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320sec | F/8.0 | +0.70 EV | 16.0mm | ISO-200 | Off Compulsory | 2013:05:24 14:03:15

▲ 5월 24일. 총학생회가 내건 항의의 현수막들이 붙어있다.


"학교 또 이래?"

"완전 막장이다."


노천극장 옆에 세워져 있던 대자보를 보며, 학생 두 사람이 이렇게 말하며 지나갔다. 5월 23일, 학교 측은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되던 노천극장의 공사 가림막을 철거했고, 그에 따라 공사가 진행중이던 현장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러나 공개된 노천극장의 모습은 최종 합의되었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500sec | F/8.0 | +0.70 EV | 20.0mm | ISO-200 | Off Compulsory | 2013:05:24 14:02:44

▲ 노천극장 철거가 결정될 당시에 학교 측과 협의했던 학생 측 당사자인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과 부위원장 명의로 게시된 대자보.


2월 1일에 가림막을 설치하고 본 공사에 들어가기에 앞서 학생 측과 학교 측이 합의한 내용(1월 28일)은 기본적으로 ▲ 구 노천극장의 학생 수용 인원수를 그대로 유지하고, ▲ 도서관을 등진 방향으로 무대를 다시 설치해 학생들이 모여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기존 노천극장의 기능을 유지하며, ▲ 다른 시설물로 자리를 대체하지 않고, ▲ 오바마홀을 학생들에게 무료로 개방해 행사를 열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을 뼈대로 하고 있다. 이후 공사가 시작되고 나서도 양측의 협의는 계속 진행되어, 3월 15일에 최종 합의안이 나왔다. 최종 합의안에서도 기본적인 내용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며, ▲ 건설 중인 사이버 외대 건물에 학생 자치공간을 확보할 것, 과 같은 내용이 추가되었다.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400sec | F/8.0 | +0.70 EV | 16.0mm | ISO-200 | Off Compulsory | 2013:05:24 14:03:37

▲ 5월 24일. 원래 합의안 대로라면 무대가 설치되었어야 하는 자리지만, 무대는 설치되지 않았고 단지 시멘트로 포장된 길이 지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23일에 공개된 구 노천극장 현장은 사람들이 앉을 수 있는 공간 자체가 거의 고려되지 않았고, 중앙에 십자 모양의 길이 뚫려 있어 사실상 많은 사람이 모여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기능이 없다시피한 '단순 잔디광장'이었다. 한 눈에 봐도, 수용인원 규모가 현재 본관 앞에 조성되어 있는 나무계단 수준을 넘어서지 못할 정도였다. 당초 합의안 대로라면, 평지에 광장을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분지형으로 깊게 파내려가 객석을 많이 설치해야 했다.

구 노천극장은 학생회나 각종 자치단위들이 행사를 여는 중요한 공간이었다. 학생 1600여 명이 모여 학교 측에 4대 요구안을 관철시켰던 2011년 10월 26일의 비상총회를 비롯한 각종 총회, 모임 행사들이 모두 구 노천극장에서 열렸다. 그러나 노천극장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바로 앞에 있는 도서관에 직접적으로 전해져 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들의 문제제기가 꾸준히 있어왔고, 구 노천극장 철거 논의는 이렇게 시작된 것이다.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500sec | F/8.0 | 0.00 EV | 16.0mm | ISO-200 | Off Compulsory | 2013:05:24 14:04:27

▲ 5월 24일. 이것이 '앉을 수 있는 공간'의 전부다. 기존의 노천극장 객석과 비교했을 때, 수용인원 규모가 현저히 떨어진다.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640sec | F/8.0 | 0.00 EV | 16.0mm | ISO-200 | Off Compulsory | 2013:05:24 14:05:18

▲ 5월 24일. 가장 높은 위치에서 바라본 노천극장 부지. 거의 평지에 가까운 잔디광장으로 조성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SONY | DSLR-A7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400sec | F/10.0 | 0.00 EV | 16.0mm | ISO-200 | Off Compulsory | 2013:05:24 14:05:47

▲ 5월 24일.


학생 사회는 '노천극장 철거 후 제2도서관 건립'과 '학생 자치 행사 장소로서의 노천극장 보존' 사이에서 오랫동안 논의를 해왔으며, 이 부분은 2011년에 있었던 제46대 총학생회 선거(투표율 저조로 무산) 때나 2012년 봄에 있었던 46대 총학생회 재선거(Hufs in you 선본 당선) 때에도 주요 쟁점 중 하나였다. 이런 다양한 대안들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학교 측은 예산 등의 문제로 "제2도서관 건립은 불가하다"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그리고 학교 측은 '잔디광장 조성' 안을 밀어붙였다. 이로 인해 '제2도서관 건립' 안은 사실상 가능성이 사라졌다. 이제 남은 것은 노천극장을 보존하는 방향 뿐이었는데, 노천극장을 단순히 리모델링만 하는 방안이나 방음벽만 설치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었으나, 학교 측이 잔디광장 조성을 강하게 밀어붙이자, 결국 학생 측은 잔디광장 조성을 받아들였다. 잔디광장을 조성하더라도 노천극장의 기능은 보존해야 한다며 학생 측이 한발 후퇴해 합의한 것이었다.

이렇게 학생들이 한 발 양보해 학교 측의 안을 받아들였음에도, 5월 23일에 공개된 구 노천극장 부지의 모습을 놓고 보면, 학교 측이 학생들과의 협의 내용을 완전히 무시한 셈이다. 현재 Hufs'candle 총학생회는 학교 측에 합의안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음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으며, 일단 현재 진행 중인 마무리 공사는 이에 따라 중지된 상태다.


다음은 총학생회가 공개한 최종 합의 내용(3월 15일).

현재 도서관 앞에 위치한 노천극장 리모델링 여부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였고 이에 대한 많은 논의와 고민 끝에 학교 측과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및 중앙운영위원회(이하 학생회 측이라 한다.) 측의 일정한 사항에 대하여 합의에 도달할 수 있었다. 이에 양 측의 합의 내용을 다시 한번 확인하여 합의 내용을 공고히하고자 한다. 양 측이 합의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노천극장을 잔디광장으로 리모델링함에 있어서 현재 노천극장이 수용할 수 있는 규모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여 잔디광장을 조성하도록 한다.

2. 잔디광장으로 리모델링함에 있어서 현재의 노천극장의 기능 즉, 학생들이 결집하여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리모델링을 진행한다.

3. 잔디광장을 조성함에 있어서 잔디계단에 착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

4. 노천극장을 리모델링하여 잔디광장으로 조성할 때 무대의 설치 방향을 현재의 도서관을 바라보는 방향이 아닌 붉은 광장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설치하여 소음문제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한다.

5. 잔디광장으로 리모델링 한 후 학생회 측에서 필요할 경우 오바마홀을 무료로 대여한다. 이에 대한 세부 기준 및 세부 사항은 별도의 협의를 통해 확정한다.

6. 잔디광장으로 리모델링한 후 학생들의 부족한 자치공간 마련을 위해 현재 축조 중에 있는 사이버외대 건물의 공간에 있어서 학생들이 공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학교 측과 학생회 측이 협의를 진행한다.

7. 잔디광장은 향후 존속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나, 잔디광장의 부지에 부득이한 사정으로 다른 시설물을 건축해야할 경우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진행하고 교내 다른 부지에 노천극장을 건립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여야 한다.

- 위의 내용은 양 측이 합의한 것으로 신의에 따라 이를 준수하고 시행하여야 한다.


(@milpislove, a700+16-50)

Posted by 세치 트랙백 0 : 댓글 0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