 수많은 청소년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뛰쳐나갔음을 기억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기본적인 권리 또한, 대다수의 청소년들의 일상을 맡고 있는 공간인 학교의 학칙이 가로막는다. 학교 측은 학생들이 집회나 시위 등의 방식으로 정치적 의사를 표출하는 데 대해 ‘학교 명예 실추’나 ‘교사 지시 불이행’ 등의 명목으로 불이익을 주겠다며 위협을 가하곤 한다. 실제로 2008년에 ㅅ고등학교에서는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학생이 학생회장으로 출마하려는 것을 학교 측에서 가로막아, 해당 학생이 인권위에 진정을 냈던 일도 있었다. 이렇게 청소년의 삶은 애초에 정치와는 완전히 유리된 상태에 놓여있다.

‘성숙’과 ‘미성숙’을 가르는 것은 권력관계

왜 청소년은 투표권을 갖지도 못하고, 정치적인 의사 표현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며, 정당에 가입해 정치적인 활동을 할 수도 없도록 되어 있는가? 나이가 적으면 ‘미성숙’하기 때문인가? 경험적으로, 우리는 나이가 성숙함을 보여주는 척도로서는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이가 많아서 ‘성숙’하다고 할 것이라면, 1941년생으로 올해 73세가 되시는 이명박씨나 그의 형님인 1935년생 이상득씨는 모든 판단을 완벽하게 내릴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이 분들은 ‘도덕적으로 완벽’할 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완벽’한, 그야말로 성숙의 극을 보여주는 사람이어야 한다. “청소년이 정치를 알기에는 미성숙하다”라는 생각은, 사실은 그 근거가 희박한 편견일 뿐이다. 일단 생물학적으로는 만 15세 정도면 ‘성인’의 뇌와 거의 유사할 정도로 성장한 뇌를 갖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20대가 지나가면 오히려 뇌는 조금씩 퇴화하기 시작한다고도 한다.

설령 청소년의 뇌가 생물학적으로 ‘미성숙’하다고 해도, 이것이 청소년의 참정권을 가로막아야 할 이유는 되지 못한다. 만일 ‘충분히 성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참정권을 가질 수 없다면, ‘판단력이 흐려지는 나이이기 때문에’ 참정권을 가질 수 없는 경우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감히 누가, 어떤 기준으로 남의 ‘판단력 수준’을 평가한단 말인가? 전국민을 상대로 ‘뇌 기능 수준’을 평가하는 검사라도 벌이겠다는 생각이 아니고서야 이런 주장은 무의미하다. 참정권은 헌법으로 보장되어 있는 국민의 기본권 중 하나다. 단지 이것이 일종의 편견 때문에 가로막혀야 한다는 것은, 우리 나라의 민주주의가 그만큼 후진적이라는 것을 보여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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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신당 청소년위원회는 한국의 대표적인 청소년 정치조직이다. 사진은 2012년 노동절 행진 때 등장한 피켓.


독일에서는 선거권이 만 16세부터, 피선거권이 만 18세부터 주어진다. 독일에서는 10대나 20대의 나이로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으며, 실제로 19세의 나이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도 있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악의 축’으로 지목했던 이란은 15세, 중앙아메리카의 니카라과가 16세, 심지어 북한조차도 17세부터 선거에 참여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물론 전혀 민주적인 선거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북한에서의 선거권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물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선거권이 충분한 의미를 가질 만큼 민주주의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느냐에 대해서는 논외로 한다 해도, 특정 나이를 기준으로 ‘성숙’과 ‘미성숙’을 가르는 것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 정도는 알 수 있다.

‘성숙’과 ‘미성숙’을 가르는 것은 사실 권력관계가 대단히 깊게 개입된 문제다. 프랑스 대혁명 당시 처음으로 선거권을 손에 쥐었던 이들은 극히 일부의 부르주아 남성들이었다. 이들에게는 여성은 ‘정치적으로 미성숙할 수밖에 없는’ 존재였고, 서민들은 ‘국가에 충분히 세금을 납부하지 않으므로’ 참정권을 가질 이유가 없는 것이었다. 영국에서는 생물학적으로 남성인 귀족, 자산가 등에게만 선거권이 주어지다가 1918년에 시민대표법이 제정되어서야 비로소 만 21세 이상 남성들과 30세 이상의 여성들이 ‘성숙함’을 인정받았고, 성 구분 없는 보통선거권은 1928년에야 확립되었다. 남아공에서는 흑인들이 ‘미성숙한’ 존재였다. 지금, 여성이나 서민, 흑인들을 이런 식으로 차별하며 정치에 참여하지 못하게 한다면 시대착오적이라는 비난을 받을 것이다. 청소년의 참정권 요구는, 여성이나 유색인종이나 서민들이 당대의 지배계층이었던 남성, 백인, 부유층에 대해 참정권을 요구하던 그것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혹자는 청소년에게 표가 주어진다면 그들의 표가 누군가의 입김에 의해 좌우되거나, 혹은 뚜렷한 주관이 없이 아무에게나 던져지거나, 또는 포퓰리즘에 쉽게 휘둘릴 수 있기 때문에 제한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되물어보자. 과연 지금 유권자들, 그러니까 ‘성인’들의 정치는 어떤가? 뉴타운에, 혹은 자신에게는 얼마 돌아가지도 않을 감세에, 토건 정책에 표를 준 것은 포퓰리즘인가 아닌가? 아이돌 가수 같은 이가 후보로 나서면 청소년들은 죄다 그를 찍을 것이 아니냐는 비아냥도 들린다. 하지만 그렇게 비아냥대는 성인들은 공당의 전략회의를 도청한 한선교를 그저 익숙하다는 이유로 재선시켰고, ‘데칼코마니의 영웅’으로 돌아온 ‘태권도 영웅’ 문대성을 당선시켰다. 그러나 그 누구도 지금 유권자들의 표를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한선교나 문대성을 당선시킨 유권자들을 비난할 이유도 없다. 그들은 자신의 투표를 했을 뿐이다. 시민은, 설령 그 결정이 현명하지 못하다 하더라도, 자신의 신념에 따라 자신의 대표자를 뽑아 자신의 의사를 관철시킬 권리를 갖는다. 또한 선거 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여러 정치 영역에 참여해 목소리를 낼 권리도 갖는다.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자신의 목소리’를 내어 정치 영역에 관철시키는 것이 바로 1인 1표의 대의제 민주주의다. 자기가 좋아하고 신뢰하는 사람을, 혹은 자신에게 유리한 공약을 제시하는 사람을 대표자로 내세울 권리는 헌법에 보장되어 있다. 여기에서 청소년과 ‘성인’이 구분되어야만 할 이유는 전혀 없다.

그러나 지금의 청소년들은 자신의 대표자를 내세울 수도 없고, 자신이 대표자가 될 수는 더더욱 없으며,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마저 제한당하고 있다. 다원주의를 기본적인 가치로 삼고 있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어느 한 집단의 목소리가 전혀 정치 영역에 나오지 못하는 것은 재앙에 가까운 것이다. 청소년들의 목소리가 정치 영역에 나오지 못함으로써 정치권은 청소년과 관련된 정책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고, 순전히 ‘성인’들의 시각에서만 법이 만들어지고 집행된다. 이런 상황은 심지어, 청소년이 그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되는 교육감이나 교육의원 선거에서도 마찬가지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자살하지 못하게 창문을 조금만 열리도록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하는 이가 교육감으로서 교육정책을 집행하고 있는 상황은, 아무리 봐도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의 상황은 아닌 것 같다.

‘탈꼰대’, 청소년에게도 정치를!

청소년에게 가해지는 사회적 차원의 ‘꼰대질’은 매우 오랜 시간 동안 쌓여온 장유유서의 신화와 입시 문제를 끼고 있다. 나이에 따른 권력 서열이 정해져있다 보니 나이가 많은 사람이 어린 사람에게 대뜸 반말을 던지는 것은 일상다반사, 동등한 입장에서의 토론 또한 이루어지기 어렵다. 무슨 말이라도 할라치면 “네가 뭘 안다고…”로 시작되는 ‘꼰대질’이 날아든다. 독일의 청소년들이 김나지움(고등학교에 해당하는 독일의 교육기관)에 방문한 정치인들과 정치 이야기를 나눌 때에 한국의 청소년들은 9월 평가원 모의고사 문제지 속의 미적분과 씨름한다.

4월 총선이 끝나자마자 한때 “20대, 특히 여성의 투표율이 낮다. 너희들에게 정말 실망했다.”라는 식의 글들이 SNS를 타고 떠돌아다녔다. 물론 아무런 근거가 없는 이야기였고, 곧 출구조사 표본을 바탕으로 한 연령별 투표율 집계가 나오자 쏙 들어가 버렸다. 12월 대선이 끝나자마자 이런 비난은 다시 고개를 쳐들었다. 출구조사 결과 20대 투표율이 65% 정도였는데, 50대의 89.9%와 비교하면 매우 낮다, 젊은이들이 잘못했다, 라는 식이었다. 청소년에게 투표권도 안 줘, 정치적 발언도 못하게 막아, 뭐라도 할라치면 나이와 입시 얘기로 가로막아, 이러다가 갑자기 만 19세가 되자마자 “투표 안 하면 개새끼!”라는 소리들을 하는 것이다. 청소년이 대체 뭘 했다고. 아니, 청소년이 대체 뭘 ‘할 수 있었’다고. 최소한 권리는 줘놓고, 그리고 그 권리를 쓰는 방법은 알려줘 놓고 뭔 소리라도 해야 맞는 순서 아닌가?

이제부터라도 청소년의 정치 참여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진지하게 논의가 되어야 한다. 기본적으로는 투표 가능 연령을 다시 좀더 낮추는 작업도 이뤄져야겠지만, 그보다 시급하고 근본적인 것은, 청소년은 결코 정당 가입이나 정치적 의사 표출을 할 수 없도록 되어 있는 부분부터 고치는 것이다. 청소년 활동가 ‘검은빛’씨는 “정치라는 것은 사실 국회의원을 뽑는 것만은 아니에요. 발언을 하는 것, 의견 표출 자체가 정치이고, 굳이 선거권 연령에만 논의가 국한될 이유가 없어요.”라고 말했다. 투표권 연령에 관한 논의는 사실 ‘적정 연령’에만 매몰되어 소모적인 논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정치는 선거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선거는 정치의 아주 조그만, 부차적인 영역에 불과하고, 진짜 정치는 평소에 이루어지는 정치적 발언이나 행동, 정당 활동 등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청소년에게, ‘진짜 정치’의 장이 열려야 한다. 그것이 ‘진짜 민주주의’로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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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숙과 미성숙, 애매~합니다잉~? (2012년 1월, 아수나로 전주지부 청소년 인권 아카데미에서)


<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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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24일. 총학생회가 내건 항의의 현수막들이 붙어있다.


"학교 또 이래?"

"완전 막장이다."


노천극장 옆에 세워져 있던 대자보를 보며, 학생 두 사람이 이렇게 말하며 지나갔다. 5월 23일, 학교 측은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되던 노천극장의 공사 가림막을 철거했고, 그에 따라 공사가 진행중이던 현장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러나 공개된 노천극장의 모습은 최종 합의되었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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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천극장 철거가 결정될 당시에 학교 측과 협의했던 학생 측 당사자인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과 부위원장 명의로 게시된 대자보.


2월 1일에 가림막을 설치하고 본 공사에 들어가기에 앞서 학생 측과 학교 측이 합의한 내용(1월 28일)은 기본적으로 ▲ 구 노천극장의 학생 수용 인원수를 그대로 유지하고, ▲ 도서관을 등진 방향으로 무대를 다시 설치해 학생들이 모여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기존 노천극장의 기능을 유지하며, ▲ 다른 시설물로 자리를 대체하지 않고, ▲ 오바마홀을 학생들에게 무료로 개방해 행사를 열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을 뼈대로 하고 있다. 이후 공사가 시작되고 나서도 양측의 협의는 계속 진행되어, 3월 15일에 최종 합의안이 나왔다. 최종 합의안에서도 기본적인 내용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며, ▲ 건설 중인 사이버 외대 건물에 학생 자치공간을 확보할 것, 과 같은 내용이 추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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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24일. 원래 합의안 대로라면 무대가 설치되었어야 하는 자리지만, 무대는 설치되지 않았고 단지 시멘트로 포장된 길이 지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23일에 공개된 구 노천극장 현장은 사람들이 앉을 수 있는 공간 자체가 거의 고려되지 않았고, 중앙에 십자 모양의 길이 뚫려 있어 사실상 많은 사람이 모여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기능이 없다시피한 '단순 잔디광장'이었다. 한 눈에 봐도, 수용인원 규모가 현재 본관 앞에 조성되어 있는 나무계단 수준을 넘어서지 못할 정도였다. 당초 합의안 대로라면, 평지에 광장을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분지형으로 깊게 파내려가 객석을 많이 설치해야 했다.

구 노천극장은 학생회나 각종 자치단위들이 행사를 여는 중요한 공간이었다. 학생 1600여 명이 모여 학교 측에 4대 요구안을 관철시켰던 2011년 10월 26일의 비상총회를 비롯한 각종 총회, 모임 행사들이 모두 구 노천극장에서 열렸다. 그러나 노천극장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바로 앞에 있는 도서관에 직접적으로 전해져 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들의 문제제기가 꾸준히 있어왔고, 구 노천극장 철거 논의는 이렇게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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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24일. 이것이 '앉을 수 있는 공간'의 전부다. 기존의 노천극장 객석과 비교했을 때, 수용인원 규모가 현저히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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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24일. 가장 높은 위치에서 바라본 노천극장 부지. 거의 평지에 가까운 잔디광장으로 조성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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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24일.


학생 사회는 '노천극장 철거 후 제2도서관 건립'과 '학생 자치 행사 장소로서의 노천극장 보존' 사이에서 오랫동안 논의를 해왔으며, 이 부분은 2011년에 있었던 제46대 총학생회 선거(투표율 저조로 무산) 때나 2012년 봄에 있었던 46대 총학생회 재선거(Hufs in you 선본 당선) 때에도 주요 쟁점 중 하나였다. 이런 다양한 대안들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학교 측은 예산 등의 문제로 "제2도서관 건립은 불가하다"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그리고 학교 측은 '잔디광장 조성' 안을 밀어붙였다. 이로 인해 '제2도서관 건립' 안은 사실상 가능성이 사라졌다. 이제 남은 것은 노천극장을 보존하는 방향 뿐이었는데, 노천극장을 단순히 리모델링만 하는 방안이나 방음벽만 설치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었으나, 학교 측이 잔디광장 조성을 강하게 밀어붙이자, 결국 학생 측은 잔디광장 조성을 받아들였다. 잔디광장을 조성하더라도 노천극장의 기능은 보존해야 한다며 학생 측이 한발 후퇴해 합의한 것이었다.

이렇게 학생들이 한 발 양보해 학교 측의 안을 받아들였음에도, 5월 23일에 공개된 구 노천극장 부지의 모습을 놓고 보면, 학교 측이 학생들과의 협의 내용을 완전히 무시한 셈이다. 현재 Hufs'candle 총학생회는 학교 측에 합의안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음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으며, 일단 현재 진행 중인 마무리 공사는 이에 따라 중지된 상태다.


다음은 총학생회가 공개한 최종 합의 내용(3월 15일).

현재 도서관 앞에 위치한 노천극장 리모델링 여부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였고 이에 대한 많은 논의와 고민 끝에 학교 측과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및 중앙운영위원회(이하 학생회 측이라 한다.) 측의 일정한 사항에 대하여 합의에 도달할 수 있었다. 이에 양 측의 합의 내용을 다시 한번 확인하여 합의 내용을 공고히하고자 한다. 양 측이 합의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노천극장을 잔디광장으로 리모델링함에 있어서 현재 노천극장이 수용할 수 있는 규모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여 잔디광장을 조성하도록 한다.

2. 잔디광장으로 리모델링함에 있어서 현재의 노천극장의 기능 즉, 학생들이 결집하여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리모델링을 진행한다.

3. 잔디광장을 조성함에 있어서 잔디계단에 착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

4. 노천극장을 리모델링하여 잔디광장으로 조성할 때 무대의 설치 방향을 현재의 도서관을 바라보는 방향이 아닌 붉은 광장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설치하여 소음문제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한다.

5. 잔디광장으로 리모델링 한 후 학생회 측에서 필요할 경우 오바마홀을 무료로 대여한다. 이에 대한 세부 기준 및 세부 사항은 별도의 협의를 통해 확정한다.

6. 잔디광장으로 리모델링한 후 학생들의 부족한 자치공간 마련을 위해 현재 축조 중에 있는 사이버외대 건물의 공간에 있어서 학생들이 공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학교 측과 학생회 측이 협의를 진행한다.

7. 잔디광장은 향후 존속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나, 잔디광장의 부지에 부득이한 사정으로 다른 시설물을 건축해야할 경우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진행하고 교내 다른 부지에 노천극장을 건립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여야 한다.

- 위의 내용은 양 측이 합의한 것으로 신의에 따라 이를 준수하고 시행하여야 한다.


(@milpislove, a700+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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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도서관 2013 '공정무역-대안 혹은 함정' 자료집 서문) 


대형 뉴스들이 연일 쉬지도 않고 터져대는 통에, 평범한 잉여 1’은 정신이 혼미할 지경이다. ‘방글라데시 의류공장 붕괴 사고’, ‘포스코 왕상무 라면 사건에서부터 편의점주 자살 사건’, ‘남양유업 욕설우유 사건을 지나,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에 이르기까지. 죄다 이라는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인 권력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다. 사람 셋이 있으면 없던 호랑이도 만들어낼 수 있다고 했듯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는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바로 권력관계.

 

너는 악마가 되어가고 있는가?

 

권력이란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어떤 행위를 하게끔 강제하는 힘을 말한다. 어떤 일을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해야 해서한다면, 그것은 권력이 작용한 결과다. 당신이 밤을 새워 알바를 하는 이유는, 그렇게 하지 않고는 쓸 돈을 마련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당신이 밤을 새워 과제를 하는 이유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학점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권력은 일상 속의 사소한 부분에까지 드러나고, 사람들을 옭아맨다. 그리고 이 권력은 그대로 점점 아래로 아래로 뻗어나가, ‘’, ‘을 거쳐 ’, ‘에까지 이르게 된다.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 열 단계 짜리 계층구조의 완성. 이 계층구조의 특징은, 중간에 끼어 있는 모든 이들에게, ‘살아남기 위해서는’ ‘악마가 될 것을 강제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국주의 시절에, 유럽 열강들은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지에 대규모 커피 플랜테이션 농장을 만들어두었다. 유럽의 식민지였던 이들 국가에서 생산된 커피들은 그대로 식민 종주국으로 옮겨가 유럽인들의 기호음료가 되었다. 두 차례 세계대전 이후에 식민 종주국들은 식민지를 더 이상 경영할 수 없게 되었고, 식민지들은 독립했다. 하지만 커피나 바나나, 카카오 등, 식민 종주국들이 필요로 하는 자원들만 생산하도록 만들어진 산업구조를 가졌을 뿐인 식민지 국가들은, 당장 커피, 바나나, 카카오를 키워 국제 무역 시장에 팔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상태에 놓였다. 이것이 식민 종주국들의 ‘100년 동안의 진심이다.

그리고 그 가운데서도 가장 큰 고통을 받은 것은, 커피나무 몇 그루에 의지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농민들이다. 막 수확한 커피 체리를 거래하는, ‘코요테라 불리는 소규모 중간 거래자는 먹고 살기 위해 농민을 쥐어짜고, 조금 규모가 있는 커피 가공업체는 코요테들을 쥐어짜고, 크라프트, 네슬레와 같은 거대기업은 이들 가공업체들을 쥐어짠다. 다같이 악마가 되어가고 있다.

 

아름다운것과 의외의 사실

 

국제 사회는, 농민에게 농산물의 제값을 지불하는 공정무역이 대안이라고 외쳤다. 네슬레, 크라프트와 같은 거대기업이 끼어드는 중간 유통구조를 생략해, 4천원 짜리 아메리카노 한 잔 중에서 고작 20원 꼴에 불과한 농민 몫을 크게 높이자는 것이 그 운동의 일환이었고, 이렇게 중간 과정을 생략한 커피들을 우리는 시중에서 만나볼 수 있다. 서울시청 건물 한 쪽에 마련된 시민청이라는 공간에는 공정무역을 거쳐 온 커피, 캐슈넛, 초콜릿들을 판매하는 공간이 있고, ‘무한도전에 나와 화제가 됐던 공정무역 커피숍 ‘Think Coffee’와 같은 곳도 있으며, 한국외대 생활도서관은 그동안 매 축제 때마다 공정무역 제품들과 유기농 국산 차들을 판매하는 생태찻집행사를 해왔다.

하지만 이것이 아름다운그 무엇으로 표현될 수 있는 것일까? 이렇게 하면 정말 공정사회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일까? 철학자 지젝은 이렇게 말한다. 공정무역과 같은 것들은 단지 소비자들로 하여금 착한 일을 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만들고, 본질적인 면을 보지 못하게 만든다고. 우리가 착해지기 위해’, ‘아름다워지기 위해커피를 마시는 것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단지 공정무역 제품을 소비한다는 것만으로 나는 악마에 협조하지 않는다!”라는 알리바이을 만들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이것이 국제적인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 관계를 개선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던 걸까? 아무래도 쉽게 결론이 나지는 않는다.

 

작은 마음

 

우리는 여전히, 누군가를 밟거나 쥐어짜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구조 속에 있다.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 구조 속에서, 우리는 이나 은 고사하고, ‘이나 정도만 되어도 행복할 것 같다고 여기며 살아가고 있다. 한국외대 생활도서관의 공정무역 - 대안 혹은 함정이라는 기획은 여기에서 출발했다. 지금 행해지고 있는 커피 무역의 문제점을 파악해보고, 그 대안으로 제시된 공정무역에 대해서 알아보고, 그 공정무역이 정말 대안이 될 수 있는지, 혹시 함정카드는 아닌 건지 파악해 어떤 대안을 찾아낼 수 있을지 고민해보며, 이 구조를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공정한방향으로 바꿀 수 없을까, 하는, ‘작은 마음으로.

그러니까, ‘나는무엇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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