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2017.01.08 14:15

* 페이스북에 먼저 써놓은 것을 갈무리하는 차원에서 블로그에 옮김.


우선 '기자의 현장 개입'이라는 말의 정의부터 분명하게 해 둬야 하겠다. 사실 공개된 자료만 활용하(거나 묻혀 있던 자료를 발굴해서 쓰)는 경우와 같은 상황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의 취재활동은 현장의 인과관계에 어떻게든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어떤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기사를 쓰면서 비판 대상에 연락을 취하게 되는데(반론권 차원에서건 더 깊은 취재 차원에서건), 여기서 이미, 기사가 나가기 전에, 어떤 '결과'가 나오곤 한다. "취재가 시작되자 A사 측은 문제의 게시물을 삭제한 뒤 사과문을 올렸다"라든가 하는 문장이 그런 것이다. 이것은 '개입'인가 아닌가?

굳이 구분하자면, '의도된 개입'이 있을 수 있고, '의도되지 않은 개입'이 있을 수 있고, '미필적 고의인 개입'도 있을 수도 있다. 가령 JTBC의 이번 정유라 체포 보도는 '의도된 개입'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이고, 앞서 적은 경우의 대부분은 '미필적 고의인 개입'에 가까울 것이다.

'의도된 개입'의 한쪽에 JTBC의 정유라 체포 보도와 같은 '정의로운' 개입이 있을 수 있는 반면에, 또 그 반대쪽에는 '지면 사유화'의 사례들이 있다. 특히나 지역 토호들이 미디어업을 겸영하는 지역언론의 경우에 그런 것이 심하다. 당연히 두 보도의 가치를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둘 다 '의도된 개입'으로 분류할 수 있다면, 그렇다면 두 보도의 차이는 어디서 나오는가?

기자협회 윤리강령을 보면 "엄정한 객관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지만, 동시에 "기자는 자유로운 언론활동을 통해 나라의 민주화에 기여"해야 한다고도 돼 있다. 이는 "개인적인 목적에 영합하는" 것을 취재·보도하는 것이 아닌,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진실을 알릴 의무"에 부합하는 것을 취재하고 보도하라는 뜻이다. 무엇이 '민주화에 기여'하는 방향인 지는 기자(와 데스크)가 판단할 수밖에 없다. 결국 모든 저널리즘 문제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인, '언론인의 양심'에 맡길 문제일 수밖에 없다는 결론인 것이다.

참 진부한 결론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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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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